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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연금 도입 50년…나갈 돈 ‘태산’
입력 2010.04.11 (07:24) 연합뉴스
1960년 공무원연금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공적연금 제도가 도입된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공무원연금에 이어 63년 군인연금, 74년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이 도입되고 88년에는 국민연금이 도입됨으로써 공적연금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전국민 연금 시대를 향한 길이 열리게 됐다.

80년대 말까지 100만명을 밑돌던 연금 가입자 수는 국민연금 도입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2천만명을 넘기에 이르렀다.

공적연금 가입자의 확대는 그만큼 많은 국민이 노후 보장에 도움이 되는 발판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내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이미 재정에 구멍이 나 정부의 지원금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어 사학연금과 국민연금도 지금 상태로 계속 가면 각각 20년과 50년뒤 쯤에는 기금이 고갈될 수 밖에 없어 미리부터 연금 지급 구조 등에 대한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 취업자 10명중 8.5명 공적연금 가입

지난해 4대 공적연금 가입자 수는 국민연금 1천862만4천명, 공무원연금 104만8천명, 사학연금 26만2천명, 군인연금 17만2천명 등 총 2천10만6천명에 달해 처음으로 2천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5세 이상 취업자 수가 2천350만6천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8.5명(85.5%)이 공적연금에 가입해 있는 셈이다.

공적연금 가입자는 80년대말까지 100만명을 밑돌다 88년 국민연금 도입과 함께 50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99년에는 도시 자영업자가 국민연금 가입 대상이 되면서 그 수는 1천700만명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당시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98년에 712만6천명에서 99년에 1천626만2천명으로 급증했다.

가입자 확대와 함께 연금을 받는 수급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대 공적연금에서 일시금을 제외한 연금 형태로 돈을 받는 수급자 수는 국민연금 280만9천명, 공무원연금 29만3천명, 사학연금 3만4천명, 군인연금 7만6천명 등 총 321만2천명에 달해 300만명을 넘어섰다. 2005년에 200만명을 넘어선지 4년 만이다.

연금 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수급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는 국민연금이 주로 기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지난 2002년까지 100만명 안팎을 맴돌다가 2007년에 200만명을 넘어선뒤 작년에는 280만명에 이르렀다.

◇ 베이비부머 은퇴.고령화로 수급자.지급액 눈덩이 증가

공적연금의 수급자 증가세는 앞으로 더 심해진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공적연금은 수급자 증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급액 급증이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280만9천명이던 수급자가 2020년에는 469만4천명, 2030년에는 780만2천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60세부터 받는 연금 지급 시기를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1세씩 늦춰 2033년부터는 65세부터 받도록 했지만 수급자 급증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이에따라 일시금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지급액은 지난해 7조4천719억원에서 2020년에는 31조3천640억원, 2030년에는 85조5천25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도입된지 36년이 된 사학연금도 사립학교 교직원들의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급액이 갈수록 급증하게 된다. 사학연금 총지출액은 2014년에는 2조1천700억원대로 2조원을 넘어서고, 2021년에는 5조원대로 불어난뒤 2029년에는 10조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연금 재정 악화로 개혁 불가피..'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연금에서 나가는 돈이 급증하는 것은 연금 재정의 악화와 국민 부담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4대 공적연금 모두 가입자가 내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자여서 정부가 부족분을 보전해준지 오래됐다. 국민의 세금이 이들 연금의 구멍을 막아주는 셈으로 지난해에는 그 액수가 3조원 가까이에 달했다.

공무원연금의 지난해 정부 보전액은 1조9천28억원. 올해는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이 시행되면서 정부의 보전액이 1조6천억원대로 줄어들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매년 수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군인연금은 73년부터 적자였다. 군인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액은 지난해 9천400억원대에서 올해는 1조5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아직은 나가는 돈 보다는 들어오는 돈이 더 많아 괜찮지만 사정은 갈수록 나빠진다.

국민연금은 2047년께부터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게 되고 그대로 가면 2060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다.

사학연금도 올해 제도 개혁을 하기는 했지만 재정수지 역전시점은 2017년에서 2021년으로, 기금 고갈 시기는 2024년에서 2029년으로 각각 4년과 5년 정도 늦췄을 뿐이다.

이 같은 연금 재정의 악화는 제도 개혁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8년에 '그대로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올해부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인연금의 경우 개편안을 부처 간에 협의 중이지만 언제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국민연금은 급여를 낮추는 등 개선은 됐지만 내는 돈을 단계적으로 빨리 올리지 않으면 다음 세대들은 낸 것보다 적게 받는 상황이 온다"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은 지금 상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급여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국민연금이 100만원을 받으면 공무원연금은 250만원 수준을 받는 지금 상태는 상당한 특혜"라고 밝혔다.

문 소장은 "문제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불균형에 있고, 고령화는 근본적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방법은 정치적인 의지에 달렸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 공적연금 도입 50년…나갈 돈 ‘태산’
    • 입력 2010-04-11 07:24:43
    연합뉴스
1960년 공무원연금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공적연금 제도가 도입된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공무원연금에 이어 63년 군인연금, 74년 사립학교교직원연금이 도입되고 88년에는 국민연금이 도입됨으로써 공적연금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전국민 연금 시대를 향한 길이 열리게 됐다.

80년대 말까지 100만명을 밑돌던 연금 가입자 수는 국민연금 도입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2천만명을 넘기에 이르렀다.

공적연금 가입자의 확대는 그만큼 많은 국민이 노후 보장에 도움이 되는 발판을 갖게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내는 것에 비해 많이 받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이 이미 재정에 구멍이 나 정부의 지원금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이어 사학연금과 국민연금도 지금 상태로 계속 가면 각각 20년과 50년뒤 쯤에는 기금이 고갈될 수 밖에 없어 미리부터 연금 지급 구조 등에 대한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 취업자 10명중 8.5명 공적연금 가입

지난해 4대 공적연금 가입자 수는 국민연금 1천862만4천명, 공무원연금 104만8천명, 사학연금 26만2천명, 군인연금 17만2천명 등 총 2천10만6천명에 달해 처음으로 2천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5세 이상 취업자 수가 2천350만6천명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8.5명(85.5%)이 공적연금에 가입해 있는 셈이다.

공적연금 가입자는 80년대말까지 100만명을 밑돌다 88년 국민연금 도입과 함께 50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99년에는 도시 자영업자가 국민연금 가입 대상이 되면서 그 수는 1천700만명대로 훌쩍 뛰어올랐다. 당시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98년에 712만6천명에서 99년에 1천626만2천명으로 급증했다.

가입자 확대와 함께 연금을 받는 수급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4대 공적연금에서 일시금을 제외한 연금 형태로 돈을 받는 수급자 수는 국민연금 280만9천명, 공무원연금 29만3천명, 사학연금 3만4천명, 군인연금 7만6천명 등 총 321만2천명에 달해 300만명을 넘어섰다. 2005년에 200만명을 넘어선지 4년 만이다.

연금 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수급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에는 국민연금이 주로 기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지난 2002년까지 100만명 안팎을 맴돌다가 2007년에 200만명을 넘어선뒤 작년에는 280만명에 이르렀다.

◇ 베이비부머 은퇴.고령화로 수급자.지급액 눈덩이 증가

공적연금의 수급자 증가세는 앞으로 더 심해진다.

1955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공적연금은 수급자 증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지급액 급증이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280만9천명이던 수급자가 2020년에는 469만4천명, 2030년에는 780만2천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60세부터 받는 연금 지급 시기를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1세씩 늦춰 2033년부터는 65세부터 받도록 했지만 수급자 급증세를 막기는 역부족이다.

이에따라 일시금을 포함한 국민연금의 지급액은 지난해 7조4천719억원에서 2020년에는 31조3천640억원, 2030년에는 85조5천250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도입된지 36년이 된 사학연금도 사립학교 교직원들의 은퇴가 본격화됨에 따라 지급액이 갈수록 급증하게 된다. 사학연금 총지출액은 2014년에는 2조1천700억원대로 2조원을 넘어서고, 2021년에는 5조원대로 불어난뒤 2029년에는 10조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 연금 재정 악화로 개혁 불가피..'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연금에서 나가는 돈이 급증하는 것은 연금 재정의 악화와 국민 부담 증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4대 공적연금 모두 가입자가 내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은 이미 적자여서 정부가 부족분을 보전해준지 오래됐다. 국민의 세금이 이들 연금의 구멍을 막아주는 셈으로 지난해에는 그 액수가 3조원 가까이에 달했다.

공무원연금의 지난해 정부 보전액은 1조9천28억원. 올해는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이 시행되면서 정부의 보전액이 1조6천억원대로 줄어들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그 액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매년 수조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군인연금은 73년부터 적자였다. 군인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액은 지난해 9천400억원대에서 올해는 1조5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아직은 나가는 돈 보다는 들어오는 돈이 더 많아 괜찮지만 사정은 갈수록 나빠진다.

국민연금은 2047년께부터는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아지게 되고 그대로 가면 2060년에는 기금이 고갈될 전망이다.

사학연금도 올해 제도 개혁을 하기는 했지만 재정수지 역전시점은 2017년에서 2021년으로, 기금 고갈 시기는 2024년에서 2029년으로 각각 4년과 5년 정도 늦췄을 뿐이다.

이 같은 연금 재정의 악화는 제도 개혁을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8년에 '그대로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은 올해부터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군인연금의 경우 개편안을 부처 간에 협의 중이지만 언제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문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국민연금은 급여를 낮추는 등 개선은 됐지만 내는 돈을 단계적으로 빨리 올리지 않으면 다음 세대들은 낸 것보다 적게 받는 상황이 온다"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은 지금 상태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결국 급여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 뒤 "국민연금이 100만원을 받으면 공무원연금은 250만원 수준을 받는 지금 상태는 상당한 특혜"라고 밝혔다.

문 소장은 "문제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불균형에 있고, 고령화는 근본적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방법은 정치적인 의지에 달렸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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