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선발전 연기에 ‘발끈’

입력 2010.04.11 (09:15) 수정 2010.04.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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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메달 나눠먹기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대표선수 선발전을 연기하자 일부 선수와 코치가 '특정팀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꼬이고 있다.

빙상연맹은 지난 9일 박성인 회장 명의로 "현재 상황에서는 원만한 대회 운영과 공정한 선수 선발이 어렵다고 판단, 대표선발전을 9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체육회 감사를 통해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나눠먹기식 짬짜미'가 사실로 드러났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코칭스태프가 이정수(단국대)에게 불출전을 강요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자 빙상연맹은 진상 조사를 먼저 끝내고 나서 선발전을 치르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회가 '세계선수권대회 불출전 강압 여부 조사 및 조사 불가 시 연맹 명의로 1개월 이내 형사 고발 조치'라는 통보를 내린 상황에서 빙상연맹은 대표선발전을 치르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 시기적으로 늦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사건을 어영부영 처리한다는 비난 여론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에서 '선 조사 후 선발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이번 빙상연맹의 결정에 '음모'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성남시청)는 미니홈피를 통해 "선발전이 9월달로 미뤄진다는 건 1년 동안 4월 선발전에 맞춰 몸을 만들어온 선수라면 정말 힘이 빠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안현수와 이정수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빙상연맹에 대표선발전 연기를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선발전 연기를 반대하는 한 관계자는 11일 "빙상연맹이 선발전을 연기한 것도 파벌 문제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동안 원칙을 주장해온 빙상연맹이 회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갑자기 선발전을 연기했다. 충분히 오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안현수가 내달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한 달 동안 입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9월로 대표선발전이 미뤄지면 훈련 시간과 컨디션 회복 시간이 부족한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더불어 용인시청의 소속 선수가 발목을 다쳐 대표선발전에 제대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선발전 연기는 용인시청 선수들을 봐주려는 빙상연맹 수뇌부의 의도가 깔렸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 관계자는 "대표선발전 연기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특정 선수 '봐주기'나 '죽이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결정이다. 모든 사안을 음모론으로 받아들이는 쇼트트랙계의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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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트랙, 대표선발전 연기에 ‘발끈’
    • 입력 2010-04-11 09:15:16
    • 수정2010-04-11 09:25:24
    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메달 나눠먹기에 대한 진상 조사를 위해 대표선수 선발전을 연기하자 일부 선수와 코치가 '특정팀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나서는 등 사태가 꼬이고 있다. 빙상연맹은 지난 9일 박성인 회장 명의로 "현재 상황에서는 원만한 대회 운영과 공정한 선수 선발이 어렵다고 판단, 대표선발전을 9월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체육회 감사를 통해 지난해 대표선발전에서 '나눠먹기식 짬짜미'가 사실로 드러났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코칭스태프가 이정수(단국대)에게 불출전을 강요했다는 정황이 포착되자 빙상연맹은 진상 조사를 먼저 끝내고 나서 선발전을 치르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회가 '세계선수권대회 불출전 강압 여부 조사 및 조사 불가 시 연맹 명의로 1개월 이내 형사 고발 조치'라는 통보를 내린 상황에서 빙상연맹은 대표선발전을 치르고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면 시기적으로 늦을 수 있다는 불안감과 함께 사건을 어영부영 처리한다는 비난 여론을 받을 수 있다는 걱정에서 '선 조사 후 선발전'을 선택했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이번 빙상연맹의 결정에 '음모'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안현수(성남시청)는 미니홈피를 통해 "선발전이 9월달로 미뤄진다는 건 1년 동안 4월 선발전에 맞춰 몸을 만들어온 선수라면 정말 힘이 빠지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10일 안현수와 이정수를 비롯한 일부 선수들과 코치들은 빙상연맹에 대표선발전 연기를 철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선발전 연기를 반대하는 한 관계자는 11일 "빙상연맹이 선발전을 연기한 것도 파벌 문제의 연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파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그동안 원칙을 주장해온 빙상연맹이 회장의 독단적 결정으로 갑자기 선발전을 연기했다. 충분히 오해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안현수가 내달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한 달 동안 입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9월로 대표선발전이 미뤄지면 훈련 시간과 컨디션 회복 시간이 부족한 만큼 이번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 더불어 용인시청의 소속 선수가 발목을 다쳐 대표선발전에 제대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대표선발전 연기는 용인시청 선수들을 봐주려는 빙상연맹 수뇌부의 의도가 깔렸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빙상연맹 관계자는 "대표선발전 연기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특정 선수 '봐주기'나 '죽이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결정이다. 모든 사안을 음모론으로 받아들이는 쇼트트랙계의 현실이 안타깝다"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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