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예금 50조 돌파…‘金테크’도 인기

입력 2010.04.1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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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기조 속에 금(金)과 국고채가 늘고 있다. 우체국 예금도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안전성을 추구하면서 수익성 역시 놓치기 싫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체국 예금에 돈이 몰린 것은 고금리를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던 일부 지방 소재 저축은행의 부실이 다른 저축은행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우체국 예금 50조원 돌파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체국 예금은 지난해 말보다 9조4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1월 증가분(4조3천억원)은 확정치, 2~3월 증가분(5조1천억원)은 잠정치다.

분기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우체국 예금은 1분기와 3분기, 4분기에 각각 1조5천억원, 9천억원, 1조4천억원씩 줄었고 2분기에 5천억원 늘었다.

그러면서 우체국 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41조9천억원에서 51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예금 잔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7.2%로 2008년 4분기(19.5%) 이후 가장 높았다.

우체국 예금이 급증한 것은 지방에 있는 일부 저축은행의 대출 비리와 부실 운영이 잇따라 불거지자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에 견주면 금리는 낮지만, 안전성을 추구하면서 조금이나마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특판 예금이 종료되고 주식 시장의 `고점 논란'으로 빠져나온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우체국 예금 등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은 원리금 5천만원까지만 지급을 보장하지만, 우체국은 정부가 우체국예금ㆍ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액 지급을 보장해 안전성이 매우 높다.

특히 우체국은 지역 점포망이 잘 갖춰져 있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소액 자금을 손쉽게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2천700여개 우체국 예금 취급 점포의 약 55%는 농ㆍ어촌 지역에 분포돼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북 지역의 한 저축은행이 부실로 영업정지되자 해당 지역에서 우체국 예금이 많이 늘어난 예가 있다"며 "안전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金ㆍ국고채로 `두마리 토끼' 노려

안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현상은 국고채와 금 상품에서도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금 적립 계좌인 `골드리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천900㎏으로 한 달 전(7천700㎏)보다 2.6% 증가했다.

지난해 3월의 6천200㎏과 견주면 1천700㎏(27.4%) 급증한 규모다.

달러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달러 앤(&) 골드테크 통장'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5만9천계좌, 5천400㎏으로 지난해 말보다 2천계좌, 100㎏ 늘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1만6천계좌, 900㎏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금 투자 상품의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2주 전 1,100달러 미만이던 국제 금 가격은 최근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1온스당 1,150달러대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골드뱅킹 상품은 안전자산이면서 저금리 기조에 매력적"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한국은행 모두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경우 금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관련 상품을 거래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국고채 역시 순매수 추세가 이어져 올 초부터 지난 8일까지 누적 순매수량(장외거래 기준)이 16조4천666억원에 달했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6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고채는 전체 매매의 80% 이상이 장외거래에서 체결된다"며 "국고채 투자 증가세는 수익성과 안전성을 겸비하려는 현상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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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체국예금 50조 돌파…‘金테크’도 인기
    • 입력 2010-04-11 08:34:54
    연합뉴스
저금리 기조 속에 금(金)과 국고채가 늘고 있다. 우체국 예금도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진 가운데 안전성을 추구하면서 수익성 역시 놓치기 싫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체국 예금에 돈이 몰린 것은 고금리를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았던 일부 지방 소재 저축은행의 부실이 다른 저축은행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우체국 예금 50조원 돌파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체국 예금은 지난해 말보다 9조4천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1월 증가분(4조3천억원)은 확정치, 2~3월 증가분(5조1천억원)은 잠정치다. 분기별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지난해 우체국 예금은 1분기와 3분기, 4분기에 각각 1조5천억원, 9천억원, 1조4천억원씩 줄었고 2분기에 5천억원 늘었다. 그러면서 우체국 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41조9천억원에서 51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예금 잔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7.2%로 2008년 4분기(19.5%) 이후 가장 높았다. 우체국 예금이 급증한 것은 지방에 있는 일부 저축은행의 대출 비리와 부실 운영이 잇따라 불거지자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에 견주면 금리는 낮지만, 안전성을 추구하면서 조금이나마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특판 예금이 종료되고 주식 시장의 `고점 논란'으로 빠져나온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우체국 예금 등으로 흘러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은 원리금 5천만원까지만 지급을 보장하지만, 우체국은 정부가 우체국예금ㆍ보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액 지급을 보장해 안전성이 매우 높다. 특히 우체국은 지역 점포망이 잘 갖춰져 있어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소액 자금을 손쉽게 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2천700여개 우체국 예금 취급 점포의 약 55%는 농ㆍ어촌 지역에 분포돼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전북 지역의 한 저축은행이 부실로 영업정지되자 해당 지역에서 우체국 예금이 많이 늘어난 예가 있다"며 "안전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金ㆍ국고채로 `두마리 토끼' 노려 안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현상은 국고채와 금 상품에서도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금 적립 계좌인 `골드리슈'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7천900㎏으로 한 달 전(7천700㎏)보다 2.6% 증가했다. 지난해 3월의 6천200㎏과 견주면 1천700㎏(27.4%) 급증한 규모다. 달러로 직접 가입할 수 있는 `달러 앤(&) 골드테크 통장' 잔액은 지난달 말 현재 5만9천계좌, 5천400㎏으로 지난해 말보다 2천계좌, 100㎏ 늘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1만6천계좌, 900㎏ 증가했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금 투자 상품의 인기에 일조하고 있다. 2주 전 1,100달러 미만이던 국제 금 가격은 최근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 1온스당 1,150달러대로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골드뱅킹 상품은 안전자산이면서 저금리 기조에 매력적"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한국은행 모두 저금리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경우 금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관련 상품을 거래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국고채 역시 순매수 추세가 이어져 올 초부터 지난 8일까지 누적 순매수량(장외거래 기준)이 16조4천666억원에 달했다. 매수세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올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0.67%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국고채는 전체 매매의 80% 이상이 장외거래에서 체결된다"며 "국고채 투자 증가세는 수익성과 안전성을 겸비하려는 현상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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