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조교’ SK 임훈, 깜짝 2점포!

입력 2010.04.20 (21:53) 수정 2010.04.20 (21: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외야수 임훈을 아시나요.’



웬만한 야구팬이라도 이름이 낯선 SK 와이번스 외야수 임훈(25.SK 와이번스)이 20일 SK와 두산 베어스의 숨막히는 투수전이 펼쳐진 잠실벌에서 ’대단한 한 건’을 올렸다.



임훈은 SK가 0-2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고창성의 직구를 당겨쳐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두산의 승리 분위기로 넘어가던 경기 흐름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깜짝 아치였다. 5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했던 두산 좌완 이현승의 승리도 동시에 날아갔다.



임훈의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SK는 8회초 4번 타자 박정권이 결승 적시타를 때려 짜릿한 3-2 승리를 낚았다.



작년 한국시리즈 7차전의 사나이 나지완(25.KIA)과 신일고 동기인 임훈은 2002년 서울시고교야구대회에서 사이클히트를 때려내는 등 일찍이 재능이 엿보였던 타자였다.



2004년 2차 5번으로 입단한 임훈은 그러나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데뷔 첫 해 10타수 2안타에 그치며 1군 생활을 마감한 임훈은 이듬해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06년 경찰야구단에 지원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은데다 상무 입대도 못하는 바람에 1년을 허송했다. 2007년엔 결국 현역으로 입대해야 했다. 육군 30사단에서 훈련 조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작년 6월18일에야 제대했다.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임훈의 재능은 지난 겨울 일본 고치현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야신’ 김성근 SK 감독의 눈길을 끌었다.



부족한 외야 전력으로 쓸만하다고 여겨진 임훈은 개막전 엔트리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4월1일 바로 말소됐고 주전 외야수 박재상이 허리통증으로 빠지면서 다시 1군에 등록되는 행운을 잡았다.



이날 경기에도 초반 투수전이 펼쳐지면서 9번 타자 조동화 자리에 좌투수 전문 대타 이재원이 5회에 나오면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임훈 외에는 대수비 요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목을 요상하게 꺾어서 때리는 특이한 타법의 소유자 임훈은 두산의 든든한 허리 고창성의 쉽지 않은 바깥쪽 볼을 기막히게 당겨쳐 ’일’을 냈다.



이날 홈런은 2004년 9월19일 한화와 경기 이후 무려 2천39일 만에 때려낸 안타였다.



임훈은 경기 후 "참 극적인 하루였다. 운이 참 좋았다"며 "공백이 길었던 만큼 오늘을 계기로 다시 야구를 한다는 기분으로 새로 시작하고 싶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임훈이 잘 때렸다"고만 짧게 말했지만 새로운 ’물건’을 하나 발견한 기분을 느낄 만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육군 조교’ SK 임훈, 깜짝 2점포!
    • 입력 2010-04-20 21:53:16
    • 수정2010-04-20 21:55:54
    연합뉴스
‘외야수 임훈을 아시나요.’

웬만한 야구팬이라도 이름이 낯선 SK 와이번스 외야수 임훈(25.SK 와이번스)이 20일 SK와 두산 베어스의 숨막히는 투수전이 펼쳐진 잠실벌에서 ’대단한 한 건’을 올렸다.

임훈은 SK가 0-2로 뒤진 7회초 2사 1루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고창성의 직구를 당겨쳐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두산의 승리 분위기로 넘어가던 경기 흐름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깜짝 아치였다. 5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했던 두산 좌완 이현승의 승리도 동시에 날아갔다.

임훈의 홈런으로 기세가 오른 SK는 8회초 4번 타자 박정권이 결승 적시타를 때려 짜릿한 3-2 승리를 낚았다.

작년 한국시리즈 7차전의 사나이 나지완(25.KIA)과 신일고 동기인 임훈은 2002년 서울시고교야구대회에서 사이클히트를 때려내는 등 일찍이 재능이 엿보였던 타자였다.

2004년 2차 5번으로 입단한 임훈은 그러나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해야 했다.

데뷔 첫 해 10타수 2안타에 그치며 1군 생활을 마감한 임훈은 이듬해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06년 경찰야구단에 지원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은데다 상무 입대도 못하는 바람에 1년을 허송했다. 2007년엔 결국 현역으로 입대해야 했다. 육군 30사단에서 훈련 조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작년 6월18일에야 제대했다.

오랜 공백이 있었지만 임훈의 재능은 지난 겨울 일본 고치현과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야신’ 김성근 SK 감독의 눈길을 끌었다.

부족한 외야 전력으로 쓸만하다고 여겨진 임훈은 개막전 엔트리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4월1일 바로 말소됐고 주전 외야수 박재상이 허리통증으로 빠지면서 다시 1군에 등록되는 행운을 잡았다.

이날 경기에도 초반 투수전이 펼쳐지면서 9번 타자 조동화 자리에 좌투수 전문 대타 이재원이 5회에 나오면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임훈 외에는 대수비 요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목을 요상하게 꺾어서 때리는 특이한 타법의 소유자 임훈은 두산의 든든한 허리 고창성의 쉽지 않은 바깥쪽 볼을 기막히게 당겨쳐 ’일’을 냈다.

이날 홈런은 2004년 9월19일 한화와 경기 이후 무려 2천39일 만에 때려낸 안타였다.

임훈은 경기 후 "참 극적인 하루였다. 운이 참 좋았다"며 "공백이 길었던 만큼 오늘을 계기로 다시 야구를 한다는 기분으로 새로 시작하고 싶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임훈이 잘 때렸다"고만 짧게 말했지만 새로운 ’물건’을 하나 발견한 기분을 느낄 만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