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박기준 지검장 사표…제보자 ‘자살 기도’

입력 2010.04.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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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검사 접대'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현직 검사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건설업자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임주영 기자!

<질문>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결국 사직했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오늘 오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인데요.

사표를 제출하기 전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으로 밝힌 소견문에서 박 지검장은, "이번 일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떠안고 사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진실은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밝혀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사표 수리 여부는 신중히 결정할 것이며 사표수리 이전에 박 지검장을 전보 조치한 후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먼저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접대했다는 사람은 왜 또 자살을 시도한 겁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정 씨는 오늘 오후 법원 심문을 앞두고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정 OO(검사 향응·접대 제보자): (심적 압박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그냥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심정은..."

정 씨는 '구속집행정지 취소' 여부와 관련한 법원 심문 직전인 오늘 오후 2시 50분쯤,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평소 가지고 다니던 다량의 수면제와 신경 안정제, 정신과 치료제 등을 삼켰습니다.

정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위 세척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정 씨의 활동지역을 병원으로만 제한하고, 재구속 여부 판단을 다음주로 미뤘습니다.

<질문> 정씨가 갱생위원이었다고 하죠 , 그거하면 검사들하고 친하게 지낼수 있는가 보죠?

<답변>

네, 정 씨는 지난 1984년에 진주지역 갱생보호위원으로 위촉됐는데요,

이때부터 위원으로 활동한 10년을 포함해 최근까지 검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합니다. -

<녹취> 정 00: "당연히 촌지. 진주에서 항상 한 달에 두 번씩 30만 원씩. 그때 당시 돈으로 두 번."

이같은 문제는 갱생보호위원회가 지난 1996년에 '범죄예방위원회'로 통합된 뒤에도 마찬가집니다.

범죄 예방 활동을 위해 검찰청사 안에 사무실을 두고 검사들과 자주 접촉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전주의 범죄예방위원 건설업자 한모 씨가 수사 무마를 위해 검찰 고위 간부에게 뇌물을 주려다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2004년에는 부산의 범죄예방위원이던 김모씨가 아는 검사를 통해 피의자를 석방시켜 주겠다며 5백만 원을 받았다가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범죄예방위원들은 일부의 비행 때문에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범방위원: "오해받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 왜냐면 올바로 사회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범방위원이 한 것처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듣기도 안 좋고, 보기도 안 좋고..."

현재 활동중인 전국 50여 개 범죄예방위 지역협의회장 상당수가 건설이나 운수업체 등의 대표들입니다.

때문에 일부 위원들이 검사와 친분을 쌓고 이를 통해 로비를 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존데요, 범죄예방위원에 대한 엄격한 선정기준과 관리가 요구되는 이윱니다.

<질문> 진상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우선 진상규명위원회는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대검찰청은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각계 인사를 망라한 위원 7명을 위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상규명위원은 신성호 중앙일보 정보사업단 대표이사와 하창우 변호사,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신종원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 그리고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등입니다.

또 진상조사단장인 채동욱 대전고검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첫 여성 출신 차장검사로 이름을 알린 조희진 고양지청 차장검사도 포함됐습니다.

진상규명위는 비상근으로, 수시로 진상조사단의 보고를 받게 되며 조사가 끝나면 징계 수준부터 형사처벌 여부까지 판단한 뒤 최종 결과를 검찰총장에게 건의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원장 성낙인 교수를 놓고 일각에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성 교수가 지난 2004년 정부에서 연구비 2,900만 원을 지원받고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이듬해에는 같은 내용의 논문으로 바꿔서 서울대 학술지에 실어 학교로부터 2백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성 교수는 당시에 지원받은 2백만 원은 연구비가 아닌 교수 격려금이어서 이중지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어제와 오늘에 걸쳐 정 씨가 접대했다고 주장한 음식점과 술집 등의 장부와 카드매출 전표 등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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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4-23 23: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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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검사 접대'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접대 대상으로 지목된 현직 검사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검사들을 접대했다고 주장한 건설업자는 자살을 시도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있습니다. 임주영 기자! <질문>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결국 사직했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오늘 오후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접대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인데요. 사표를 제출하기 전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으로 밝힌 소견문에서 박 지검장은, "이번 일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떠안고 사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진실은 진상규명위원회에서 밝혀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사표 수리 여부는 신중히 결정할 것이며 사표수리 이전에 박 지검장을 전보 조치한 후 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먼저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접대했다는 사람은 왜 또 자살을 시도한 겁니까? <답변> 네, 그렇습니다. 정 씨는 오늘 오후 법원 심문을 앞두고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녹취> 정 OO(검사 향응·접대 제보자): (심적 압박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그냥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심정은..." 정 씨는 '구속집행정지 취소' 여부와 관련한 법원 심문 직전인 오늘 오후 2시 50분쯤,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평소 가지고 다니던 다량의 수면제와 신경 안정제, 정신과 치료제 등을 삼켰습니다. 정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위 세척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은 정 씨의 활동지역을 병원으로만 제한하고, 재구속 여부 판단을 다음주로 미뤘습니다. <질문> 정씨가 갱생위원이었다고 하죠 , 그거하면 검사들하고 친하게 지낼수 있는가 보죠? <답변> 네, 정 씨는 지난 1984년에 진주지역 갱생보호위원으로 위촉됐는데요, 이때부터 위원으로 활동한 10년을 포함해 최근까지 검사들에게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합니다. - <녹취> 정 00: "당연히 촌지. 진주에서 항상 한 달에 두 번씩 30만 원씩. 그때 당시 돈으로 두 번." 이같은 문제는 갱생보호위원회가 지난 1996년에 '범죄예방위원회'로 통합된 뒤에도 마찬가집니다. 범죄 예방 활동을 위해 검찰청사 안에 사무실을 두고 검사들과 자주 접촉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전주의 범죄예방위원 건설업자 한모 씨가 수사 무마를 위해 검찰 고위 간부에게 뇌물을 주려다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앞서 2004년에는 부산의 범죄예방위원이던 김모씨가 아는 검사를 통해 피의자를 석방시켜 주겠다며 5백만 원을 받았다가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범죄예방위원들은 일부의 비행 때문에 순수한 봉사활동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녹취> 범방위원: "오해받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 왜냐면 올바로 사회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범방위원이 한 것처럼 이런 부분에 대해서 듣기도 안 좋고, 보기도 안 좋고..." 현재 활동중인 전국 50여 개 범죄예방위 지역협의회장 상당수가 건설이나 운수업체 등의 대표들입니다. 때문에 일부 위원들이 검사와 친분을 쌓고 이를 통해 로비를 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 구존데요, 범죄예방위원에 대한 엄격한 선정기준과 관리가 요구되는 이윱니다. <질문> 진상조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답변> 네, 우선 진상규명위원회는 인선이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대검찰청은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각계 인사를 망라한 위원 7명을 위촉했다고 밝혔습니다. 진상규명위원은 신성호 중앙일보 정보사업단 대표이사와 하창우 변호사, 김태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신종원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 그리고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등입니다. 또 진상조사단장인 채동욱 대전고검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첫 여성 출신 차장검사로 이름을 알린 조희진 고양지청 차장검사도 포함됐습니다. 진상규명위는 비상근으로, 수시로 진상조사단의 보고를 받게 되며 조사가 끝나면 징계 수준부터 형사처벌 여부까지 판단한 뒤 최종 결과를 검찰총장에게 건의하게 됩니다. 그런데 위원장 성낙인 교수를 놓고 일각에선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성 교수가 지난 2004년 정부에서 연구비 2,900만 원을 지원받고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이듬해에는 같은 내용의 논문으로 바꿔서 서울대 학술지에 실어 학교로부터 2백만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성 교수는 당시에 지원받은 2백만 원은 연구비가 아닌 교수 격려금이어서 이중지원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어제와 오늘에 걸쳐 정 씨가 접대했다고 주장한 음식점과 술집 등의 장부와 카드매출 전표 등을 확보하는 등 본격적인 현장 조사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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