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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출간
입력 2010.04.23 (20:19) 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가 오는 26일 출간된다.

자서전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저서와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와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 유족.지인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됐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390쪽 분량의 `정본 자서전'이다.

고인은 책에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통령은 진보를 이루는 데 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라며 검찰수사 이후 느낀 좌절감을 토로했다.

대선과 대북 송금특검, 이라크 파병, 검찰개혁 등을 둘러싼 뒷얘기와 이를 대하는 고인의 심경도 담겨있다.

2002년 대선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당시 4대 권력기관과 내각.정부산하단체 절반의 인사권에 대한 구두약속을 하라는 정 후보측의 요구를 노 전 대통령이 거절하자 김원기 고문이 "후보가 구두약속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겠다"고 한 일화도 소개됐다.

그는 "김 고문이 자기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정계 은퇴라도 할테니 거짓말을 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나는 `대통령 후보가 거짓 술수를 허락하란 말입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이 돼도 성공할 수 없다'고 화를 냈다"고 했다.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선 "대북송금이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서는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했다. 그는 `통치행위론'을 내세워 검찰 수사를 막고 싶었으나 좌절된 비화도 공개됐다.

그는 "김 대통령이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을 보내 이런 뜻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고 하셨다. 대통령이 한 일이 아니라고 했으니 통치행위론을 내세우는 데 필요한 근거가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선 "애초 미국의 요구는 1만명 이상의 전투병력 파견"이었다며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파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를 개혁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며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미안하고 할 말이 없다"면서도 "참여정부의 공과를 다 책임지겠다는 후보가 아무도 없었다"며 당시 여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원칙을 잃고 패배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도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2'가 서울(9일)과 광주(9일), 대구(15일), 대전(16일), 부산(23일)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출간
    • 입력 2010-04-23 20:19:24
    연합뉴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이다'가 오는 26일 출간된다.

자서전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저서와 미발표 원고, 메모, 편지와 각종 인터뷰 및 구술 기록, 유족.지인들의 인터뷰를 토대로 정리됐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390쪽 분량의 `정본 자서전'이다.

고인은 책에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었다고 믿었는데, 돌아보니 원래 있던 그대로 돌아가 있었다.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길이 다른 데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대통령은 진보를 이루는 데 적절한 자리가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라며 검찰수사 이후 느낀 좌절감을 토로했다.

대선과 대북 송금특검, 이라크 파병, 검찰개혁 등을 둘러싼 뒷얘기와 이를 대하는 고인의 심경도 담겨있다.

2002년 대선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 당시 4대 권력기관과 내각.정부산하단체 절반의 인사권에 대한 구두약속을 하라는 정 후보측의 요구를 노 전 대통령이 거절하자 김원기 고문이 "후보가 구두약속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겠다"고 한 일화도 소개됐다.

그는 "김 고문이 자기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고 정계 은퇴라도 할테니 거짓말을 하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했다. 나는 `대통령 후보가 거짓 술수를 허락하란 말입니까. 그렇게 하면 대통령이 돼도 성공할 수 없다'고 화를 냈다"고 했다.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해선 "대북송금이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서는 안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견해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했다. 그는 `통치행위론'을 내세워 검찰 수사를 막고 싶었으나 좌절된 비화도 공개됐다.

그는 "김 대통령이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을 보내 이런 뜻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김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보고받지 않아 몰랐다고 하셨다. 대통령이 한 일이 아니라고 했으니 통치행위론을 내세우는 데 필요한 근거가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선 "애초 미국의 요구는 1만명 이상의 전투병력 파견"이었다며 "이라크 파병은 옳지 않은 선택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옳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 파병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 이러한 제도를 개혁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며 "퇴임한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미안하고 할 말이 없다"면서도 "참여정부의 공과를 다 책임지겠다는 후보가 아무도 없었다"며 당시 여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원칙을 잃고 패배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도 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밴드 `사람사는 세상2'가 서울(9일)과 광주(9일), 대구(15일), 대전(16일), 부산(23일)에서 순회공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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