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문 ‘이중 게재’ 의혹 제기

입력 2010.04.21 (08:06) 수정 2010.04.2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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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의 글이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겨오는 행위, 논문 이중게재라고 규정합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서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논문 실태를 분석 확인한 결과, 상당수 교수에서 이중게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일부 교수들의 경우 논문 이중게재를 통해 연구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두 번 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탐사보도팀 김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교수출신인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낙마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논문 이중게재 문제.

이중게재는 자신이 쓴 이전 논문의 글을 인용과 출처 없이 새 논문인 것처럼 학술지에 다시 출판한 점에서 연구 부적절행위로 간주됩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난 8개월 동안 논문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인문대, 사회대 등 인문사회게열 교수 581명입니다.

7,80년대 쓴 논문을 제외하고 90년대 이후 출판된 논문만을 살폈습니다.

특히 전체 6만건의 글 가운데,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만을 대상으로 이중게재 여부를 가렸습니다.

문서 유사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비교한 결과, 이중게재 의혹이 제기된 교수는 모두 135명, 23%였습니다.

김신복 부총장과 임현진 사회대학장 등 서울대 주요 간부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들 교수들은 대부분 과거에는 이중게재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관행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최00 (서울대 인문대 교수) : "당시에는 이건 뭐 저자들한테 확인도 안하고 실은 것 같아요. 통째로..."

특히 이중게재를 통해 결코 실적을 부풀리지 않았다고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탐사보도팀이 지난 5년동안 서울대 교수 승진시 반영하는 실적평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중게재 논문으로, 실적을 인정받아 승진까지 한 사례까지 확인됐습니다.

서울대 박모 교수, 지난 2000년 쓴 한글 논문을 한 학술지에 발표한 뒤 3년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해 다른 영문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박 교수는 2006년 이 번역한 영어 논문을 교수 승진 심사용 실적으로 제출해 점수 100점을 받았고, 그해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했습니다.

더구나 원래 한글 논문 역시 서울대 교수 임용시 실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중실적 제출이 확인된 것입니다.

<녹취> 박00(서울대 사회대 교수) : " 이건 제가 잘못한 거 맞습니다. 좀 뭐냐 하면 있어 보이려고 선택했나봐요. 하도 영어 영어하니까 선택했는가 보죠."

이중게재로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두 번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교수는 10여 명에 이릅니다.

이번 취재와 관련해 서울대는 잇따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실태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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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0-04-21 08: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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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신의 글이라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그대로 옮겨오는 행위, 논문 이중게재라고 규정합니다. KBS 탐사보도팀이 서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논문 실태를 분석 확인한 결과, 상당수 교수에서 이중게재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특히 일부 교수들의 경우 논문 이중게재를 통해 연구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두 번 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탐사보도팀 김정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6년 교수출신인 김병준 전 교육부총리가 낙마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논문 이중게재 문제. 이중게재는 자신이 쓴 이전 논문의 글을 인용과 출처 없이 새 논문인 것처럼 학술지에 다시 출판한 점에서 연구 부적절행위로 간주됩니다. KBS 탐사보도팀은 최고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지난 8개월 동안 논문 실태를 분석했습니다. 대상은 인문대, 사회대 등 인문사회게열 교수 581명입니다. 7,80년대 쓴 논문을 제외하고 90년대 이후 출판된 논문만을 살폈습니다. 특히 전체 6만건의 글 가운데,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만을 대상으로 이중게재 여부를 가렸습니다. 문서 유사도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고 비교한 결과, 이중게재 의혹이 제기된 교수는 모두 135명, 23%였습니다. 김신복 부총장과 임현진 사회대학장 등 서울대 주요 간부도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들 교수들은 대부분 과거에는 이중게재 기준이 엄격하지 않고 관행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최00 (서울대 인문대 교수) : "당시에는 이건 뭐 저자들한테 확인도 안하고 실은 것 같아요. 통째로..." 특히 이중게재를 통해 결코 실적을 부풀리지 않았다고 강변했습니다. 하지만 탐사보도팀이 지난 5년동안 서울대 교수 승진시 반영하는 실적평가 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중게재 논문으로, 실적을 인정받아 승진까지 한 사례까지 확인됐습니다. 서울대 박모 교수, 지난 2000년 쓴 한글 논문을 한 학술지에 발표한 뒤 3년 뒤 이를 영어로 번역해 다른 영문학술지에 게재했습니다. 그런데 박 교수는 2006년 이 번역한 영어 논문을 교수 승진 심사용 실적으로 제출해 점수 100점을 받았고, 그해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했습니다. 더구나 원래 한글 논문 역시 서울대 교수 임용시 실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중실적 제출이 확인된 것입니다. <녹취> 박00(서울대 사회대 교수) : " 이건 제가 잘못한 거 맞습니다. 좀 뭐냐 하면 있어 보이려고 선택했나봐요. 하도 영어 영어하니까 선택했는가 보죠." 이중게재로 실적을 부풀리거나 연구비를 두 번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교수는 10여 명에 이릅니다. 이번 취재와 관련해 서울대는 잇따라 대책회의를 여는 등 실태 파악에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김정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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