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곪아 터진 내부 갈등 ‘사면초가’

입력 2010.04.06 (15:07) 수정 2010.04.0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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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시즌 초반부터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에이스 봉중근(30)의 2군행을 둘러싸고 선수 가족이 인터넷에서 감독을 비난한 데 이어 예전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야생마' 이상훈(39)이 구단 홈페이지에 단장과 프런트를 원망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또 2군 투수 이형종(21)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파문이 커지자 LG 트윈스 이영환 단장은 6일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구단 홈페이지에 올리고 보도자료도 냈다.

하지만 팬들은 이 단장의 사과 글에도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무관중 릴레이'로 구단에 항의하자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또 터진 내부 갈등

LG는 지난해에도 시즌 도중 선수단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물의를 빚었다.

작년 8월 포수 조인성(35)과 투수 심수창(29)이 마운드에서 심한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고스란히 TV로 중계돼 자체 징계를 받았다.

이어 투수 서승화(31)가 후배 선수들을 집합시켜 놓고 정신자세를 꾸짖다가 한 후배를 때리는 '체벌 사건'도 터졌다. 사고가 잇따르자 운영팀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원정 숙소에서 쓰러지는 일까지 있었다.

작년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라갔다 하위권으로 추락한 LG는 파열음 속에 시즌을 마감했고 김재박(56)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새로 팀을 맡은 박종훈(51)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의 '조화'를 강조하며 워크숍과 스프링캠프 난상토론 등으로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하지만 심하게 곪았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다시 덧났다.

박종훈 감독이 지난 4일 봉중근에게 "에이스답지 못하고 투지가 부족하다"며 2군으로 내려갈 것을 지시하자 봉중근의 아내가 선수에게 막말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미니홈피에 올렸다가 지우는 일이 있었다.

봉중근은 박 감독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고 하지만 팬들에게는 의구심이 남았다.

또 이상훈은 5일 밤 구단 홈페이지 커뮤니티 '쌍둥이 마당'에 '이 글을 단장 이하 구단에 바칩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작년 7월 LG 단장의 요청으로 만남을 가진 뒤 복귀 제의를 받고 주변을 정리했는데 구단이 딴소리한다는 주장이다.

이형종은 싸움할 준비가 안됐다는 박종훈 감독의 평가에 대해 "너랑 싸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자신의 홈피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단장의 사과..팬들의 분노

이영환 LG 단장은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이상훈 선수와는 앙금을 풀기 위해 만났는데 만남의 성격에 대해 관점의 차이가 있었다. 이 선수가 상처를 받았다면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또 "최근 일부 선수들이 인터넷상에 올린 글로 인해 걱정을 끼쳐 드렸다. 공인 의식을 잊어버리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면서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 게시판에 '단장이 사퇴해야 한다', '프런트가 각성하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꾸짖는 팬들도 있다.

LG는 지난 주말까지 2승4패로 공동 6위로 처진데다 팀 타율 0.217, 팀 평균자책점 6.32로 두 부문 모두 최하위라 성적까지 바닥을 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사령탑이 바뀌고 히어로즈에서 간판 타자 이택근(30)을 데려온데다 일본에서 뛰던 이병규(36)도 돌아와 팬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신바람을 내기는 커녕 시즌 초반부터 내우외환으로 팀 분위기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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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 곪아 터진 내부 갈등 ‘사면초가’
    • 입력 2010-04-06 15:07:47
    • 수정2010-04-06 15:26:34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시즌 초반부터 심각한 내홍에 휩싸였다. 에이스 봉중근(30)의 2군행을 둘러싸고 선수 가족이 인터넷에서 감독을 비난한 데 이어 예전 LG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야생마' 이상훈(39)이 구단 홈페이지에 단장과 프런트를 원망하는 글을 올려 파장을 일으켰다. 또 2군 투수 이형종(21)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파문이 커지자 LG 트윈스 이영환 단장은 6일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구단 홈페이지에 올리고 보도자료도 냈다. 하지만 팬들은 이 단장의 사과 글에도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있다. '무관중 릴레이'로 구단에 항의하자는 반응도 잇따르고 있다. ◇또 터진 내부 갈등 LG는 지난해에도 시즌 도중 선수단 관리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 물의를 빚었다. 작년 8월 포수 조인성(35)과 투수 심수창(29)이 마운드에서 심한 언쟁을 벌이는 장면이 고스란히 TV로 중계돼 자체 징계를 받았다. 이어 투수 서승화(31)가 후배 선수들을 집합시켜 놓고 정신자세를 꾸짖다가 한 후배를 때리는 '체벌 사건'도 터졌다. 사고가 잇따르자 운영팀장이 스트레스를 받아 원정 숙소에서 쓰러지는 일까지 있었다. 작년 시즌 초반 2위까지 올라갔다 하위권으로 추락한 LG는 파열음 속에 시즌을 마감했고 김재박(56)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새로 팀을 맡은 박종훈(51)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개성이 강한 선수들의 '조화'를 강조하며 워크숍과 스프링캠프 난상토론 등으로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하지만 심하게 곪았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고 다시 덧났다. 박종훈 감독이 지난 4일 봉중근에게 "에이스답지 못하고 투지가 부족하다"며 2군으로 내려갈 것을 지시하자 봉중근의 아내가 선수에게 막말을 했다는 내용의 글을 미니홈피에 올렸다가 지우는 일이 있었다. 봉중근은 박 감독과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었다고 하지만 팬들에게는 의구심이 남았다. 또 이상훈은 5일 밤 구단 홈페이지 커뮤니티 '쌍둥이 마당'에 '이 글을 단장 이하 구단에 바칩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내용은 작년 7월 LG 단장의 요청으로 만남을 가진 뒤 복귀 제의를 받고 주변을 정리했는데 구단이 딴소리한다는 주장이다. 이형종은 싸움할 준비가 안됐다는 박종훈 감독의 평가에 대해 "너랑 싸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자신의 홈피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단장의 사과..팬들의 분노 이영환 LG 단장은 팬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이상훈 선수와는 앙금을 풀기 위해 만났는데 만남의 성격에 대해 관점의 차이가 있었다. 이 선수가 상처를 받았다면 정중히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또 "최근 일부 선수들이 인터넷상에 올린 글로 인해 걱정을 끼쳐 드렸다. 공인 의식을 잊어버리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면서 선수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팬들은 구단 게시판에 '단장이 사퇴해야 한다', '프런트가 각성하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여전히 분노하고 있다. 선수들의 정신자세를 꾸짖는 팬들도 있다. LG는 지난 주말까지 2승4패로 공동 6위로 처진데다 팀 타율 0.217, 팀 평균자책점 6.32로 두 부문 모두 최하위라 성적까지 바닥을 치고 있다. 올 시즌에는 사령탑이 바뀌고 히어로즈에서 간판 타자 이택근(30)을 데려온데다 일본에서 뛰던 이병규(36)도 돌아와 팬들의 기대를 높였지만 신바람을 내기는 커녕 시즌 초반부터 내우외환으로 팀 분위기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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