[네트워크] 김길태 “목 졸라 살해”…부실 수사 논란

입력 2010.03.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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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길태가 결국 범행을 자백했지만 가만 따져보면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술에 취해 치밀한 범행을 했다는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부실수사 논란도 끊이질 않습니다. 부산 연결합니다.

<질문>
그렇게 완강히 부인하더니 김길태가 결국 무너졌군요?

<답변>

김길태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는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검거 이후 11번째 조사였는데요, "이 양의 입을 막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게 맞느냐"는 조사관의 추궁에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수사본부 부본부장인 김희웅 부산 사상경찰서장의 얘길 들어보겟습니다.

<인터뷰>김희웅(부산 사상경찰서장):"이 양이 성폭행 당시 소리를 질렀고 그것을 막는 과정에서 손으로 입을 막아 살해..."

김길태는 어제 거짓말 탐지기 조사이후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요,

어제 조사에서는 소주 4병을 마신 뒤 부산 덕포동의 한 무속인이 살던 빈집에 들어가 잠을 잤다고 말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 양은 옷이 벗겨진채 자신의 옆에 숨져 있었고 시신을 이웃집 물탱크에 유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양은 그러나 성폭행 살해혐의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만 진술하다 다시, 이양이 소리를 질러 살해한 것 같다고 말을 흐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강온 전략,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이어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진 오늘 검거 닷새만에 주요범행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질문>
자, 그렇다면 김길태의 범죄행각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겠군요?

<답변>
네, 김길태의 자백 내용과 목격자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범행 당시의 행적을 재구성해봤습니다.

화면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양이 실종됐던 지난달 24일 저녁, 김길태는 덕포동 당산나무 부근 바위 위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술에 취한 김길태는 혼자 집에 있던 이양을 납치합니다.

이후 행적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김씨는 이 양을 백미터 떨어진 무속인 집으로 끌고가는데요, 두 세시간 뒤 김씨는 결국 이양을 성폭행한뒤 살해해 시신을 근처 보일러용 물탱크에 유기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김길태는 공중전화로 친구들에게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고요

이후 덕포동 일대에서 숨어지내던 김씨는 지난 3일 새벽에는 형사들을 따돌리며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다시 일주일 뒤인 지난 10일 범행현장에서 5백미터 떨어진 덕포시장에서 김길태는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질문>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길태의 입이 어쨓든 열린 셈인데...범죄심리 전문가와 담당 형사의 역할도 컸죠?

<답변>
범죄심리분석가, 프로파일러와 김길태의 대면은 처음부터 치열한 신경전이었습니다.

프로파일러는 김길태와 몇 차례 말을 건네본 뒤 김씨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에게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게 했고 김씨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담당 경찰은 김씨가 평소 즐기던 담배를 구해와서 피우게 하고 자장면도 시켜주며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습니다.

김길태 주 신문관의 얘깁니다.

<인터뷰>박명훈 (경사/김길태 주 신문관):"대화 나누면서 사건 관련 신문도 하고 피해자가 어린아이니까 저도 딸가진 입장에서 얘기..."

어머니의 모성애를 통한 설득작전을 조율하다 경찰은 어제 거짓말 탐지기와 뇌파검사라는 과학적 방법까지 동원했습니다.

여기서 거짓말이 들통났고 경찰의 집중 추궁 끝에 김길태는 검거 나흘 만에 눈물과함께 혐의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질문>
이렇게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경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지만 의문이 드는 점도 많아요? 소주 4병 정도를 마시고 그런 범행을 했다는 것도 의문이고요.

<답변>

네, 경찰이 밝힌 김길태의 주량은 소주 한 병입니다.

하지만 김길태는 범행 당일 인근 슈퍼에서 소주 4-5병을 사서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소주 4병을 한꺼번에 마셨다면 혈중 알코올 농도 0.2% 이상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라는게 전문가들의 얘깁니다.

이런 만취상태에서 다락방 창문을 넘어 이 양 집에 들어갔고 납치한 이 양을 백미터 이상 끌고간 셈인데 목격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구요.

특히 만취 상태에서 40킬로그램이 넘는 이 양을 어깨에 메고 50미터 이상을 움직인 뒤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도 상식밖의 일입니다.

<질문>
자...그렇지만 그 간의 과정을 살펴보면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많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이 양 납치사건 발생직후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했던 김길태가 마을에서 목격돼 또 신고를 했지만 이 때도 수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인 지난 7일 새벽, 김길태가 근처에서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목격자들은 김길태가 목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그 때 시신 찾은 날이라서 CSI 하고 이리로 다 왔어요. 저기서 혼자 사람 없을 때는 서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니까 밑에 앉아서 벽에 바싹 기대고요..."

같은 날 덕포시장 미용실에서 27만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도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김길태는 검거 이후 이 곳에서 현금 절도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덕포동에서 김길태에게 성폭행당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김씨의 얼굴과 집까지 알려줬습니다.

성폭행 사건 신고에 대한 소홀한 수사가 김길태가 성폭행 사건을 저지를 수 있는 또 다른 환경을 만든셈입니다.

KBS 뉴스 강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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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15 23: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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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김길태가 결국 범행을 자백했지만 가만 따져보면 의문점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술에 취해 치밀한 범행을 했다는 것부터가 그렇습니다. 부실수사 논란도 끊이질 않습니다. 부산 연결합니다. <질문> 그렇게 완강히 부인하더니 김길태가 결국 무너졌군요? <답변> 김길태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는 오늘도 계속됐습니다. 검거 이후 11번째 조사였는데요, "이 양의 입을 막고 목을 졸라 살해한 게 맞느냐"는 조사관의 추궁에 "맞다고 시인했습니다. 수사본부 부본부장인 김희웅 부산 사상경찰서장의 얘길 들어보겟습니다. <인터뷰>김희웅(부산 사상경찰서장):"이 양이 성폭행 당시 소리를 질렀고 그것을 막는 과정에서 손으로 입을 막아 살해..." 김길태는 어제 거짓말 탐지기 조사이후 입을 열기 시작했는데요, 어제 조사에서는 소주 4병을 마신 뒤 부산 덕포동의 한 무속인이 살던 빈집에 들어가 잠을 잤다고 말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 양은 옷이 벗겨진채 자신의 옆에 숨져 있었고 시신을 이웃집 물탱크에 유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양은 그러나 성폭행 살해혐의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만 진술하다 다시, 이양이 소리를 질러 살해한 것 같다고 말을 흐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강온 전략,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이어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진 오늘 검거 닷새만에 주요범행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질문> 자, 그렇다면 김길태의 범죄행각에 대한 실체가 드러나겠군요? <답변> 네, 김길태의 자백 내용과 목격자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범행 당시의 행적을 재구성해봤습니다. 화면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양이 실종됐던 지난달 24일 저녁, 김길태는 덕포동 당산나무 부근 바위 위에서 술을 마셨습니다. 술에 취한 김길태는 혼자 집에 있던 이양을 납치합니다. 이후 행적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김씨는 이 양을 백미터 떨어진 무속인 집으로 끌고가는데요, 두 세시간 뒤 김씨는 결국 이양을 성폭행한뒤 살해해 시신을 근처 보일러용 물탱크에 유기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김길태는 공중전화로 친구들에게 여러차례 통화를 시도했고요 이후 덕포동 일대에서 숨어지내던 김씨는 지난 3일 새벽에는 형사들을 따돌리며 달아나기도 했습니다. 다시 일주일 뒤인 지난 10일 범행현장에서 5백미터 떨어진 덕포시장에서 김길태는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질문>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길태의 입이 어쨓든 열린 셈인데...범죄심리 전문가와 담당 형사의 역할도 컸죠? <답변> 범죄심리분석가, 프로파일러와 김길태의 대면은 처음부터 치열한 신경전이었습니다. 프로파일러는 김길태와 몇 차례 말을 건네본 뒤 김씨가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져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을 간파했습니다. 경찰은 김씨에게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나게 했고 김씨는 눈물까지 흘렸습니다. 담당 경찰은 김씨가 평소 즐기던 담배를 구해와서 피우게 하고 자장면도 시켜주며 우호적 관계를 형성해 나갔습니다. 김길태 주 신문관의 얘깁니다. <인터뷰>박명훈 (경사/김길태 주 신문관):"대화 나누면서 사건 관련 신문도 하고 피해자가 어린아이니까 저도 딸가진 입장에서 얘기..." 어머니의 모성애를 통한 설득작전을 조율하다 경찰은 어제 거짓말 탐지기와 뇌파검사라는 과학적 방법까지 동원했습니다. 여기서 거짓말이 들통났고 경찰의 집중 추궁 끝에 김길태는 검거 나흘 만에 눈물과함께 혐의사실을 털어놨습니다. <질문> 이렇게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경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지만 의문이 드는 점도 많아요? 소주 4병 정도를 마시고 그런 범행을 했다는 것도 의문이고요. <답변> 네, 경찰이 밝힌 김길태의 주량은 소주 한 병입니다. 하지만 김길태는 범행 당일 인근 슈퍼에서 소주 4-5병을 사서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소주 4병을 한꺼번에 마셨다면 혈중 알코올 농도 0.2% 이상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라는게 전문가들의 얘깁니다. 이런 만취상태에서 다락방 창문을 넘어 이 양 집에 들어갔고 납치한 이 양을 백미터 이상 끌고간 셈인데 목격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구요. 특히 만취 상태에서 40킬로그램이 넘는 이 양을 어깨에 메고 50미터 이상을 움직인 뒤 치밀하게 시신을 유기했다는 것도 상식밖의 일입니다. <질문> 자...그렇지만 그 간의 과정을 살펴보면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는 지적도 많거든요? 어떻습니까? <답변> 이 양 납치사건 발생직후 경찰이 용의자로 지목했던 김길태가 마을에서 목격돼 또 신고를 했지만 이 때도 수사가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양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인 지난 7일 새벽, 김길태가 근처에서 경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목격자들은 김길태가 목을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그 때 시신 찾은 날이라서 CSI 하고 이리로 다 왔어요. 저기서 혼자 사람 없을 때는 서 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사람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리니까 밑에 앉아서 벽에 바싹 기대고요..." 같은 날 덕포시장 미용실에서 27만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도 경찰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김길태는 검거 이후 이 곳에서 현금 절도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덕포동에서 김길태에게 성폭행당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김씨의 얼굴과 집까지 알려줬습니다. 성폭행 사건 신고에 대한 소홀한 수사가 김길태가 성폭행 사건을 저지를 수 있는 또 다른 환경을 만든셈입니다. KBS 뉴스 강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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