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법조비리 어떤 사건 있었나

입력 2010.04.21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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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설업체 사장이 검사 100여명에게 향응과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역대 법조비리 사건들과 비교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초의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는 1997~98년 불거진 `의정부 법조비리' 파문이 첫손에 꼽힌다.

국내 사법 사상 처음으로 판사들이 수사대상에 올랐던 이 사건 수사를 통해 의정부지원 판사 15명이 변호사 14명으로부터 명절 떡값,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인 1999년 1월 현직 판검사를 포함한 검찰과 법원 직원, 경찰관 등 무려 300여명이 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에게 사건 수임을 알선하고 소개비를 받은 이른바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 터져나왔다.

당시 수사로 검사 25명의 금품수수 혐의가 적발됐고, 이에 검찰은 검사장급 2명을 포함해 검사 6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7명을 징계 조치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

하지만 정권 교체 직후였던 당시에 검찰 수뇌부는 이 사건 수습을 앞세워 검찰 내에서 명망있던 일부 고위간부를 내쫓는 기회로 활용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심재륜 당시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을 자초했고, 이는 심 고검장의 항명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던 전국 평검사들의 연판장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무는 듯했던 법조계의 곪은 상처가 다시 치부를 드러낸 것은 2006년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의 폭로를 통해서였다.

이른바 `김홍수 게이트'로 불린 이 사건에서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영광 검사, 현직 경찰서장인 민오기 총경 등이 김씨로부터 돈을 받고 재판이나 사건 처리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돼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2005∼2006년에는 브로커 윤상림씨가 전직 검ㆍ경 고위 간부 등에 돈을 뿌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로비 대상과 배후가 충분히 밝혀지지는 못했다.

이번 `검사 성접대' 의혹은 그 대상과 기간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지만 변호사나 브로커가 특정 사건을 알선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던 과거 법조비리와는 달리 접대의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아 법적 처벌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접대 의혹을 폭로한 건설업자 정모씨가 당시 사용한 수표의 일련번호와 일지를 적어둔 기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2007년 삼성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떡값 검사' 리스트를 능가하는 폭발력을 갖췄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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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 법조비리 어떤 사건 있었나
    • 입력 2010-04-21 06:40:28
    연합뉴스
한 건설업체 사장이 검사 100여명에게 향응과 성접대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역대 법조비리 사건들과 비교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최초의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는 1997~98년 불거진 `의정부 법조비리' 파문이 첫손에 꼽힌다. 국내 사법 사상 처음으로 판사들이 수사대상에 올랐던 이 사건 수사를 통해 의정부지원 판사 15명이 변호사 14명으로부터 명절 떡값, 휴가비 등의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인 1999년 1월 현직 판검사를 포함한 검찰과 법원 직원, 경찰관 등 무려 300여명이 대전지검 부장검사 출신인 이모 변호사에게 사건 수임을 알선하고 소개비를 받은 이른바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 터져나왔다. 당시 수사로 검사 25명의 금품수수 혐의가 적발됐고, 이에 검찰은 검사장급 2명을 포함해 검사 6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7명을 징계 조치하거나 인사상 불이익을 줬다. 하지만 정권 교체 직후였던 당시에 검찰 수뇌부는 이 사건 수습을 앞세워 검찰 내에서 명망있던 일부 고위간부를 내쫓는 기회로 활용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심재륜 당시 대구고검장의 `항명파동'을 자초했고, 이는 심 고검장의 항명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던 전국 평검사들의 연판장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아무는 듯했던 법조계의 곪은 상처가 다시 치부를 드러낸 것은 2006년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의 폭로를 통해서였다. 이른바 `김홍수 게이트'로 불린 이 사건에서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김영광 검사, 현직 경찰서장인 민오기 총경 등이 김씨로부터 돈을 받고 재판이나 사건 처리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로 구속돼 실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앞서 2005∼2006년에는 브로커 윤상림씨가 전직 검ㆍ경 고위 간부 등에 돈을 뿌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켰으나 로비 대상과 배후가 충분히 밝혀지지는 못했다. 이번 `검사 성접대' 의혹은 그 대상과 기간이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지만 변호사나 브로커가 특정 사건을 알선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던 과거 법조비리와는 달리 접대의 대가성이 명확하지 않아 법적 처벌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접대 의혹을 폭로한 건설업자 정모씨가 당시 사용한 수표의 일련번호와 일지를 적어둔 기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2007년 삼성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떡값 검사' 리스트를 능가하는 폭발력을 갖췄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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