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술 마시고 장난으로 방화”…대피 소동
입력 2010.04.23 (08:49)
수정 2010.04.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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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묻지마식 방화, 이번엔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다세대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른 방화였는데요.
이민우 기자, 그런데 불을 낸 이유가 어처구니 없더군요.
<리포트>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불이 나면 어떻게 타는지 궁금해 불을 질렀다, 한마디로 장난이었다는 거죠.
불길이 약해지면 다시 휘발유를 부었다네요.
새벽 3신데, 주차된 차들 활활 타죠, 불길은 집 안으로 들어오죠, 주민 70여명이 자다가 탈출하느라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하구요. 이러는 동안 이 10대들 이걸 다 구경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주택가, 의문의 불길이 치솟습니다.
CCTV에 찍힌 방화 용의자, 10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치다가요. 어쩌다 보니까...”
<녹취> 임00(피의자) : “죄송합니다. 큰 잘못을 저질렀네요."
그들의 장난으로 70여 명은 생사를 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주차된 차량들이 하나둘 불길에 휩싸이고 타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동용(진압팀장/강서소방서) :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은 연기와 불꽃이 (연립주택의) 상층부 쪽으로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것은 지난 17일 새벽 3시쯤, 서울 방화동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불길은 순식간 연립주택 집안으로 옮겨 붙었는데요.
갑작스런 화재로, 잠을 자던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서요. 그래서 가족들을 깨워서 (밖으로) 나와 보니까 주차장의 차량들이 불이 붙어서 화재가 났고, 주민들은 대피를 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베란다와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어떤 아주머니는 뛰어내리다가 팔 부분을 다쳤어요.”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5대와 오토바이 2대가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피해 규모는) 차량 15대와 오토바이 2대를 합쳐서 2억 원 정도로 보고 훼손된 건물의 가치를 1억 원 정도, 총 3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은 이 일대 2곳에서 또 났습니다. 100미터 반경 내에서 불과 5분 간격으로 연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연립주택에서 불이 난 뒤 근처 주택가의 현수막이 불에 탔고, 길가에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불길이 솟았는데요.
불이 난 그날 새벽, 수상한 두 남자가 주택가 골목을 유유히 지나쳐 갑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첫 번째 불을 지른 후에 현장을 벗어나서 도주하는 모습이 근처에 있는 CCTV에 찍혔습니다.”
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방화용의자, 18살 임 모군과 김 모군이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탐문수사 활동을 통해서 범인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집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잠복하다가 검거했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는데요.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장난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삼아 하려다가, 처음 (방화를) 한 것이 커진 거예요.”
단지 장난이었다는 두 사람, 불을 내고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불을 끄는 것을 근처에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그날 밤, 또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는데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휴대용 라이터에 쓰는 기름통을 훔쳤습니다.
그리고는 연립주택 주차장에 서있는 오토바이에 기름을 붓고, 아무런 이유 없이 불을 질렀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기름을 오토바이 안장에 뿌리고, 또 다른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비슷한 방법으로, 길 가는 곳에 있던 현수막과 침대 매트리스도 태웠습니다.
<녹취> 임00(피의자) : “생각 없이 술 먹고 (방화를)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목적도, 이유도 없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방화’였습니다.
이유 없는 ‘묻지마식 방화’는 누군가의 생명, 누군가의 재산을 이유 없이 빼앗아갑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방화 범죄는) 속에 감춰져 있는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그런 범죄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거나 운동과 같은 여가활동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용의자인 10대 청소년 두 사람을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묻지마식 방화, 이번엔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다세대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른 방화였는데요.
이민우 기자, 그런데 불을 낸 이유가 어처구니 없더군요.
<리포트>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불이 나면 어떻게 타는지 궁금해 불을 질렀다, 한마디로 장난이었다는 거죠.
불길이 약해지면 다시 휘발유를 부었다네요.
새벽 3신데, 주차된 차들 활활 타죠, 불길은 집 안으로 들어오죠, 주민 70여명이 자다가 탈출하느라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하구요. 이러는 동안 이 10대들 이걸 다 구경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주택가, 의문의 불길이 치솟습니다.
CCTV에 찍힌 방화 용의자, 10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치다가요. 어쩌다 보니까...”
<녹취> 임00(피의자) : “죄송합니다. 큰 잘못을 저질렀네요."
그들의 장난으로 70여 명은 생사를 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주차된 차량들이 하나둘 불길에 휩싸이고 타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동용(진압팀장/강서소방서) :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은 연기와 불꽃이 (연립주택의) 상층부 쪽으로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것은 지난 17일 새벽 3시쯤, 서울 방화동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불길은 순식간 연립주택 집안으로 옮겨 붙었는데요.
갑작스런 화재로, 잠을 자던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서요. 그래서 가족들을 깨워서 (밖으로) 나와 보니까 주차장의 차량들이 불이 붙어서 화재가 났고, 주민들은 대피를 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베란다와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어떤 아주머니는 뛰어내리다가 팔 부분을 다쳤어요.”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5대와 오토바이 2대가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피해 규모는) 차량 15대와 오토바이 2대를 합쳐서 2억 원 정도로 보고 훼손된 건물의 가치를 1억 원 정도, 총 3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은 이 일대 2곳에서 또 났습니다. 100미터 반경 내에서 불과 5분 간격으로 연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연립주택에서 불이 난 뒤 근처 주택가의 현수막이 불에 탔고, 길가에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불길이 솟았는데요.
불이 난 그날 새벽, 수상한 두 남자가 주택가 골목을 유유히 지나쳐 갑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첫 번째 불을 지른 후에 현장을 벗어나서 도주하는 모습이 근처에 있는 CCTV에 찍혔습니다.”
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방화용의자, 18살 임 모군과 김 모군이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탐문수사 활동을 통해서 범인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집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잠복하다가 검거했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는데요.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장난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삼아 하려다가, 처음 (방화를) 한 것이 커진 거예요.”
단지 장난이었다는 두 사람, 불을 내고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불을 끄는 것을 근처에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그날 밤, 또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는데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휴대용 라이터에 쓰는 기름통을 훔쳤습니다.
그리고는 연립주택 주차장에 서있는 오토바이에 기름을 붓고, 아무런 이유 없이 불을 질렀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기름을 오토바이 안장에 뿌리고, 또 다른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비슷한 방법으로, 길 가는 곳에 있던 현수막과 침대 매트리스도 태웠습니다.
<녹취> 임00(피의자) : “생각 없이 술 먹고 (방화를)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목적도, 이유도 없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방화’였습니다.
이유 없는 ‘묻지마식 방화’는 누군가의 생명, 누군가의 재산을 이유 없이 빼앗아갑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방화 범죄는) 속에 감춰져 있는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그런 범죄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거나 운동과 같은 여가활동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용의자인 10대 청소년 두 사람을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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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0-04-23 08:49:22
- 수정2010-04-23 13:21:47
<앵커 멘트>
묻지마식 방화, 이번엔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다세대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른 방화였는데요.
이민우 기자, 그런데 불을 낸 이유가 어처구니 없더군요.
<리포트>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불이 나면 어떻게 타는지 궁금해 불을 질렀다, 한마디로 장난이었다는 거죠.
불길이 약해지면 다시 휘발유를 부었다네요.
새벽 3신데, 주차된 차들 활활 타죠, 불길은 집 안으로 들어오죠, 주민 70여명이 자다가 탈출하느라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하구요. 이러는 동안 이 10대들 이걸 다 구경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주택가, 의문의 불길이 치솟습니다.
CCTV에 찍힌 방화 용의자, 10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치다가요. 어쩌다 보니까...”
<녹취> 임00(피의자) : “죄송합니다. 큰 잘못을 저질렀네요."
그들의 장난으로 70여 명은 생사를 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주차된 차량들이 하나둘 불길에 휩싸이고 타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동용(진압팀장/강서소방서) :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은 연기와 불꽃이 (연립주택의) 상층부 쪽으로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것은 지난 17일 새벽 3시쯤, 서울 방화동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불길은 순식간 연립주택 집안으로 옮겨 붙었는데요.
갑작스런 화재로, 잠을 자던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서요. 그래서 가족들을 깨워서 (밖으로) 나와 보니까 주차장의 차량들이 불이 붙어서 화재가 났고, 주민들은 대피를 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베란다와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어떤 아주머니는 뛰어내리다가 팔 부분을 다쳤어요.”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5대와 오토바이 2대가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피해 규모는) 차량 15대와 오토바이 2대를 합쳐서 2억 원 정도로 보고 훼손된 건물의 가치를 1억 원 정도, 총 3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은 이 일대 2곳에서 또 났습니다. 100미터 반경 내에서 불과 5분 간격으로 연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연립주택에서 불이 난 뒤 근처 주택가의 현수막이 불에 탔고, 길가에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불길이 솟았는데요.
불이 난 그날 새벽, 수상한 두 남자가 주택가 골목을 유유히 지나쳐 갑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첫 번째 불을 지른 후에 현장을 벗어나서 도주하는 모습이 근처에 있는 CCTV에 찍혔습니다.”
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방화용의자, 18살 임 모군과 김 모군이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탐문수사 활동을 통해서 범인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집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잠복하다가 검거했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는데요.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장난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삼아 하려다가, 처음 (방화를) 한 것이 커진 거예요.”
단지 장난이었다는 두 사람, 불을 내고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불을 끄는 것을 근처에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그날 밤, 또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는데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휴대용 라이터에 쓰는 기름통을 훔쳤습니다.
그리고는 연립주택 주차장에 서있는 오토바이에 기름을 붓고, 아무런 이유 없이 불을 질렀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기름을 오토바이 안장에 뿌리고, 또 다른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비슷한 방법으로, 길 가는 곳에 있던 현수막과 침대 매트리스도 태웠습니다.
<녹취> 임00(피의자) : “생각 없이 술 먹고 (방화를)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목적도, 이유도 없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방화’였습니다.
이유 없는 ‘묻지마식 방화’는 누군가의 생명, 누군가의 재산을 이유 없이 빼앗아갑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방화 범죄는) 속에 감춰져 있는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그런 범죄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거나 운동과 같은 여가활동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경찰은 용의자인 10대 청소년 두 사람을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묻지마식 방화, 이번엔 정말 큰일날 뻔 했습니다.
다세대 주택이 불길에 휩싸이면서 주민 7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저지른 방화였는데요.
이민우 기자, 그런데 불을 낸 이유가 어처구니 없더군요.
<리포트>
경찰 조사에서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불이 나면 어떻게 타는지 궁금해 불을 질렀다, 한마디로 장난이었다는 거죠.
불길이 약해지면 다시 휘발유를 부었다네요.
새벽 3신데, 주차된 차들 활활 타죠, 불길은 집 안으로 들어오죠, 주민 70여명이 자다가 탈출하느라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2층에서 뛰어내리다 다치기도 하구요. 이러는 동안 이 10대들 이걸 다 구경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주택가, 의문의 불길이 치솟습니다.
CCTV에 찍힌 방화 용의자, 10대 청소년들이었습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치다가요. 어쩌다 보니까...”
<녹취> 임00(피의자) : “죄송합니다. 큰 잘못을 저질렀네요."
그들의 장난으로 70여 명은 생사를 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서울의 한 주택가 주차장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주차된 차량들이 하나둘 불길에 휩싸이고 타고 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곧바로 화재 진압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신동용(진압팀장/강서소방서) : “(현장에 도착해보니) 아주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검은 연기와 불꽃이 (연립주택의) 상층부 쪽으로 분출되고 있었습니다.”
불이 난 것은 지난 17일 새벽 3시쯤, 서울 방화동의 한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일어났습니다.
불길은 순식간 연립주택 집안으로 옮겨 붙었는데요.
갑작스런 화재로, 잠을 자던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불이야!’ 하는 소리가 나서요. 그래서 가족들을 깨워서 (밖으로) 나와 보니까 주차장의 차량들이 불이 붙어서 화재가 났고, 주민들은 대피를 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 가운데 일부는 베란다와 창문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다 골절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정효기(연립주택 주민) : “어떤 아주머니는 뛰어내리다가 팔 부분을 다쳤어요.”
주차장에 있던 승용차 15대와 오토바이 2대가 불에 탔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피해 규모는) 차량 15대와 오토바이 2대를 합쳐서 2억 원 정도로 보고 훼손된 건물의 가치를 1억 원 정도, 총 3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불은 이 일대 2곳에서 또 났습니다. 100미터 반경 내에서 불과 5분 간격으로 연쇄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연립주택에서 불이 난 뒤 근처 주택가의 현수막이 불에 탔고, 길가에 버려진 침대 매트리스에서도 불길이 솟았는데요.
불이 난 그날 새벽, 수상한 두 남자가 주택가 골목을 유유히 지나쳐 갑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연립주택 주차장에서) 첫 번째 불을 지른 후에 현장을 벗어나서 도주하는 모습이 근처에 있는 CCTV에 찍혔습니다.”
CCTV에 찍힌 두 사람의 방화용의자, 18살 임 모군과 김 모군이었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탐문수사 활동을 통해서 범인으로 확신하게 되었고, 집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잠복하다가 검거했습니다.”
두 사람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는데요.
이들이 밝힌 범행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장난이었다는 겁니다.
<녹취> 김00(피의자) : “장난삼아 하려다가, 처음 (방화를) 한 것이 커진 거예요.”
단지 장난이었다는 두 사람, 불을 내고 소방관들이 출동하고 불을 끄는 것을 근처에서 구경하기도 했습니다.
친구 사이인 두 사람은 그날 밤, 또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늦은 시간까지 술을 마셨는데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휴대용 라이터에 쓰는 기름통을 훔쳤습니다.
그리고는 연립주택 주차장에 서있는 오토바이에 기름을 붓고, 아무런 이유 없이 불을 질렀습니다.
<인터뷰> 이형세(과장/강서경찰서 형사과) : “기름을 오토바이 안장에 뿌리고, 또 다른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비슷한 방법으로, 길 가는 곳에 있던 현수막과 침대 매트리스도 태웠습니다.
<녹취> 임00(피의자) : “생각 없이 술 먹고 (방화를)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목적도, 이유도 없는 전형적인 ‘묻지마식 방화’였습니다.
이유 없는 ‘묻지마식 방화’는 누군가의 생명, 누군가의 재산을 이유 없이 빼앗아갑니다.
<인터뷰> 곽대경(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방화 범죄는) 속에 감춰져 있는 공격성과 폭력성을 드러내는 그런 범죄행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화를 하거나 운동과 같은 여가활동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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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우 기자 kbsmino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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