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KCC, 11년 만에 ‘불꽃대결’

입력 2010.03.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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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부터 시작되는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 울산 모비스와 전주 KCC는 알고 보면 오래된 라이벌이다.

모비스는 전신은 실업 농구와 프로 농구 초창기 명문 팀으로 이름을 떨친 기아이며 KCC는 현대 농구단이 이름을 바꾼 팀이다.

웬만한 농구팬이라면 잊지 못하는 농구대잔치 시절에 기아와 현대는 정상을 다투던 라이벌이었고 프로에서도 명승부를 펼쳤다.

물론 두 팀이 주인이 바뀌었고 팀 컬러도 많이 변해 예전의 그 맛이 그대로 나지는 않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다.

두 팀은 기아와 현대 시절인 1997-1998과 1998-1999시즌에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모두 현대가 이겼다.

◇유재학-허재 '양보는 없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 기아에서 함께 뛰며 '기아 왕조'를 이뤘던 스타 출신 사령탑이다. '양보는 없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특히 둘에게는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다.

먼저 유재학 감독은 정규리그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단기전에 약했던 모습을 털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번 시즌을 제외하고 최근 네 시즌 간 정규리그 우승을 세 번이나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한 번밖에 없다. 올해도 만일 우승컵을 KCC에 내준다면 KBL 최고의 명장으로 공인받은 유재학 감독의 '옥에 티'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은 2년 연속 우승으로 '스타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확실히 날려버릴 태세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은 현대(1997-1998, 1998-1999)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번에 허재 감독이 하승진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도 2년 연속 우승 헹가래를 받는다면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또 현재 올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감독에게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다는 것이 KBL의 방침이기 때문에 허재 감독으로서는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7위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기록의 사나이 추승균-바람의 아들 양동근
KCC 추승균은 프로농구에서 유일하게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이번이 다섯 번째 우승 도전이다.

또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90경기 출전으로 이 부문 1위 이상민(91경기.삼성)을 이번 챔프전에서 넘게 된다. 이미 1위를 달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득점과 야투 및 자유투 성공은 2위와 격차를 더 벌리면서 '플레이오프 기록의 사나이'로 이름값을 더할 수 있다.

모비스의 간판 양동근은 사실 신인 드래프트에서 KCC에 지명됐던 선수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CC에 뽑혔으나 이전 KCC와 모비스의 트레이드 합의에 따라 곧바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KCC 전태풍과 치열한 가드 전쟁을 벌일 양동근이 '서류상 친정'인 KCC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한편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 기아 유니폼을 입고 KCC의 전신인 현대를 상대로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한 끝에 최초로 '준우승팀 MVP'의 신화를 쓴 적이 있기도 하다.

◇하승진 변수..1차전을 잡아라
승부를 가를 변수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KCC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의 출전 여부를 꼽을 수 있다.

하승진이 나올 수 있을지, 나온다고 해도 어떤 컨디션으로 출전할지가 전체 시리즈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따라서 KCC가 1차전을 잡아 주도권을 잡고 나갈 때와 반대로 모비스가 기선을 잡아 KCC를 다급하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6강, 4강과 달리 경기 일정이 불규칙하다. 31일 1차전에 이어 이틀을 쉬고 4월3일 2차전, 다시 곧바로 울산에서 전주로 이동해 휴식일 없이 4일 3차전이 열리는 등 경기 일정의 변수도 있다.

지금까지 13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차례 우승해 확률은 76.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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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비스-KCC, 11년 만에 ‘불꽃대결’
    • 입력 2010-03-28 11:26:59
    연합뉴스
31일부터 시작되는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에서 맞붙는 울산 모비스와 전주 KCC는 알고 보면 오래된 라이벌이다. 모비스는 전신은 실업 농구와 프로 농구 초창기 명문 팀으로 이름을 떨친 기아이며 KCC는 현대 농구단이 이름을 바꾼 팀이다. 웬만한 농구팬이라면 잊지 못하는 농구대잔치 시절에 기아와 현대는 정상을 다투던 라이벌이었고 프로에서도 명승부를 펼쳤다. 물론 두 팀이 주인이 바뀌었고 팀 컬러도 많이 변해 예전의 그 맛이 그대로 나지는 않지만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다. 두 팀은 기아와 현대 시절인 1997-1998과 1998-1999시즌에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모두 현대가 이겼다. ◇유재학-허재 '양보는 없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 기아에서 함께 뛰며 '기아 왕조'를 이뤘던 스타 출신 사령탑이다. '양보는 없다'는 말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특히 둘에게는 이겨야 하는 이유가 있다. 먼저 유재학 감독은 정규리그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단기전에 약했던 모습을 털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이번 시즌을 제외하고 최근 네 시즌 간 정규리그 우승을 세 번이나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한 번밖에 없다. 올해도 만일 우승컵을 KCC에 내준다면 KBL 최고의 명장으로 공인받은 유재학 감독의 '옥에 티'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 허재 감독은 2년 연속 우승으로 '스타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확실히 날려버릴 태세다. 프로농구 출범 이후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우승은 현대(1997-1998, 1998-1999)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번에 허재 감독이 하승진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도 2년 연속 우승 헹가래를 받는다면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또 현재 올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 감독에게 올해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다는 것이 KBL의 방침이기 때문에 허재 감독으로서는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7위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도 잡을 수 있다. ◇기록의 사나이 추승균-바람의 아들 양동근 KCC 추승균은 프로농구에서 유일하게 네 차례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이번이 다섯 번째 우승 도전이다. 또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90경기 출전으로 이 부문 1위 이상민(91경기.삼성)을 이번 챔프전에서 넘게 된다. 이미 1위를 달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득점과 야투 및 자유투 성공은 2위와 격차를 더 벌리면서 '플레이오프 기록의 사나이'로 이름값을 더할 수 있다. 모비스의 간판 양동근은 사실 신인 드래프트에서 KCC에 지명됐던 선수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KCC에 뽑혔으나 이전 KCC와 모비스의 트레이드 합의에 따라 곧바로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KCC 전태풍과 치열한 가드 전쟁을 벌일 양동근이 '서류상 친정'인 KCC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한편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 기아 유니폼을 입고 KCC의 전신인 현대를 상대로 1997-19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한 끝에 최초로 '준우승팀 MVP'의 신화를 쓴 적이 있기도 하다. ◇하승진 변수..1차전을 잡아라 승부를 가를 변수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KCC의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의 출전 여부를 꼽을 수 있다. 하승진이 나올 수 있을지, 나온다고 해도 어떤 컨디션으로 출전할지가 전체 시리즈의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따라서 KCC가 1차전을 잡아 주도권을 잡고 나갈 때와 반대로 모비스가 기선을 잡아 KCC를 다급하게 하느냐에 따라 전체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6강, 4강과 달리 경기 일정이 불규칙하다. 31일 1차전에 이어 이틀을 쉬고 4월3일 2차전, 다시 곧바로 울산에서 전주로 이동해 휴식일 없이 4일 3차전이 열리는 등 경기 일정의 변수도 있다. 지금까지 13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 승리팀이 10차례 우승해 확률은 76.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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