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포 논란 끝낸 ‘기록원 매의 눈’

입력 2010.03.28 (17:03) 수정 2010.03.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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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를 TV로 지켜본 팬들은 모두 눈을 의심했다.



1회초 2사 주자 2루에서 KIA 4번 타자 최희섭(31)이 때린 큼지막한 포물선이 우중간 스탠드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분명한 홈런이었다.



문제는 장외냐 구장 내에 떨어졌느냐는 것. 1루쪽 내야 상단에서 TV 카메라에 잡힌 화면에는 볼이 갑자기 사라져 장외홈런라는 인상을 줬다.



한국에서 가장 크다는 잠실구장에서 역대로 장외 홈런을 때린 선수는 두산의 거포 김동주(34) 뿐이다.



김동주는 2000년 5월 롯데를 상대로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 비거리 150m짜리 장외포를 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운동장역 출구에는 장외홈런 기념 현판도 세워졌다.



최희섭이 우중간 방향으로 넘겼다면 10년 만에 터진 빅뉴스가 될 법했지만 공식기록원은 웬일인지 비거리를 130m로만 판정했다.



이날 공식기록원은 김상영(51) 위원과 이주헌(41)위원으로 1군 기록 경험만 지난해까지 각각 1천452경기, 1천707경기만 넘은 베테랑이다. 기록위원장을 역임한 김 위원은 20년차, 이 위원은 17년차다.



장외홈런이 아니냐는 언론의 문의가 빗발쳤지만 둘은 TV 재생화면에 의존하지 않고 장내에 떨어진 홈런이라고 단칼에 정리했다. 그만큼 자신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홈런은 우중간 객석 중단에 떨어졌다.



김 위원은 "타구가 뻗어갈 때 이 위원과 함께 타구가 어디에 떨어지는지 정확하게 봤다. 우중간 1층 출입구 위쪽 10m 부근이었다"면서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확했기에 비거리를 130m로 산출했다. 왜 갑자기 장외홈런이 불거졌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기록을 ’창조’하는 것은 선수들이나 이를 ’역사’로 기록하는 일은 기록원의 몫이다.



비록 몸은 그라운드 바깥에 있지만 선수, 심판 보다 더 정확한 독수리의 눈으로 모든 공을 쫓아다녀야 하는 야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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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외포 논란 끝낸 ‘기록원 매의 눈’
    • 입력 2010-03-28 17:03:40
    • 수정2010-03-28 17:54:04
    연합뉴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IA의 경기를 TV로 지켜본 팬들은 모두 눈을 의심했다.

1회초 2사 주자 2루에서 KIA 4번 타자 최희섭(31)이 때린 큼지막한 포물선이 우중간 스탠드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분명한 홈런이었다.

문제는 장외냐 구장 내에 떨어졌느냐는 것. 1루쪽 내야 상단에서 TV 카메라에 잡힌 화면에는 볼이 갑자기 사라져 장외홈런라는 인상을 줬다.

한국에서 가장 크다는 잠실구장에서 역대로 장외 홈런을 때린 선수는 두산의 거포 김동주(34) 뿐이다.

김동주는 2000년 5월 롯데를 상대로 좌측 펜스를 훌쩍 넘어 비거리 150m짜리 장외포를 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운동장역 출구에는 장외홈런 기념 현판도 세워졌다.

최희섭이 우중간 방향으로 넘겼다면 10년 만에 터진 빅뉴스가 될 법했지만 공식기록원은 웬일인지 비거리를 130m로만 판정했다.

이날 공식기록원은 김상영(51) 위원과 이주헌(41)위원으로 1군 기록 경험만 지난해까지 각각 1천452경기, 1천707경기만 넘은 베테랑이다. 기록위원장을 역임한 김 위원은 20년차, 이 위원은 17년차다.

장외홈런이 아니냐는 언론의 문의가 빗발쳤지만 둘은 TV 재생화면에 의존하지 않고 장내에 떨어진 홈런이라고 단칼에 정리했다. 그만큼 자신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 홈런은 우중간 객석 중단에 떨어졌다.

김 위원은 "타구가 뻗어갈 때 이 위원과 함께 타구가 어디에 떨어지는지 정확하게 봤다. 우중간 1층 출입구 위쪽 10m 부근이었다"면서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정확했기에 비거리를 130m로 산출했다. 왜 갑자기 장외홈런이 불거졌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기록을 ’창조’하는 것은 선수들이나 이를 ’역사’로 기록하는 일은 기록원의 몫이다.

비록 몸은 그라운드 바깥에 있지만 선수, 심판 보다 더 정확한 독수리의 눈으로 모든 공을 쫓아다녀야 하는 야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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