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외인 마운드, 애타는 8개 구단

입력 2010.04.21 (11:24) 수정 2010.04.2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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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프로야구 8개 구단 스카우트팀은 쓸만한 외국인 선수를 구하느라 바빴다. 대세는 장신의 정통파 투수였다.



지난 시즌 아킬리노 로페즈(35)와 릭 구톰슨(33)이 KIA의 우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팀당 두 명씩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카림 가르시아(35.롯데), 더그 클락(34.넥센)을 뺀 14명이 투수로 채워졌다.



특히 190㎝ 이상의 정통파 투수들이 대거 국내 무대에 상륙했다.



하지만 팀별로 18~20경기를 치른 21일 현재 외국인 투수들을 바라보는 감독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잔뜩 기대를 모았던 용병 투수들이 초반부터 난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등판 때 나아지겠지’라는 위안은 선발 투입 경기가 네댓 게임으로 늘어나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팬들이 ’키스도사’라는 다소 자극적인 별명을 붙여준 롯데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28)는 20일 KIA와 경기에서 안타를 2개밖에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5실점한 원인은 7개나 남발한 볼넷이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오늘도 4구가 많았다. 지는 경기에서 4구를 10개씩 남발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사도스키는 작년 메이저리그 데뷔 직후 16⅔이닝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고 위력적인 싱커를 갖고 있어 국내에서 어느 정도 통할 것으로 봤고 개막전 선발로도 낙점됐다.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뽑아온 선수라 애착이 가지만 지금까지 4패, 평균자책점 6.23에다 26이닝 동안 4사구 23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이다.



롯데는 2008년 19경기에 내보냈던 마티 매클레리를 7월말 퇴출하고 마무리로 데이비드 코르테스를 데려온 적이 있다.



한화가 꼴찌 탈출의 한 줄기 희망을 걸고자 만사 제쳐놓고 데려온 강속구 투수 호세 카페얀(29)은 더 실망스럽다. 역시 4패에 평균자책점은 7.27.



볼넷도 많이 내주는데다 피안타율도 0.337로 마구 두들겨 맞았다.



195㎝의 거구인 카페얀은 입단 때 시속 155㎞의 광속구를 구사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하지만 구속은 둘째치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아예 제구력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아 한화 코칭스태프를 애태우고 있다.



20일 LG와 경기에서도 2이닝에 안타 6개, 볼넷 6개를 내주고 9실점하다 보니 전체 선수들이 자포자기하는 기분으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마무리를 맡긴 훌리오 데폴라(28)마저도 영 마땅찮다. 데폴라는 10경기에 나와 3패 2세이브를 기록 중이고 벌써 블론세이브를 3개나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승을 올린 LG의 멕시코 출신 우완 투수 에드가 곤잘레스(27)는 구속이 147㎞까지 나오지만 변화구 각이 밋밋하고 하체를 활용하지 못해 한 번 얻어맞으면 난타당하는 스타일이다.



11점을 준 경기도 있고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8.77로 외형상 성적표는 가장 나쁘다. 20일 넥센 경기에서는 부상 예방 차원에서 조기 강판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투구 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산의 좌완 투수 레스 왈론드(34)는 2005년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를 한 번 경험했었다. 현재 왈론드는 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9.45를 기록 중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선발로 내보낼 투수니까 좋아지고 있다고 해야지 어쩌겠나"라고 말했지만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표정이다.



올 시즌 용병 투수 판도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고 있다.



작년에도 뛰었던 SK의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37)이 4승에 평균자책점 2.45로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같은 팀 게리 글로버(34)도 1승1패 뿐이지만 방어율은 2.45로 괜찮다. 삼성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9)도 2승2패, 평균자책점 3.57로 잘 버티는 편이다.



한편 KIA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를 돌려보내고 데려온 대체 용병 매트 라이트(28)는 한 번 선발로 나와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안타를 하나밖에 맞지 않았지만 볼넷은 5개나 내줬다. 조범현 KIA 감독도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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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1 11:24:44
    • 수정2010-04-21 15:42:26
    연합뉴스
지난 겨울 프로야구 8개 구단 스카우트팀은 쓸만한 외국인 선수를 구하느라 바빴다. 대세는 장신의 정통파 투수였다.

지난 시즌 아킬리노 로페즈(35)와 릭 구톰슨(33)이 KIA의 우승을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는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팀당 두 명씩 16명의 외국인 선수 중 카림 가르시아(35.롯데), 더그 클락(34.넥센)을 뺀 14명이 투수로 채워졌다.

특히 190㎝ 이상의 정통파 투수들이 대거 국내 무대에 상륙했다.

하지만 팀별로 18~20경기를 치른 21일 현재 외국인 투수들을 바라보는 감독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잔뜩 기대를 모았던 용병 투수들이 초반부터 난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등판 때 나아지겠지’라는 위안은 선발 투입 경기가 네댓 게임으로 늘어나면서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다.

팬들이 ’키스도사’라는 다소 자극적인 별명을 붙여준 롯데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28)는 20일 KIA와 경기에서 안타를 2개밖에 맞지 않았다. 그럼에도 5실점한 원인은 7개나 남발한 볼넷이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도 "오늘도 4구가 많았다. 지는 경기에서 4구를 10개씩 남발한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사도스키는 작년 메이저리그 데뷔 직후 16⅔이닝 무실점으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고 위력적인 싱커를 갖고 있어 국내에서 어느 정도 통할 것으로 봤고 개막전 선발로도 낙점됐다.

로이스터 감독이 직접 뽑아온 선수라 애착이 가지만 지금까지 4패, 평균자책점 6.23에다 26이닝 동안 4사구 23개는 실망스러운 성적표이다.

롯데는 2008년 19경기에 내보냈던 마티 매클레리를 7월말 퇴출하고 마무리로 데이비드 코르테스를 데려온 적이 있다.

한화가 꼴찌 탈출의 한 줄기 희망을 걸고자 만사 제쳐놓고 데려온 강속구 투수 호세 카페얀(29)은 더 실망스럽다. 역시 4패에 평균자책점은 7.27.

볼넷도 많이 내주는데다 피안타율도 0.337로 마구 두들겨 맞았다.

195㎝의 거구인 카페얀은 입단 때 시속 155㎞의 광속구를 구사한다는 설명이 붙었다. 하지만 구속은 둘째치고 공이 가운데로 몰리고 아예 제구력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아 한화 코칭스태프를 애태우고 있다.

20일 LG와 경기에서도 2이닝에 안타 6개, 볼넷 6개를 내주고 9실점하다 보니 전체 선수들이 자포자기하는 기분으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마무리를 맡긴 훌리오 데폴라(28)마저도 영 마땅찮다. 데폴라는 10경기에 나와 3패 2세이브를 기록 중이고 벌써 블론세이브를 3개나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4승을 올린 LG의 멕시코 출신 우완 투수 에드가 곤잘레스(27)는 구속이 147㎞까지 나오지만 변화구 각이 밋밋하고 하체를 활용하지 못해 한 번 얻어맞으면 난타당하는 스타일이다.

11점을 준 경기도 있고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8.77로 외형상 성적표는 가장 나쁘다. 20일 넥센 경기에서는 부상 예방 차원에서 조기 강판했다. 박종훈 LG 감독은 "투구 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산의 좌완 투수 레스 왈론드(34)는 2005년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 야구를 한 번 경험했었다. 현재 왈론드는 2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9.45를 기록 중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선발로 내보낼 투수니까 좋아지고 있다고 해야지 어쩌겠나"라고 말했지만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는 표정이다.

올 시즌 용병 투수 판도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고 있다.

작년에도 뛰었던 SK의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 켄(37)이 4승에 평균자책점 2.45로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같은 팀 게리 글로버(34)도 1승1패 뿐이지만 방어율은 2.45로 괜찮다. 삼성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29)도 2승2패, 평균자책점 3.57로 잘 버티는 편이다.

한편 KIA가 리카르도 로드리게스를 돌려보내고 데려온 대체 용병 매트 라이트(28)는 한 번 선발로 나와 5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신고식을 치렀다. 안타를 하나밖에 맞지 않았지만 볼넷은 5개나 내줬다. 조범현 KIA 감독도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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