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변화와 실험’ 시즌 마감

입력 2010.04.12 (11:24) 수정 2010.04.1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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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의 통합 우승으로 11일 막을 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는 변화와 실험의 시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귀화 혼혈 선수가 처음으로 코트에 등장했고 외국인 선수 제도도 두 명 보유에 한 명 출전으로 바뀌었다.

시즌을 앞두고 3점슛 거리가 6.25m에서 6.75m로 멀어졌고 바스켓을 중심으로 1.25m 반원 구역을 노차지(No Charge) 구역으로 설정해 공격자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도록 했다.

또 페인트 존도 사다리꼴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이런 경기 규칙, 제도뿐 아니라 KBL 행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KBL은 챔피언결정전 5,6,7차전을 서울에서 열도록 했다.

먼저 귀화 혼혈 선수가 전력에 가세하며 전체 판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창원 LG 문태영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국내 선수 득점왕에 올랐고 전주 KCC 전태풍도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끌어올리며 허재 감독으로부터 "내가 전성기 때보다 낫다"는 칭찬을 들었다.

서울 삼성 이승준 역시 '빅맨'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충분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두 명 보유에 한 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국내 선수층이 탄탄한 팀이 이득을 봤다.

정규리그 전체 판도는 사실 재미가 썩 있는 편은 아니었다. 상위 6개 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너무 일찍 크게 벌어져 순위 경쟁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즌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모비스와 부산 KT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이 재미였다.

팀별로 보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가 단연 주인공인 한 해였고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KT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삼성은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록을 이어갔다.

반대로 비시즌에 소속 선수인 김승현과 '이면 계약' 파문을 일으켰던 오리온스는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도 KBL을 상대로 '징계를 줄여달라'고 읍소하는 등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많은 변화 속에 볼거리가 늘었지만 신종 플루의 여파로 관중은 줄었다.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 296경기에서 122만 8천855명(평균 4천152명)보다 감소한 293경기에서 113만 4천133명(평균 3천871명)이 들어왔다.

이는 총 관중 수로 따지면 7.7%, 평균으로 쳐도 6.8% 줄어든 수치다.

관중은 줄었지만 TV 중계 횟수를 늘리고 여러 가지 변화를 도모한 KBL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없지 않다.

논란이 있었지만 농구에 대한 관심을 늘리겠다며 챔피언결정전 서울 개최를 추진한 것 등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할 만하다.

현실에 안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 행태보다는 최소한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욕적인 자세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부족 해보였다. 챔피언결정전 서울 개최와 관련해서도 KBL의 주장처럼 농구에 대한 관심을 늘리겠다는 취지가 있는 반면 지역 연고제의 취지가 퇴색되고 홈팬들의 권리가 침해당한다는 등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5월부터는 주희정, 방성윤, 김효범 등 대어급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등 이적 시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변화가 많았던 이번 시즌을 거친 프로농구가 다음 시즌에는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서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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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농구, ‘변화와 실험’ 시즌 마감
    • 입력 2010-04-12 11:24:04
    • 수정2010-04-12 15:44:36
    연합뉴스
울산 모비스의 통합 우승으로 11일 막을 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는 변화와 실험의 시즌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귀화 혼혈 선수가 처음으로 코트에 등장했고 외국인 선수 제도도 두 명 보유에 한 명 출전으로 바뀌었다. 시즌을 앞두고 3점슛 거리가 6.25m에서 6.75m로 멀어졌고 바스켓을 중심으로 1.25m 반원 구역을 노차지(No Charge) 구역으로 설정해 공격자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도록 했다. 또 페인트 존도 사다리꼴에서 직사각형으로 바뀌었다. 이런 경기 규칙, 제도뿐 아니라 KBL 행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KBL은 챔피언결정전 5,6,7차전을 서울에서 열도록 했다. 먼저 귀화 혼혈 선수가 전력에 가세하며 전체 판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창원 LG 문태영은 프로농구 사상 최초의 국내 선수 득점왕에 올랐고 전주 KCC 전태풍도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끌어올리며 허재 감독으로부터 "내가 전성기 때보다 낫다"는 칭찬을 들었다. 서울 삼성 이승준 역시 '빅맨'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아 다음 시즌을 기약하기 충분한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두 명 보유에 한 명 출전으로 바뀌면서 국내 선수층이 탄탄한 팀이 이득을 봤다. 정규리그 전체 판도는 사실 재미가 썩 있는 편은 아니었다. 상위 6개 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너무 일찍 크게 벌어져 순위 경쟁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즌 마지막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모비스와 부산 KT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이 재미였다. 팀별로 보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가 단연 주인공인 한 해였고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KT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삼성은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록을 이어갔다. 반대로 비시즌에 소속 선수인 김승현과 '이면 계약' 파문을 일으켰던 오리온스는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도 KBL을 상대로 '징계를 줄여달라'고 읍소하는 등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많은 변화 속에 볼거리가 늘었지만 신종 플루의 여파로 관중은 줄었다. 정규리그에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 시즌 296경기에서 122만 8천855명(평균 4천152명)보다 감소한 293경기에서 113만 4천133명(평균 3천871명)이 들어왔다. 이는 총 관중 수로 따지면 7.7%, 평균으로 쳐도 6.8% 줄어든 수치다. 관중은 줄었지만 TV 중계 횟수를 늘리고 여러 가지 변화를 도모한 KBL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없지 않다. 논란이 있었지만 농구에 대한 관심을 늘리겠다며 챔피언결정전 서울 개최를 추진한 것 등도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할 만하다. 현실에 안주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극적 행태보다는 최소한 뭐라도 해보겠다는 의욕적인 자세기 때문이다. 다만 의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려는 노력이 부족 해보였다. 챔피언결정전 서울 개최와 관련해서도 KBL의 주장처럼 농구에 대한 관심을 늘리겠다는 취지가 있는 반면 지역 연고제의 취지가 퇴색되고 홈팬들의 권리가 침해당한다는 등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제 5월부터는 주희정, 방성윤, 김효범 등 대어급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등 이적 시장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변화가 많았던 이번 시즌을 거친 프로농구가 다음 시즌에는 어떤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서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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