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한 前총리 징역 5년 구형, 선고는 9일

입력 2010.04.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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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이 지난 2일 검찰이 구형을 하면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논란을 낳았던 이번 재판은 오는 9일 재판부의 선고로 마무리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태흠 기자. (예.)

<질문> 먼저, 구형 이야기부터 해보죠.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상당한 중형을 구형했네요?

<답변>

예, 징역 5년에다 뇌물로 받았다는 5만 달러를 추징금으로 구형했습니다.

5만 달러 정도를 뇌물로 받았다면 법원에서 마련한 양형 기준 등에 적용해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죄에 해당되고요.

5년 이상의 징역형인데 따른 겁니다.

검찰은 구형 의견을 통해 "최고 관직에 있던 사람이 민간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아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하게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최후 진술을 통해 "증거 없이 추정만으로 기소당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재판을 통해 검찰이 망신을 줬다며 몸도 마음도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질문> 이렇게 중형이 나오기까지 이번 재판의 의혹과 쟁점을 한 번 정리해볼까요?

<답변>

예, 우선은 돈을 건넸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입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는데요.

재판정에서는 "돈 봉투를 의자에 놓고 나왔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를 놓고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졌다며 공세를 폈습니다.

반면 검찰은 돈을 건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건네줬다"라는 표현 대신 "한 전 총리가 보는 앞에서 의자 위에 내려놔 건네줬다"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골프채 선물을 받았느냐 하는 겁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천만 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골프 매장에는 갔지만 골프채는 받지 않았고 모자 하나만 들고 나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 소유의 제주도 골프 리조트에 묵었던 것도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검찰은 골프채나 골프 리조트 사용 등을 볼 때 두 사람의 친분이 두터워 5만 달러 정도는 부담없이 주고받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전 총리 아들의 미국 유학비용이 어디서 났는지를 두고도 양측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뇌물로 받은 달러로 아들의 유학비용을 충당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유학비용을 마련했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질문>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 공관에서 현장 검증도 있었죠?

<답변>

예, 지난달 22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본관에서 현장 검증이 벌어졌습니다.

총리공관이 돈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인지 실제로 확인하기 위한 겁니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실제 5만 달러가 든 2개의 봉투를 이용해 당시 상황을 각각 재연했는데요.

변호인 측은 곽 전 사장이 돈을 의자에 놓고 나와 공관 현관까지 가는 것을 재연했습니다.

20초가 걸렸습니다.

그러나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이 두고 간 돈을 서랍에 넣은 뒤 현관으로 나갔다는 검찰 측 재연은 34초가 걸렸습니다.

짧은 시간에 돈을 챙길 수 없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돈을 챙길 시간은 충분했다는 검찰 측 주장이 정면 충돌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찬을 마친 뒤 한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청탁하는 말을 할 시간이 있었는지를 두고도 변호인과 검찰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질문> 이번 재판은 이렇게 많은 의혹만큼이나 재판정 밖의 논란이나 법리 논쟁도 치열했죠?

<답변>

예,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초기부터 정치수사, 표적수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한 전 총리가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이다 보니 벌어진 논란인데요.

한 전 총리 측은 자신에 대한 흠집내기 재판이라며 억울하다는 주장을 계속했습니다.

첫 재판에 나오던 한 전 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한명숙(전 국무총리): "제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걸고 법정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대한통운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도중에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나왔고 기소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수사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정치수사 논란은 한 전 총리 측이 죄를 감추기 위해 퍼뜨리는 말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입니다.

재판정 밖이 정치수사 논란으로 뜨거웠다면 재판정 안은 진술거부권을 둘러싼 법리 논쟁으로 달아올랐었는데요.

한 전 총리는 본인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의 신문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진술 거부권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검찰이 진술 거부권이 침묵할 권리이지 검찰의 질문권까지 제한하는 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사이에 이틀에 걸친 법리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변호인과 재판부가 검토를 거친 항목만 검찰이 질문을 하고 한 전 총리는 침묵을 지키는 식으로 검찰 신문이 진행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제 선고만을 남겨뒀는데, 선고는 언제인가요?

<답변>

예, 오는 9일 선고가 예정돼 있는데요.

한 달 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집중적으로 열린 재판인데다, 의혹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재판인데요. 법원이 첫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든 후폭풍은 거셀 수밖에 없어 재판부의 고민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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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보기] 한 前총리 징역 5년 구형, 선고는 9일
    • 입력 2010-04-04 07: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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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이 지난 2일 검찰이 구형을 하면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논란을 낳았던 이번 재판은 오는 9일 재판부의 선고로 마무리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태흠 기자. (예.) <질문> 먼저, 구형 이야기부터 해보죠. 검찰이 한 전 총리에게 상당한 중형을 구형했네요? <답변> 예, 징역 5년에다 뇌물로 받았다는 5만 달러를 추징금으로 구형했습니다. 5만 달러 정도를 뇌물로 받았다면 법원에서 마련한 양형 기준 등에 적용해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죄에 해당되고요. 5년 이상의 징역형인데 따른 겁니다. 검찰은 구형 의견을 통해 "최고 관직에 있던 사람이 민간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돈을 받아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심하게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최후 진술을 통해 "증거 없이 추정만으로 기소당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재판을 통해 검찰이 망신을 줬다며 몸도 마음도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질문> 이렇게 중형이 나오기까지 이번 재판의 의혹과 쟁점을 한 번 정리해볼까요? <답변> 예, 우선은 돈을 건넸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 진술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입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직접 건넸다고 진술했는데요. 재판정에서는 "돈 봉투를 의자에 놓고 나왔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변호인 측은 이를 놓고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졌다며 공세를 폈습니다. 반면 검찰은 돈을 건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맞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건네줬다"라는 표현 대신 "한 전 총리가 보는 앞에서 의자 위에 내려놔 건네줬다"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골프채 선물을 받았느냐 하는 겁니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천만 원 상당의 골프용품을 선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 전 총리 측은 골프 매장에는 갔지만 골프채는 받지 않았고 모자 하나만 들고 나왔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 소유의 제주도 골프 리조트에 묵었던 것도 논란을 빚고 있는데요. 검찰은 골프채나 골프 리조트 사용 등을 볼 때 두 사람의 친분이 두터워 5만 달러 정도는 부담없이 주고받을 거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전 총리 아들의 미국 유학비용이 어디서 났는지를 두고도 양측은 논쟁을 벌였습니다. 검찰은 뇌물로 받은 달러로 아들의 유학비용을 충당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지인들에게 빌린 돈으로 유학비용을 마련했다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질문> 여러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 공관에서 현장 검증도 있었죠? <답변> 예, 지난달 22일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본관에서 현장 검증이 벌어졌습니다. 총리공관이 돈이 오갈 수 있는 상황인지 실제로 확인하기 위한 겁니다. 검찰과 변호인 양측은 실제 5만 달러가 든 2개의 봉투를 이용해 당시 상황을 각각 재연했는데요. 변호인 측은 곽 전 사장이 돈을 의자에 놓고 나와 공관 현관까지 가는 것을 재연했습니다. 20초가 걸렸습니다. 그러나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이 두고 간 돈을 서랍에 넣은 뒤 현관으로 나갔다는 검찰 측 재연은 34초가 걸렸습니다. 짧은 시간에 돈을 챙길 수 없다는 변호인 측 주장에 돈을 챙길 시간은 충분했다는 검찰 측 주장이 정면 충돌했습니다. 이와 함께 오찬을 마친 뒤 한 전 총리가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곽 전 사장의 공기업 사장 선임을 청탁하는 말을 할 시간이 있었는지를 두고도 변호인과 검찰은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질문> 이번 재판은 이렇게 많은 의혹만큼이나 재판정 밖의 논란이나 법리 논쟁도 치열했죠? <답변> 예,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초기부터 정치수사, 표적수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한 전 총리가 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이다 보니 벌어진 논란인데요. 한 전 총리 측은 자신에 대한 흠집내기 재판이라며 억울하다는 주장을 계속했습니다. 첫 재판에 나오던 한 전 총리의 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한명숙(전 국무총리): "제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을 걸고 법정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대한통운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도중에 한 전 총리에게 돈을 건넸다는 곽 전 사장의 진술이 나왔고 기소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수사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정치수사 논란은 한 전 총리 측이 죄를 감추기 위해 퍼뜨리는 말이라는 게 검찰의 입장입니다. 재판정 밖이 정치수사 논란으로 뜨거웠다면 재판정 안은 진술거부권을 둘러싼 법리 논쟁으로 달아올랐었는데요. 한 전 총리는 본인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의 신문에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의 진술 거부권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요. 검찰이 진술 거부권이 침묵할 권리이지 검찰의 질문권까지 제한하는 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재판부와 검찰, 변호인 사이에 이틀에 걸친 법리논쟁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변호인과 재판부가 검토를 거친 항목만 검찰이 질문을 하고 한 전 총리는 침묵을 지키는 식으로 검찰 신문이 진행돼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제 선고만을 남겨뒀는데, 선고는 언제인가요? <답변> 예, 오는 9일 선고가 예정돼 있는데요. 한 달 동안 이틀에 한번 꼴로 집중적으로 열린 재판인데다, 의혹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재판인데요. 법원이 첫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든 후폭풍은 거셀 수밖에 없어 재판부의 고민도 클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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