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속철 황금시장을 잡아라!

입력 2010.04.11 (10:08) 수정 2010.04.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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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이 뭐든지 배우는 게 빠르긴 빠른 모양입니다. 외국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고속열차 운행을 시작한 지 불과 6년인데..이제 다른 나라로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요?



네, 바로 고속철도의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인데요..국토가 넓고 경제 성장이 빠른데다 올림픽 대회 같은 국제 행사도 예정돼 있어 고속철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당장 6월에 사업자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한국형 고속철도가 브라질 국토를 누빌 수 있을 지 관심인데요..치열한 수주전 소식 백진원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고속열차,KTX 2 ! 지난 달(3월) 2일 성공적으로 운행을 시작한 KTX 2가, 2015년부터는 태평양을 건너 브라질을 누비게 될 지도 모릅니다.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속철을 브라질에서 도입하기로 하자, 한국이 수주 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상파울루의 최대 상가지역에 인접한 브라스역! 철도와 지하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이곳의 하루 이용객은 약 45만 명 정돕니다. 인구 천 2백여만 명의 거대 도시지만 상파울루와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와 시내 전철 망이 부족하다보니, 역은 표를 사는 사람들로 언제나 붑빕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넓은 나라 브라질의 교통은 주로 비행기에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공항 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많고, 도로 길이도 4위입니다. 이에 비하면 철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속도와 편의성, 수송 능력이 뛰어난 고속철의 도입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반(상파울루 시민):"고속철도가 정말 브라질에서 만들어져서 버스보다 빠르게 운행된다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마이아라(대학생):"지금은 기차가 느리지만 앞으로 고속철로 장거리를 빨리 이동하면 너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미 최대의 도시인 브라질 상파울루의 시내 거리는 수시로 교통체증에 시달립니다. 시내 도로망이 부족한 데다 차량 증가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입니다. 교통이 막히기는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이자 브라질의 2대 도시인 리우 데 자네이루도 마찬가집니다. 브라질의 중심축인 두 도시가 겪고 있는 교통난 때문에 이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까지 막히게 된 데다, 올림픽까지 유치하게 되자 고속철의 건설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바로 여기가 브라질 고속철의 기점으로 예정되있는 상파울루의 깜뽀 데 마르떼 지역입니다. 이곳으로부터 오는 2016년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 데 자네이루와 한국의 기업들이 진출해있는 깜삐나스까지 511 km에 걸쳐 고속철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브라질의 핵심 인프라 확충사업의 내용입니다.



고속철은 시속 350 km의 속도로 전 구간을 2시간 30분에 연결할 예정으로, 브라질로선 국운을 걸고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인터뷰>끌라우지오(한.브의원친선협회장):"브라질에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파울루와 리우 시를 연결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브라질이 준비하고 있는 2014년 월드컵과 그이후의 올림픽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은, 단순히 고속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와 역사, 차량 기지 등에 대한 토목 공사와 차량 제조, 신호 체계와 운영 등을 일괄 발주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가 약 22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입니다. 때문에 브라질 고속철 수주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엘리오(브라질고속철 집행감독관):"3~4월쯤 입찰 참여업체들의 제안서를 검토할 것입니다.그후 입찰을 거친 뒤 6월쯤에는 계약을 하고 철도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고속철은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녹색산업인데다, 경기부양 효과가 큽니다. 또한 시장규모가 크고 사업기간이 길어 원자력 발전 못지않은 경제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약 만 km인 세계 고속철 길이는 15년 뒤 4만 km에 이르고, 시장 규모도 10년 뒤 1,160 조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을 개통한 한국도 브라질 고속철을 계기로 민관합동의 사업단을 만들어 지난해 말 아랍 에미레이트 원전수주에 이은 제2의 대형 프로젝트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주전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으며 한국이 기술적으로 근접했다는 브라질 고위공무원의 말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시사 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인터뷰>엘리오(브라질고속철 집행감독관):"한국의 KTX와 연관된 업체들은 장비나 KORAIL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시간의 정확도, 안전 등이 브라질이 고속열차에 대해 기대하고 바라는 수준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입찰이 이뤄지기도 전에 흘러나오는 한국의 수주 가능성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주 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유럽을 유인하거나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브라질 고속철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적어도 1년에 승객이 700만 명이 탑승해야 가능한 수익성 확보와 브라질이 요구하는 기술이전 문제, 환경영향 평가와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브라질은 입찰 조건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적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운임은 싸게 책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업자의 수익이 보장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반면 브라질 현지기업의 참여와 기술 이전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바떼(브라질 철도산업협회 회장):"브라질 정부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제공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기술을 전달받기를 바랍니다."



기술이전에 관해선 가장 적극적인 한국이 유리하지만, 경쟁국의 면면을 보면 수주전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수교 100년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차관까지 제공하겠다며 신칸센 고속철 수출에 총력을 펼치고 있고, 중국은 브릭스(BRICs)연대를 바탕으로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고속철 운용 국임을 내세우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고속철의 원조인 유럽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사협력이 돈독한 프랑스나 문화적 교류가 오래된 독일과 스페인의 수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2008년에 철도 해외진출 통합지원체제를 구축한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딛고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두영(KOTRA 상파울루 센터장):"한국의 제안이 독창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역세권 개발도 그렇고..."



한국의 기술 자립 경험과 고속철 역세권 개발 등 우리의 제안이 브라질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자과리비(브라질 정무차관):"한국은 경쟁력 있고 너무 좋은 제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고속철에 대한 입찰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브라질이 한국의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속철 기술 개발에 착수한지 16년 만에 세계 5위의 고속철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고속열차 산업! 2016년 올림픽을 계기로 도입되는 브라질의 대규모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지 여부는, 남은 두 달여 동안 진행될 기업과 정부, 민.관 협력체제의 성공적 운영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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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고속철 황금시장을 잡아라!
    • 입력 2010-04-11 10:08:49
    • 수정2010-04-11 17:44:57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우리나라 사람이 뭐든지 배우는 게 빠르긴 빠른 모양입니다. 외국 기술의 도움을 받아 고속열차 운행을 시작한 지 불과 6년인데..이제 다른 나라로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요?

네, 바로 고속철도의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인데요..국토가 넓고 경제 성장이 빠른데다 올림픽 대회 같은 국제 행사도 예정돼 있어 고속철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당장 6월에 사업자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한국형 고속철도가 브라질 국토를 누빌 수 있을 지 관심인데요..치열한 수주전 소식 백진원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고속열차,KTX 2 ! 지난 달(3월) 2일 성공적으로 운행을 시작한 KTX 2가, 2015년부터는 태평양을 건너 브라질을 누비게 될 지도 모릅니다.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속철을 브라질에서 도입하기로 하자, 한국이 수주 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상파울루의 최대 상가지역에 인접한 브라스역! 철도와 지하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이곳의 하루 이용객은 약 45만 명 정돕니다. 인구 천 2백여만 명의 거대 도시지만 상파울루와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철도와 시내 전철 망이 부족하다보니, 역은 표를 사는 사람들로 언제나 붑빕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넓은 나라 브라질의 교통은 주로 비행기에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공항 수는 세계에서 2번째로 많고, 도로 길이도 4위입니다. 이에 비하면 철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속도와 편의성, 수송 능력이 뛰어난 고속철의 도입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이반(상파울루 시민):"고속철도가 정말 브라질에서 만들어져서 버스보다 빠르게 운행된다면 매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마이아라(대학생):"지금은 기차가 느리지만 앞으로 고속철로 장거리를 빨리 이동하면 너무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남미 최대의 도시인 브라질 상파울루의 시내 거리는 수시로 교통체증에 시달립니다. 시내 도로망이 부족한 데다 차량 증가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입니다. 교통이 막히기는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이자 브라질의 2대 도시인 리우 데 자네이루도 마찬가집니다. 브라질의 중심축인 두 도시가 겪고 있는 교통난 때문에 이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까지 막히게 된 데다, 올림픽까지 유치하게 되자 고속철의 건설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바로 여기가 브라질 고속철의 기점으로 예정되있는 상파울루의 깜뽀 데 마르떼 지역입니다. 이곳으로부터 오는 2016년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 데 자네이루와 한국의 기업들이 진출해있는 깜삐나스까지 511 km에 걸쳐 고속철을 건설하겠다는 것이 브라질의 핵심 인프라 확충사업의 내용입니다.

고속철은 시속 350 km의 속도로 전 구간을 2시간 30분에 연결할 예정으로, 브라질로선 국운을 걸고 진행하는 사업입니다.

<인터뷰>끌라우지오(한.브의원친선협회장):"브라질에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파울루와 리우 시를 연결시키는 것만이 아니라 브라질이 준비하고 있는 2014년 월드컵과 그이후의 올림픽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브라질 고속철 사업은, 단순히 고속철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철로와 역사, 차량 기지 등에 대한 토목 공사와 차량 제조, 신호 체계와 운영 등을 일괄 발주하는 방식으로, 총 사업비가 약 22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입니다. 때문에 브라질 고속철 수주를 위해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터뷰>엘리오(브라질고속철 집행감독관):"3~4월쯤 입찰 참여업체들의 제안서를 검토할 것입니다.그후 입찰을 거친 뒤 6월쯤에는 계약을 하고 철도공사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고속철은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녹색산업인데다, 경기부양 효과가 큽니다. 또한 시장규모가 크고 사업기간이 길어 원자력 발전 못지않은 경제적 효과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재 약 만 km인 세계 고속철 길이는 15년 뒤 4만 km에 이르고, 시장 규모도 10년 뒤 1,160 조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을 개통한 한국도 브라질 고속철을 계기로 민관합동의 사업단을 만들어 지난해 말 아랍 에미레이트 원전수주에 이은 제2의 대형 프로젝트 수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수주전이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으며 한국이 기술적으로 근접했다는 브라질 고위공무원의 말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시사 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인터뷰>엘리오(브라질고속철 집행감독관):"한국의 KTX와 연관된 업체들은 장비나 KORAIL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시간의 정확도, 안전 등이 브라질이 고속열차에 대해 기대하고 바라는 수준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입찰이 이뤄지기도 전에 흘러나오는 한국의 수주 가능성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습니다. 수주 전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유럽을 유인하거나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브라질 고속철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적어도 1년에 승객이 700만 명이 탑승해야 가능한 수익성 확보와 브라질이 요구하는 기술이전 문제, 환경영향 평가와 지역주민에 대한 보상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브라질은 입찰 조건으로, 정부의 재정 부담이 적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운임은 싸게 책정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업자의 수익이 보장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반면 브라질 현지기업의 참여와 기술 이전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아바떼(브라질 철도산업협회 회장):"브라질 정부는 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있는 기술을 최대한 제공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기술을 전달받기를 바랍니다."

기술이전에 관해선 가장 적극적인 한국이 유리하지만, 경쟁국의 면면을 보면 수주전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본은 브라질과의 수교 100년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차관까지 제공하겠다며 신칸센 고속철 수출에 총력을 펼치고 있고, 중국은 브릭스(BRICs)연대를 바탕으로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고속철 운용 국임을 내세우며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고속철의 원조인 유럽에서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사협력이 돈독한 프랑스나 문화적 교류가 오래된 독일과 스페인의 수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2008년에 철도 해외진출 통합지원체제를 구축한 우리나라는,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딛고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두영(KOTRA 상파울루 센터장):"한국의 제안이 독창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수주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역세권 개발도 그렇고..."

한국의 기술 자립 경험과 고속철 역세권 개발 등 우리의 제안이 브라질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인터뷰>자과리비(브라질 정무차관):"한국은 경쟁력 있고 너무 좋은 제안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고속철에 대한 입찰이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브라질이 한국의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고속철 기술 개발에 착수한지 16년 만에 세계 5위의 고속철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고속열차 산업! 2016년 올림픽을 계기로 도입되는 브라질의 대규모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지 여부는, 남은 두 달여 동안 진행될 기업과 정부, 민.관 협력체제의 성공적 운영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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