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파벌로 공정한 경쟁 방해”

입력 2010.04.23 (17:38) 수정 2010.04.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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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줄기의 파벌은 없어졌지만 스케이트장별, 개인 코치별 파벌이 형성돼 공정하고 투명한 선의의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0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이정수 외압’과 지난해 대표선발전 ’나눠먹기식 운영’에 대한 조사에 나선 공동조사위원회(위원장 오영중)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술을 빙자한 담합과 팀플레이가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술과 담합을 규정하는 게 모호하고 전문적인 견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쇼트트랙에서 파벌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됐던 것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파벌에 따라 두 패로 양분돼 훈련하면서부터다.



안현수(성남시청)와 진선유(단국대)의 남녀부 3관왕 달성으로 파벌 문제가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듯했지만 그해 3월 세계팀선수권대회를 끝내고 선수단이 귀국한 자리에서 안현수의 아버지와 빙상연맹 임원이 멱살잡이하면서 다시 이슈로 드러났다.



결국 박성인 빙상연맹 회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고, 쇼트트랙 관계자들도 자숙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더불어 빙상연맹은 쇼트트랙 파벌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혀온 유태욱 쇼트트랙 부회장과 전명규 기획부회장을 빙상연맹의 임원으로 추대하면서 쇼트트랙 관계자들의 통합을 노렸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큰 줄기의 파벌은 없어졌지만 이제 스케이트장별, 개인코치 별로 파벌이 형성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팀은 달라도 같은 링크에서 같은 코치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끼리 뭉치는 새로운 파벌이 등장했고, 서로 밀고 당겨주는 짬짜미가 공공연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게 조사위의 설명이다.



조사위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단국대)가 전재목 전 대표팀 코치의 강압에 의해 개인전을 나서지 못했다는 폭로로 조사에 나섰지만 선수와 코치를 소환하는 과정에서 대표선발전 짬짜미 의혹이 더 두드러지면서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사태가 번지고 말았다.



결국 조사위는 지난해 대표선발전 1,000m 준결승에서 이정수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전재목 코치와 곽윤기(연세대)의 증언 및 비디오 분석 결과 담합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때문에 조사위는 담합을 주도하고 어린 선수를 기자회견장까지 데려와 책임 회피에 나선 전 코치에게 영구제명을 권고했고, 담합에 가담한 이정수와 곽윤기에게는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조사위 관계자는 "선수들의 주변 상황을 이해하지만 징계는 어쩔 수 없다"며 "지도자 역시 자기 선수들을 대표선수로 뽑히게 하려는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자기 합리화를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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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트트랙 파벌로 공정한 경쟁 방해”
    • 입력 2010-04-23 17:38:02
    • 수정2010-04-23 17:48:21
    연합뉴스
"큰 줄기의 파벌은 없어졌지만 스케이트장별, 개인 코치별 파벌이 형성돼 공정하고 투명한 선의의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0 세계쇼트트랙선수권대회에서 벌어진 ’이정수 외압’과 지난해 대표선발전 ’나눠먹기식 운영’에 대한 조사에 나선 공동조사위원회(위원장 오영중)는 23일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술을 빙자한 담합과 팀플레이가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술과 담합을 규정하는 게 모호하고 전문적인 견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쇼트트랙에서 파벌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됐던 것은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선수들이 파벌에 따라 두 패로 양분돼 훈련하면서부터다.

안현수(성남시청)와 진선유(단국대)의 남녀부 3관왕 달성으로 파벌 문제가 잠시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듯했지만 그해 3월 세계팀선수권대회를 끝내고 선수단이 귀국한 자리에서 안현수의 아버지와 빙상연맹 임원이 멱살잡이하면서 다시 이슈로 드러났다.

결국 박성인 빙상연맹 회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고, 쇼트트랙 관계자들도 자숙하는 모양새를 갖추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더불어 빙상연맹은 쇼트트랙 파벌의 ’양대 산맥’으로 손꼽혀온 유태욱 쇼트트랙 부회장과 전명규 기획부회장을 빙상연맹의 임원으로 추대하면서 쇼트트랙 관계자들의 통합을 노렸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이에 대해 조사위는 "큰 줄기의 파벌은 없어졌지만 이제 스케이트장별, 개인코치 별로 파벌이 형성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팀은 달라도 같은 링크에서 같은 코치의 지도를 받는 선수들끼리 뭉치는 새로운 파벌이 등장했고, 서로 밀고 당겨주는 짬짜미가 공공연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는 게 조사위의 설명이다.

조사위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정수(단국대)가 전재목 전 대표팀 코치의 강압에 의해 개인전을 나서지 못했다는 폭로로 조사에 나섰지만 선수와 코치를 소환하는 과정에서 대표선발전 짬짜미 의혹이 더 두드러지면서 이전투구의 양상으로 사태가 번지고 말았다.

결국 조사위는 지난해 대표선발전 1,000m 준결승에서 이정수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전재목 코치와 곽윤기(연세대)의 증언 및 비디오 분석 결과 담합이 있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때문에 조사위는 담합을 주도하고 어린 선수를 기자회견장까지 데려와 책임 회피에 나선 전 코치에게 영구제명을 권고했고, 담합에 가담한 이정수와 곽윤기에게는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조사위 관계자는 "선수들의 주변 상황을 이해하지만 징계는 어쩔 수 없다"며 "지도자 역시 자기 선수들을 대표선수로 뽑히게 하려는 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자기 합리화를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옳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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