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의 필요충분조건 ‘공격형 포수’

입력 2010.03.27 (07:29) 수정 2010.03.2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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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포수가 대우받던 시절은 갔다. 이제는 공격형 포수의 시대다.

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켜고 27일 정규 시즌 대장정을 시작했다.

8개 구단이 하나같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첫 발자국을 내디딘 가운데 강팀이 되기 위한 5가지 필수 요소가 새삼 시선을 끈다.

이광환 전 LG 감독은 15승을 책임질 투수, 타선의 해결사, 30도루 이상을 해줄 수 있는 톱타자,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와 함께 든든한 포수를 5대 요소로 꼽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건 강력한 마운드이고 조력자로 투수진을 안정감 있게 이끄는 수비형 포수를 높게 쳐주는 경향은 여전하나 최근에는 공격에서 힘을 보태는 포수도 그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유학파인 박종훈(51) LG 감독은 지난 25일 "잘 나가는 팀에는 거의 예외 없이 공격형 포수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흔히 포수와 유격수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둔 포지션으로 인식됐으나 요즘은 다르다. 감독들은 파괴력 넘치고 짜임새 있는 타순을 구성하고자 하위 타선에서도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한 경기에 받는 공 130~140개의 구종과 순서를 대부분 복기할 정도로 영리한 국내 최고 포수 박경완( 38)은 방망이 실력도 출중하다.

1991년 데뷔 후 작년까지 통산 홈런 299개를 쏘아 올렸다. 힘도 좋고 노림수도 갈수록 늘어 '하위 타순의 4번 타자'라는 애칭을 얻었다. 연평균 15발씩 대포를 쐈고 2000년(40개)과 2004년(34개)에는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기대를 거는 진갑용(36)과 강민호(25.롯데)도 일발 장타력이 있는 공격형 안방마님이다. 둘이 지난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삼성과 롯데는 공격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박종훈 LG 감독이 조인성(35)에게 주전 마스크를 맡긴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정민(40)과 투수 리드가 좋은 김태군(21)을 제치고 조인성에게 꾸준히 믿음을 주는 것도 장타력이 둘보다 낫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조인성의 볼 배합과 투수 리드가 아주 뛰어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벤치만 보느라 재량껏 사인을 내지 못해서 생긴 탓도 있다. 계속 주전을 지키려면 본인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조인성의 수비 능력보다는 타격에 기대를 걸었다.

한편 수비보다 화려한 공격에 후한 점수를 준 메이저리그에서는 일찍부터 공격형 포수가 득세했다.

16년 통산 427개의 홈런을 때리고 은퇴한 마이크 피아자(42.전 LA 다저스)가 대명사다. 강한 어깨와 장타력을 겸비한 '땅딸보' 이반 로드리게스(39.워싱턴), 호르헤 포사다(39.뉴욕 양키스)도 유명하다.

2006년과 2008~2009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세 차례나 차지한 포수 조 마우어(27)는 최근 미네소타와 8년간 1억8천400만달러(2천84억원)라는 장기계약에 사인하고 화제를 불렀다.

통산 타율 0.285를 때리고 358홈런에 1천430타점을 남긴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85)와 389홈런, 1천376타점을 남긴 쟈니 벤치(63) 등도 유명한 공격형 포수였다.

베라와 벤치는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10개, 2개씩 끼고 소속팀을 당대 최강으로 이끌었다.

'현미경 야구'가 특징인 일본에서도 수비형 포수가 퇴조하면서 공격형이 각광을 받는다.

대표적인 선수가 요미우리의 아베 신노스케(31)다. 우투좌타인 아베는 9년 통산 홈런 204발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서 4년 만에 복귀한 조지마 겐지(34.한신)도 일본에서 11년 통산 타율 0.299를 때리고 211홈런을 때린 강타자다.

한신은 특별한 보강이 없었지만 조지마의 입단으로 작년보다 전력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야쿠르트에서만 18년 통산 타율 0.294를 때리고 217홈런을 날린 '안경 낀' 포도대장 후루타 아쓰야(45)도 영리한 볼배합과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춰 팀을 1993년과 1995년, 1997년, 2001년 등 네 번이나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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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27 07:29:25
    • 수정2010-03-27 07:38:08
    연합뉴스
수비형 포수가 대우받던 시절은 갔다. 이제는 공격형 포수의 시대다. 겨우내 움츠렸던 프로야구가 기지개를 켜고 27일 정규 시즌 대장정을 시작했다. 8개 구단이 하나같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첫 발자국을 내디딘 가운데 강팀이 되기 위한 5가지 필수 요소가 새삼 시선을 끈다. 이광환 전 LG 감독은 15승을 책임질 투수, 타선의 해결사, 30도루 이상을 해줄 수 있는 톱타자,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와 함께 든든한 포수를 5대 요소로 꼽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짓는 건 강력한 마운드이고 조력자로 투수진을 안정감 있게 이끄는 수비형 포수를 높게 쳐주는 경향은 여전하나 최근에는 공격에서 힘을 보태는 포수도 그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는다. 메이저리그 유학파인 박종훈(51) LG 감독은 지난 25일 "잘 나가는 팀에는 거의 예외 없이 공격형 포수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흔히 포수와 유격수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중점을 둔 포지션으로 인식됐으나 요즘은 다르다. 감독들은 파괴력 넘치고 짜임새 있는 타순을 구성하고자 하위 타선에서도 한 방을 때릴 수 있는 선수를 선호한다. 한 경기에 받는 공 130~140개의 구종과 순서를 대부분 복기할 정도로 영리한 국내 최고 포수 박경완( 38)은 방망이 실력도 출중하다. 1991년 데뷔 후 작년까지 통산 홈런 299개를 쏘아 올렸다. 힘도 좋고 노림수도 갈수록 늘어 '하위 타순의 4번 타자'라는 애칭을 얻었다. 연평균 15발씩 대포를 쐈고 2000년(40개)과 2004년(34개)에는 홈런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기대를 거는 진갑용(36)과 강민호(25.롯데)도 일발 장타력이 있는 공격형 안방마님이다. 둘이 지난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삼성과 롯데는 공격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봤다. 박종훈 LG 감독이 조인성(35)에게 주전 마스크를 맡긴 것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정민(40)과 투수 리드가 좋은 김태군(21)을 제치고 조인성에게 꾸준히 믿음을 주는 것도 장타력이 둘보다 낫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조인성의 볼 배합과 투수 리드가 아주 뛰어나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벤치만 보느라 재량껏 사인을 내지 못해서 생긴 탓도 있다. 계속 주전을 지키려면 본인이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조인성의 수비 능력보다는 타격에 기대를 걸었다. 한편 수비보다 화려한 공격에 후한 점수를 준 메이저리그에서는 일찍부터 공격형 포수가 득세했다. 16년 통산 427개의 홈런을 때리고 은퇴한 마이크 피아자(42.전 LA 다저스)가 대명사다. 강한 어깨와 장타력을 겸비한 '땅딸보' 이반 로드리게스(39.워싱턴), 호르헤 포사다(39.뉴욕 양키스)도 유명하다. 2006년과 2008~2009년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을 세 차례나 차지한 포수 조 마우어(27)는 최근 미네소타와 8년간 1억8천400만달러(2천84억원)라는 장기계약에 사인하고 화제를 불렀다. 통산 타율 0.285를 때리고 358홈런에 1천430타점을 남긴 양키스의 전설 요기 베라(85)와 389홈런, 1천376타점을 남긴 쟈니 벤치(63) 등도 유명한 공격형 포수였다. 베라와 벤치는 특히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10개, 2개씩 끼고 소속팀을 당대 최강으로 이끌었다. '현미경 야구'가 특징인 일본에서도 수비형 포수가 퇴조하면서 공격형이 각광을 받는다. 대표적인 선수가 요미우리의 아베 신노스케(31)다. 우투좌타인 아베는 9년 통산 홈런 204발을 날렸다. 메이저리그에서 4년 만에 복귀한 조지마 겐지(34.한신)도 일본에서 11년 통산 타율 0.299를 때리고 211홈런을 때린 강타자다. 한신은 특별한 보강이 없었지만 조지마의 입단으로 작년보다 전력이 나아졌다는 평가다. 야쿠르트에서만 18년 통산 타율 0.294를 때리고 217홈런을 날린 '안경 낀' 포도대장 후루타 아쓰야(45)도 영리한 볼배합과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춰 팀을 1993년과 1995년, 1997년, 2001년 등 네 번이나 일본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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