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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경영복귀 한 달…삼성엔 어떤 변화?
입력 2010.04.21 (08:33) 연합뉴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오는 24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퇴진 선언 23개월 만에 위기론을 주창하면서 경영에 복귀한 지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발표 당시의 요란했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뚜렷한 경영상의 행보를 보이지 않은 채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日 재계 지도자 회동 후 해외 출장길..'조용한 한 달' = 이 회장은 삼성 특검 사태로 퇴진을 선언한 2008년 4월 이전에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 근처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경영을 챙겼다.

일각에선 그가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삼성 경영에 복귀한 만큼,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복귀 한 달을 맞았지만, 이 회장의 동선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한 달 동안 대외적으로 드러난 이 회장의 움직임은 지난 6일 저녁 승지원에서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經團聯) 회장 내정자인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스미토모화학 회장을 만난 것이 유일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는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고는 이튿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러 간다며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전용기편으로 훌쩍 유럽으로 떠났다.

이달 말까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 머물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현지 움직임은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은둔 행보와 맞물려 그를 보좌할 조직의 윤곽도 안갯속이다.

삼성은 애초 이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실, 커뮤니케이션팀, 법무실을 각각 업무지원실, 브랜드관리실, 윤리경영실 등 3실 체제로 확대개편해 회장 보좌기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물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물론,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삼성에는 작은 듯 보이지만 큰 변화들이 있긴 했다.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활동을 강화하는 등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대외 소통채널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울러 일부 계열사에선 '경영진단'을 하는 등 '신발끈 조이기'에 나선 분위기도 감지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복귀 후 첫 공식행사로 몇 가지를 놓고 검토했지만 다른 일정 문제와 '천안함 사태' 등 여러 상황이 겹쳐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행보는..신경영 구상 나올까 =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 대부분이 올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지만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 회장이 내세운 '위기론'에 매우 진지하게 감응하고 있다.

위기론의 한 근거로 꼽힌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할 특화상품을 서둘러 키워야 하고, 경기변화 시점을 맞아 반도체와 LCD 부문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할지도 결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 회장이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을 이유로 경영복귀 후 선택한 첫 해외 출장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방문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먼저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는 이 회장이 5년 전인 2005년 4월 주요 사장단을 모아놓고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었던 곳이다.

당시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을 경영 목표로 제시하면서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조경쟁력에선 글로벌 경쟁업체들을 앞선다고 자부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애플 등 세계 IT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것은 이 회장이 5년 전 강조했던 '소프트 경쟁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위기극복을 경영복귀의 이유로 내세운 만큼 삼성이 지향해야 하는 투자 방향이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신수종 사업 등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화두를 던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이건희 경영복귀 한 달…삼성엔 어떤 변화?
    • 입력 2010-04-21 08:33:16
    연합뉴스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오는 24일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퇴진 선언 23개월 만에 위기론을 주창하면서 경영에 복귀한 지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발표 당시의 요란했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게 뚜렷한 경영상의 행보를 보이지 않은 채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日 재계 지도자 회동 후 해외 출장길..'조용한 한 달' = 이 회장은 삼성 특검 사태로 퇴진을 선언한 2008년 4월 이전에도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고 자택 근처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경영을 챙겼다.

일각에선 그가 현 상황을 '위기'로 규정하고 삼성 경영에 복귀한 만큼,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활발한 대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복귀 한 달을 맞았지만, 이 회장의 동선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한 달 동안 대외적으로 드러난 이 회장의 움직임은 지난 6일 저녁 승지원에서 일본 재계단체 게이단렌(經團聯) 회장 내정자인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스미토모화학 회장을 만난 것이 유일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아직 일본기업으로부터는 더 배워야 할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고는 이튿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러 간다며 수행비서만 대동한 채 전용기편으로 훌쩍 유럽으로 떠났다.

이달 말까지 이탈리아와 스위스에 머물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의 현지 움직임은 전혀 노출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은둔 행보와 맞물려 그를 보좌할 조직의 윤곽도 안갯속이다.

삼성은 애초 이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사장단협의회 산하의 업무지원실, 커뮤니케이션팀, 법무실을 각각 업무지원실, 브랜드관리실, 윤리경영실 등 3실 체제로 확대개편해 회장 보좌기구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물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물론,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삼성에는 작은 듯 보이지만 큰 변화들이 있긴 했다.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활동을 강화하는 등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대외 소통채널을 보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아울러 일부 계열사에선 '경영진단'을 하는 등 '신발끈 조이기'에 나선 분위기도 감지됐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복귀 후 첫 공식행사로 몇 가지를 놓고 검토했지만 다른 일정 문제와 '천안함 사태' 등 여러 상황이 겹쳐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행보는..신경영 구상 나올까 =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 대부분이 올 1분기에 좋은 실적을 냈지만 삼성 내부적으로는 이 회장이 내세운 '위기론'에 매우 진지하게 감응하고 있다.

위기론의 한 근거로 꼽힌 스마트폰 사업 등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할 특화상품을 서둘러 키워야 하고, 경기변화 시점을 맞아 반도체와 LCD 부문의 대규모 설비투자를 단행할지도 결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이 회장이 동계 올림픽 유치 활동을 이유로 경영복귀 후 선택한 첫 해외 출장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방문 전에 이탈리아 밀라노에 먼저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밀라노는 이 회장이 5년 전인 2005년 4월 주요 사장단을 모아놓고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었던 곳이다.

당시 월드 프리미엄 브랜드 육성을 경영 목표로 제시하면서 "디자인, 브랜드 등 소프트 경쟁력을 강화해 기능과 기술은 물론 감성의 벽까지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조경쟁력에선 글로벌 경쟁업체들을 앞선다고 자부하고 있는 삼성이지만 애플 등 세계 IT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것은 이 회장이 5년 전 강조했던 '소프트 경쟁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위기극복을 경영복귀의 이유로 내세운 만큼 삼성이 지향해야 하는 투자 방향이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할 신수종 사업 등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화두를 던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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