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란 여파 각국 업계 ‘명암’ 뚜렷

입력 2010.04.2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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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편 마비로 각국 일부 업계의 수출입에 차질이 빚어져 적잖은 손해가 예상된다.

숙박업계는 발 묶인 여행객이 대거 밀려들어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제조업계나 식품업계는 필요한 재료 등을 제때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전 등 국제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제때 현지에 도착하고자 수천㎞를 육로로 이동하는 등 고역을 치르고 있다.

◇식품.제조업계 "재료.부품조달 어떡하나" = 각국의 식품.요식업계와 제조업계 등은 음식재료나 부품을 외국에서 제때 공급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언제나 신선한 재료를 확보해야 하는 횟집 등 수산물 전문점은 거래처에 식재료 물량이 바닥나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중동에서 과일과 채소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미국 내 유통업체들도 태평양 사이를 오가는 항공편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나 휴대전화 제조업계 등 부품 조달 시점을 정확히 맞추고자 항공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업계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남미나 아프리카의 화훼농가와 과일농장에서는 유럽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많은 인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지만 딱히 손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숙박업계 "이게 웬 횡재" = 반면 항공편이 취소돼 오갈 데 없는 승객들이 늘어나자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계는 때아닌 호시절을 누리고 있다.

호텔 정보 제공업체 STR 글로벌에 따르면 20일 현재 유럽 주요 공항 인근의 호텔 객실료는 작년 같은 시점보다 수십배, 많게는 수백배가량 올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인근 호텔은 69%,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은 70%, 벨기에 브뤼셀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137%와 369%까지 객실료가 뛰었다.

카리브해 연안에서는 발 묶인 관광객들이 현지에 머물며 먹고 자는 데 돈을 뿌리는 덕분에 `경기부양' 효과까지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스포츠 선수들 "그래도 경기는 참가해야" = 각종 스포츠경기 출전 선수들은 행여 경기 일정을 못 맞출세라 육로를 이용하는 등 `고행길'을 자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리버풀FC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 리그 준결승에 참가하려 했으나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

이들은 열차 3편을 바꿔 타고 프랑스 보르도에 도착한 뒤 마드리드행 비행기로 갈아탄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준결승을 치르는 풀럼FC도 애초 사설 항공편을 이용한다는 계획을 접고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사이클 세계 챔피언 알베르토 콘타도르를 비롯,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몇몇 선수는 대회장까지 자동차로 수천㎞를 달려오기도 했다.

25일 런던 마라톤에 출전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새미 완지루(케냐)는 항공편을 아직 구하지 못한 데다 현지 적응까지 늦어지면 혹 기록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 예정이었던 2010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는 국제탁구연맹 임원들이 한 명도 도착하지 못함에 따라 28일로 연기됐다.

◇"화산재로 미국 경제 6억5천만달러 손실" =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편 취소로 미국 경제에 6억5천만달러(7천215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관광협회는 이번 화산 폭발로 업계 전체에 걸쳐 손해가 하루 평균 1억3천만달러에 달하고, 6천만개가량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겠다고 20일 분석했다.

협회 측은 이와 함께 각국의 교통 당국이 앞다퉈 항공편을 폐쇄한 조치는 경제를 생각하지 않은 `과잉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로저 다우 관광협회장은 "안전이 늘 최우선 고려 사항이 돼야 하지만, 현재 경제가 불황을 탈출하는 상황에서 항공기 운항을 완전히 막는 식의 과잉 대응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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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공대란 여파 각국 업계 ‘명암’ 뚜렷
    • 입력 2010-04-21 12:59:53
    연합뉴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편 마비로 각국 일부 업계의 수출입에 차질이 빚어져 적잖은 손해가 예상된다. 숙박업계는 발 묶인 여행객이 대거 밀려들어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제조업계나 식품업계는 필요한 재료 등을 제때 구하지 못해 울상이다. 여기에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전 등 국제 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제때 현지에 도착하고자 수천㎞를 육로로 이동하는 등 고역을 치르고 있다. ◇식품.제조업계 "재료.부품조달 어떡하나" = 각국의 식품.요식업계와 제조업계 등은 음식재료나 부품을 외국에서 제때 공급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언제나 신선한 재료를 확보해야 하는 횟집 등 수산물 전문점은 거래처에 식재료 물량이 바닥나면서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중동에서 과일과 채소 등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미국 내 유통업체들도 태평양 사이를 오가는 항공편이 급감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나 휴대전화 제조업계 등 부품 조달 시점을 정확히 맞추고자 항공운송에 크게 의존하는 업계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남미나 아프리카의 화훼농가와 과일농장에서는 유럽 수출길이 막히면서 수많은 인부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지만 딱히 손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숙박업계 "이게 웬 횡재" = 반면 항공편이 취소돼 오갈 데 없는 승객들이 늘어나자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계는 때아닌 호시절을 누리고 있다. 호텔 정보 제공업체 STR 글로벌에 따르면 20일 현재 유럽 주요 공항 인근의 호텔 객실료는 작년 같은 시점보다 수십배, 많게는 수백배가량 올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인근 호텔은 69%,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은 70%, 벨기에 브뤼셀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137%와 369%까지 객실료가 뛰었다. 카리브해 연안에서는 발 묶인 관광객들이 현지에 머물며 먹고 자는 데 돈을 뿌리는 덕분에 `경기부양' 효과까지 얻고 있다는 전언이다. ◇스포츠 선수들 "그래도 경기는 참가해야" = 각종 스포츠경기 출전 선수들은 행여 경기 일정을 못 맞출세라 육로를 이용하는 등 `고행길'을 자처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팀 리버풀FC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UEFA 유로파 리그 준결승에 참가하려 했으나 항공편을 구하지 못했다. 이들은 열차 3편을 바꿔 타고 프랑스 보르도에 도착한 뒤 마드리드행 비행기로 갈아탄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독일 함부르크에서 준결승을 치르는 풀럼FC도 애초 사설 항공편을 이용한다는 계획을 접고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사이클 세계 챔피언 알베르토 콘타도르를 비롯, 투르 드 프랑스에 출전하는 몇몇 선수는 대회장까지 자동차로 수천㎞를 달려오기도 했다. 25일 런던 마라톤에 출전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새미 완지루(케냐)는 항공편을 아직 구하지 못한 데다 현지 적응까지 늦어지면 혹 기록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막 예정이었던 2010 세계 탁구선수권대회는 국제탁구연맹 임원들이 한 명도 도착하지 못함에 따라 28일로 연기됐다. ◇"화산재로 미국 경제 6억5천만달러 손실" = 화산 폭발에 따른 항공편 취소로 미국 경제에 6억5천만달러(7천215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관광협회는 이번 화산 폭발로 업계 전체에 걸쳐 손해가 하루 평균 1억3천만달러에 달하고, 6천만개가량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겠다고 20일 분석했다. 협회 측은 이와 함께 각국의 교통 당국이 앞다퉈 항공편을 폐쇄한 조치는 경제를 생각하지 않은 `과잉 대응'이었다고 지적했다. 로저 다우 관광협회장은 "안전이 늘 최우선 고려 사항이 돼야 하지만, 현재 경제가 불황을 탈출하는 상황에서 항공기 운항을 완전히 막는 식의 과잉 대응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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