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막강 조직력’, 큰 경기 통했다!

입력 2010.04.11 (17:04) 수정 2010.04.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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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울산 모비스는 그간 ’큰 경기에 약한 팀’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네 시즌 사이에 정규리그 우승을 세 번이나 하고도 통합 우승은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 전주 KCC와 경기에서 97-59로 이겨 4승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 세 번째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이런 세간의 시선을 확실히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전신 기아 때(1회)를 포함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세 차례 통합 우승의 위업을 이룬 팀이 바로 모비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석권하는 것을 일컫는 통합 우승은 모비스 외에 KCC와 동부가 두 번씩 해냈지만 세 번 한 팀은 없었다.



또 최근 단기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단신 팀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키 200㎝가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한계가 단기전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오히려 그런 선수 구성을 갖고도 정규리그 우승을 그렇게 단골로 차지하며 선전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옳을 터였다.



모비스가 단신 선수들을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세 번째 통합 우승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체력과 조직력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6-2007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할 때는 ’특급 용병’으로 불린 크리스 윌리엄스의 비중이 컸다면 이번에는 주전과 벤치 멤버를 가리지 않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원동력이 됐다.



코트에 뛰는 5명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와 질식 수비는 모비스만이 자랑하는 강점이었다.



또 정규리그 팀 최소 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수비의 밑바탕이 된 체력도 모비스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부임 첫해인 2004-200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유재학 감독은 이후 비시즌 모든 선수를 체력 전문기관에 위탁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로 했고 이후 해마다 6~7월 모비스 선수들은 ’지옥의 재활 훈련’에 들어가 시즌을 준비해왔다.



고참이나 스타 선수들에게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체력 관리가 최근 5년간 정규리그 우승 4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또 이렇게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100% 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역시 ’만수’ 유재학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코트 밖에서 지인들을 만날 때는 한없이 자상하고 신사적인 유재학 감독이지만 훈련이나 경기 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선수들을 다그치는 카리스마를 보였고 선수들은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구단주를 맡은 모비스 정석수 부회장이 시간 날 때마다 농구단에 관심을 보이는 등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워줬고 코칭스태프에게 전권을 부여하며 뒷바라지에 충실했던 프런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모비스는 다음 시즌 고비를 맞는다. 함지훈이 19일 상무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비스는 양동근, 김동우가 군 복무 중이었던 2008-2009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주요 선수가 빠지면 곧 그 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나타나는 ’화수분 농구’로 명맥을 이어왔다.



함지훈, 김현중, 우승연, 천대현, 박종천 등 시즌 전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펄펄 날며 예상을 뒤엎어 온 팀이 바로 모비스다.



다음 시즌 함지훈이 군에 입대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유종현, 송창용, 홍수화 등이 또 혜성처럼 등장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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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11 17:04:09
    • 수정2010-04-11 17:08:20
    연합뉴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는 그간 ’큰 경기에 약한 팀’이라는 달갑지 않은 오명이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네 시즌 사이에 정규리그 우승을 세 번이나 하고도 통합 우승은 한 번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 전주 KCC와 경기에서 97-59로 이겨 4승2패로 시리즈를 마무리, 세 번째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이런 세간의 시선을 확실히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전신 기아 때(1회)를 포함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세 차례 통합 우승의 위업을 이룬 팀이 바로 모비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석권하는 것을 일컫는 통합 우승은 모비스 외에 KCC와 동부가 두 번씩 해냈지만 세 번 한 팀은 없었다.

또 최근 단기전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 것도 단신 팀의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키 200㎝가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는 한계가 단기전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은 탓이었다.

오히려 그런 선수 구성을 갖고도 정규리그 우승을 그렇게 단골로 차지하며 선전한 것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옳을 터였다.

모비스가 단신 선수들을 앞세워 정규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세 번째 통합 우승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체력과 조직력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특히 2006-2007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할 때는 ’특급 용병’으로 불린 크리스 윌리엄스의 비중이 컸다면 이번에는 주전과 벤치 멤버를 가리지 않는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원동력이 됐다.

코트에 뛰는 5명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션 오펜스와 질식 수비는 모비스만이 자랑하는 강점이었다.

또 정규리그 팀 최소 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수비의 밑바탕이 된 체력도 모비스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부임 첫해인 2004-200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유재학 감독은 이후 비시즌 모든 선수를 체력 전문기관에 위탁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기로 했고 이후 해마다 6~7월 모비스 선수들은 ’지옥의 재활 훈련’에 들어가 시즌을 준비해왔다.

고참이나 스타 선수들에게도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체력 관리가 최근 5년간 정규리그 우승 4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또 이렇게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100% 끌어낼 수 있었던 데는 역시 ’만수’ 유재학 감독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코트 밖에서 지인들을 만날 때는 한없이 자상하고 신사적인 유재학 감독이지만 훈련이나 경기 때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선수들을 다그치는 카리스마를 보였고 선수들은 "그런 힘든 과정을 이겨내며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구단주를 맡은 모비스 정석수 부회장이 시간 날 때마다 농구단에 관심을 보이는 등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워줬고 코칭스태프에게 전권을 부여하며 뒷바라지에 충실했던 프런트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모비스는 다음 시즌 고비를 맞는다. 함지훈이 19일 상무에 입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비스는 양동근, 김동우가 군 복무 중이었던 2008-2009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주요 선수가 빠지면 곧 그 자리를 메우는 선수가 나타나는 ’화수분 농구’로 명맥을 이어왔다.

함지훈, 김현중, 우승연, 천대현, 박종천 등 시즌 전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펄펄 날며 예상을 뒤엎어 온 팀이 바로 모비스다.

다음 시즌 함지훈이 군에 입대하지만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발한 유종현, 송창용, 홍수화 등이 또 혜성처럼 등장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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