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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승객들 과감한 육로이동 선택 속출
입력 2010.04.20 (06:44) 연합뉴스
유럽 '하늘길'이 닷새째 사실상 전면 폐쇄되면서 기다림에 지친 항공여행 승객들이 과감히 육로이동을 선택하고 있으나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아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19일 개최하려던 상표법 상설위원회 회의가 끝내 취소됐는데 이 회의에 참석하고자 지난 16일 서울에서 출발한 특허법원의 박 모 판사 사례는 발만 구르던 승객들의 고충이 어떠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박 판사는 스위스 취리히까지 여객기를 타고 올 예정이었으나 운항이 취소되는 바람에 이집트 카이로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거치는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사흘 만인 19일 육로로 겨우 제네바에 도착했다.

그는 가족 여행객의 자동차를 얻어타는 '히치하이킹'을 감행하는 기지까지 발휘해가며 제네바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회의자 취소된 바람에 난감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브뤼셀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지난 12일 영국 스코틀랜드로 휴가를 떠났다가 귀환 예정일인 16일 귀환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면서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17일 밤 브뤼셀에 돌아올 수 있었다.

글래스고에서 빌린 렌터카 계약을 하루 연장, 9시간 가까이 운전해 16일 밤 런던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뒤 17일 낮 런던에서 겨우 가족 3명의 버스 승차권을 구해 7시간 넘게 이동한 끝에 '파김치'가 돼 브뤼셀에 돌아온 것.

런던에서는 버스 승차권을 구하고자 인산인해를 이룬 빅토리아 버스터미널에서 소매치기까지 당해 즐거운 가족여행이 고행길이 되고 말았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체코에서 벌어진 아이스하키대회에 참가했던 8명의 아마추어선수가 항공기 운항재개를 막연히 기다리다 지쳐 2대의 택시를 대절, 영국으로 떠났다.

이들은 잘해야 금주 말께야 귀국 비행편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1인당 200유로(약 30만 원)씩 갹출, 총 1천600유로에 택시 2대를 대절했으며 만 하루 정도 달리면 런던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체코를 떠났다는 것.

화산재를 피해 공항이 가동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하라스국제공항에는 어떻게든 유럽을 '탈출'해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AP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주(州) 털사에 사는 로버타 마더(73) 씨는 "대기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나는 현재 노숙자에 다름없다"라며 "항공권을 손에 넣고자 줄을 서서 '투쟁'을 벌이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마더 씨를 비롯한 대기승객들은 피곤함에 지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암울한 터널의 '비상 탈출구' 마드리드까지 오는 여정 역시 고행의 연속이었다면서 치를 떨었다.

앞서 미국 방문 후 제때 귀국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전전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지 60시간 만인 18일 오후 베를린으로 귀환했으며 정부 대변인은 "그녀가 마침내 베를린에 돌아왔다"라고 발표할 정도였다.

15일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메르켈 총리 탑승 비행기는 화산재를 피해 1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 착륙한 뒤 17일에는 로마까지 왔으나 그다음부터는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메르켈 총리는 로마에서부터 1박2일 간 총 1천200여km 자동차로 달려 18일 오후 베를린에 도착했다.
  • 발 묶인 승객들 과감한 육로이동 선택 속출
    • 입력 2010-04-20 06:44:17
    연합뉴스
유럽 '하늘길'이 닷새째 사실상 전면 폐쇄되면서 기다림에 지친 항공여행 승객들이 과감히 육로이동을 선택하고 있으나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아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19일 개최하려던 상표법 상설위원회 회의가 끝내 취소됐는데 이 회의에 참석하고자 지난 16일 서울에서 출발한 특허법원의 박 모 판사 사례는 발만 구르던 승객들의 고충이 어떠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박 판사는 스위스 취리히까지 여객기를 타고 올 예정이었으나 운항이 취소되는 바람에 이집트 카이로와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거치는 파란만장한 여정 끝에 사흘 만인 19일 육로로 겨우 제네바에 도착했다.

그는 가족 여행객의 자동차를 얻어타는 '히치하이킹'을 감행하는 기지까지 발휘해가며 제네바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회의자 취소된 바람에 난감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브뤼셀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지난 12일 영국 스코틀랜드로 휴가를 떠났다가 귀환 예정일인 16일 귀환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면서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17일 밤 브뤼셀에 돌아올 수 있었다.

글래스고에서 빌린 렌터카 계약을 하루 연장, 9시간 가까이 운전해 16일 밤 런던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뒤 17일 낮 런던에서 겨우 가족 3명의 버스 승차권을 구해 7시간 넘게 이동한 끝에 '파김치'가 돼 브뤼셀에 돌아온 것.

런던에서는 버스 승차권을 구하고자 인산인해를 이룬 빅토리아 버스터미널에서 소매치기까지 당해 즐거운 가족여행이 고행길이 되고 말았다.

또 블룸버그에 따르면 체코에서 벌어진 아이스하키대회에 참가했던 8명의 아마추어선수가 항공기 운항재개를 막연히 기다리다 지쳐 2대의 택시를 대절, 영국으로 떠났다.

이들은 잘해야 금주 말께야 귀국 비행편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1인당 200유로(약 30만 원)씩 갹출, 총 1천600유로에 택시 2대를 대절했으며 만 하루 정도 달리면 런던에 도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체코를 떠났다는 것.

화산재를 피해 공항이 가동되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바하라스국제공항에는 어떻게든 유럽을 '탈출'해 그리운 가족 품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AP에 따르면 미국 오클라호마 주(州) 털사에 사는 로버타 마더(73) 씨는 "대기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나는 현재 노숙자에 다름없다"라며 "항공권을 손에 넣고자 줄을 서서 '투쟁'을 벌이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마더 씨를 비롯한 대기승객들은 피곤함에 지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암울한 터널의 '비상 탈출구' 마드리드까지 오는 여정 역시 고행의 연속이었다면서 치를 떨었다.

앞서 미국 방문 후 제때 귀국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전전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지 60시간 만인 18일 오후 베를린으로 귀환했으며 정부 대변인은 "그녀가 마침내 베를린에 돌아왔다"라고 발표할 정도였다.

15일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메르켈 총리 탑승 비행기는 화산재를 피해 1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 착륙한 뒤 17일에는 로마까지 왔으나 그다음부터는 육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메르켈 총리는 로마에서부터 1박2일 간 총 1천200여km 자동차로 달려 18일 오후 베를린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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