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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황사 타고 오진 않는다
입력 2010.04.23 (13:28) 연합뉴스
2000년대 이후 국내 농가에 구제역이 확산될 때마다 `중국발 황사 탓'이라는 추측이 나오곤 한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3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관계 당국과 학계의 연구자들이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 먼지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2003년 농촌진흥청이 중국 황사 발원지의 토양과 국내의 황사 먼지를 비교 분석했을 때도 병원성 미생물이 황사를 통해 전파된다고 의심할만한 근거는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양쪽 시료에서 함께 발견되는 세균은 단 한 가지도 없었고, 일부 곰팡이가 공통으로 발견됐으나 모두 매우 흔한 종류였으며, 바이러스는 아예 검출조차 안됐다.

황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들어온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육지에서는 60km, 바다에서는 300km까지 전파될 수 있다고는 하나 이는 중국발 황사에는 적용될 수 없는 얘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발 황사는 비교적 높은 4∼8km의 고도에서 1∼4일간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자외선이 비교적 약한 지상에서도 바이러스가 햇빛에 노출되면 살균 효과로 30분∼1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멸하는데, 높은 고도에서 장기간 이동하는 황사는 자외선에 훨씬 많이 노출돼 미생물이 살아남기 어렵다.

공기를 통한 구제역 전파는 낮은 고도에서 바람이 불 때나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이번 국내 구제역은 중국의 구제역 유행 지역을 방문했던 축산농가 주인에 의해 퍼진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사를 타고 구제역이 전파된다는 추측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이럴 개연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온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연 황사를 타고 구제역이 전파될 수 있는지는 관련 연구자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겠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면 자칫 국가간 외교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구제역, 황사 타고 오진 않는다
    • 입력 2010-04-23 13:28:07
    연합뉴스
2000년대 이후 국내 농가에 구제역이 확산될 때마다 `중국발 황사 탓'이라는 추측이 나오곤 한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억측'에 불과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3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관계 당국과 학계의 연구자들이 우리나라에 날아오는 황사 먼지를 채집해 분석한 결과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또 2003년 농촌진흥청이 중국 황사 발원지의 토양과 국내의 황사 먼지를 비교 분석했을 때도 병원성 미생물이 황사를 통해 전파된다고 의심할만한 근거는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양쪽 시료에서 함께 발견되는 세균은 단 한 가지도 없었고, 일부 곰팡이가 공통으로 발견됐으나 모두 매우 흔한 종류였으며, 바이러스는 아예 검출조차 안됐다.

황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들어온다는 주장에 신빙성이 없음을 실증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육지에서는 60km, 바다에서는 300km까지 전파될 수 있다고는 하나 이는 중국발 황사에는 적용될 수 없는 얘기다.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발 황사는 비교적 높은 4∼8km의 고도에서 1∼4일간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자외선이 비교적 약한 지상에서도 바이러스가 햇빛에 노출되면 살균 효과로 30분∼1시간 이내에 대부분 소멸하는데, 높은 고도에서 장기간 이동하는 황사는 자외선에 훨씬 많이 노출돼 미생물이 살아남기 어렵다.

공기를 통한 구제역 전파는 낮은 고도에서 바람이 불 때나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역학조사 결과 이번 국내 구제역은 중국의 구제역 유행 지역을 방문했던 축산농가 주인에 의해 퍼진 것으로 이미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황사를 타고 구제역이 전파된다는 추측은 과학적 근거가 없고 이럴 개연성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서 나온 적도 없다"고 단언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과연 황사를 타고 구제역이 전파될 수 있는지는 관련 연구자들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겠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주장이 계속 나오면 자칫 국가간 외교문제로 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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