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마구 장착’, 넥센 타선 요리

입력 2010.03.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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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조용하게 비장의 '마구'를 갈고 닦았던 두산 에이스 김선우(33)가 한 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김선우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을 3안타에 1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피칭을 펼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김선우는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25안타, 14득점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넥센 방망이를 꽁꽁 묶었다.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 주지 않을 정도였다.

한 박자 빠르게 허를 찌르는 승부가 잘 먹혔다. 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등 지난겨울 집중적으로 연마한 변형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도 머뭇거림이 없이 마구같이 휘어지는 이 결정구를 던졌다.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좌우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2회 송지만과 3회 김일경이 이 변화구에 헛스윙하면서 3구 삼진을 당했다. 6회 김민우와 클락도 이 공에 속수무책으로 헛방망이질하며 또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선우는 중지와 검지를 약간 벌려서 잡고 던지는 이 공에 대해 "다른 투수들이 던지는 정통 포크볼은 내게 맞지 않아서 이 구질을 지난겨울 동안 연마했다"며 "투구 자세를 스리쿼터 형태로 약간 바꾸면서 팔을 휘두르다 보니 공이 좌우로도 흐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잡아낸 삼진이 무려 7개.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뛴 김선우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다.

5회 선두 타자 이숭용에게 안타를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고 1점으로 잘 막아냈다. 볼넷을 한 개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제구력도 훌륭했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시절을 포함해도 오늘이 김선우가 가장 잘 던진 경기 같다"고 이날 피칭을 극찬했고, 김선우도 "오늘 던진 내용에 무척 만족한다. 100점을 주고 싶다"고 흐뭇해했다.

김선우는 사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켈빈 히메네스에게 제1선발 자리를 내 주면서 자존심이 살짝 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전에서 KIA 윤석민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끝에 승리하는 등 시즌 내내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성적은 11승 10패에 평균자책점 5.11.

절치부심한 김선우가 이처럼 지난 시즌보다 훨씬 나아진 구위를 자랑함에 따라 선발진이 무너졌던 두산 마운드는 큰 힘을 얻게 됐다.

이로써 두산은 김선우를 필두로 히메네스, 이현승, 부상에서 곧 돌아올 레스 왈론드 등 새롭게 합류한 3인방까지 갖춰 남 부러울 것 없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김선우는 "지난 2년 동안 팀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이번 시즌 들어서며 야구 자체보다도 팀의 형으로서 경기에 임하자고 다짐했는데 그런 마음자세가 마운드의 호투로 이어진 것 같다. 올해는 평균자책점을 낮추는데 신경 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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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우 ‘마구 장착’, 넥센 타선 요리
    • 입력 2010-03-30 21:56:14
    연합뉴스
겨우내 조용하게 비장의 '마구'를 갈고 닦았던 두산 에이스 김선우(33)가 한 뼘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김선우는 3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6이닝을 3안타에 1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피칭을 펼치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김선우는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25안타, 14득점으로 후끈 달아올랐던 넥센 방망이를 꽁꽁 묶었다. 4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 주지 않을 정도였다. 한 박자 빠르게 허를 찌르는 승부가 잘 먹혔다. 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등 지난겨울 집중적으로 연마한 변형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도 머뭇거림이 없이 마구같이 휘어지는 이 결정구를 던졌다.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고 좌우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혹했다. 2회 송지만과 3회 김일경이 이 변화구에 헛스윙하면서 3구 삼진을 당했다. 6회 김민우와 클락도 이 공에 속수무책으로 헛방망이질하며 또 삼진으로 돌아섰다. 김선우는 중지와 검지를 약간 벌려서 잡고 던지는 이 공에 대해 "다른 투수들이 던지는 정통 포크볼은 내게 맞지 않아서 이 구질을 지난겨울 동안 연마했다"며 "투구 자세를 스리쿼터 형태로 약간 바꾸면서 팔을 휘두르다 보니 공이 좌우로도 흐른다"고 말했다. 이렇게 잡아낸 삼진이 무려 7개. 메이저리그를 거쳐 2008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뛴 김선우의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타이기록이다. 5회 선두 타자 이숭용에게 안타를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고 1점으로 잘 막아냈다. 볼넷을 한 개밖에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제구력도 훌륭했다. 이순철 MBC ESPN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시절을 포함해도 오늘이 김선우가 가장 잘 던진 경기 같다"고 이날 피칭을 극찬했고, 김선우도 "오늘 던진 내용에 무척 만족한다. 100점을 주고 싶다"고 흐뭇해했다. 김선우는 사실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 켈빈 히메네스에게 제1선발 자리를 내 주면서 자존심이 살짝 상했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전에서 KIA 윤석민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끝에 승리하는 등 시즌 내내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성적은 11승 10패에 평균자책점 5.11. 절치부심한 김선우가 이처럼 지난 시즌보다 훨씬 나아진 구위를 자랑함에 따라 선발진이 무너졌던 두산 마운드는 큰 힘을 얻게 됐다. 이로써 두산은 김선우를 필두로 히메네스, 이현승, 부상에서 곧 돌아올 레스 왈론드 등 새롭게 합류한 3인방까지 갖춰 남 부러울 것 없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 김선우는 "지난 2년 동안 팀에 크게 보탬이 되지 않아서 가슴이 아팠다"며 "이번 시즌 들어서며 야구 자체보다도 팀의 형으로서 경기에 임하자고 다짐했는데 그런 마음자세가 마운드의 호투로 이어진 것 같다. 올해는 평균자책점을 낮추는데 신경 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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