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맹활약하는 50-60대 여배우들

입력 2010.04.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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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 ’여배우들’ 속에서 윤여정(63)은 "늙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오죽하면 후배 고현정은 "선생님 늙었다는 말 좀 그만 하시라"고 타박할 정도다.



’여배우’들의 홍보를 위해 만난 윤여정은 "이제 늙어서"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수십 년의 풍파를 견디며 쌓은 연기 공력은 그 세월의 무게만큼 묵직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심어주곤 한다.



나이 지긋한 여배우들이 영화 일선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스릴러ㆍ전쟁영화 등 남성중심의 영화가 많아 젊은 여배우들이 일자리 기근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들 여배우가 노익장을 뽐내고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간다.



최근 비중 있는 조연으로 스크린을 누비는 윤여정의 행보는 시선을 끌 만하다.



일단 최신작 두 편이 모두 칸 영화제 공식부문에 진출했다. 임상수 감독과 함께 찍은 ’하녀’는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과 함께 찍은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칸 영화제 공식부문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올린 배우는 대한민국 배우로 윤여정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칸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오래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60년대 최고의 배우였던 윤정희(66)도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의 ’시’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시를 쓰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주인공 미자를 연기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복귀작과 함께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게 됐다. 이 감독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덕택이다. 지난 40여 년간 3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국내 최고의 여배우였지만 칸에 부름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개인적인 영예를 안기보다는 작품상을 받는 게 더 큰 영광일 것"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여배우들은 무시하지 못할 티켓 파워도 입증하고 있다.



나문희(69)ㆍ김수미(59) 등이 출연한 ’육혈포 강도단’은 최근 12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 ’의형제’(545만명), ’하모니’(304만명)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현재 순항 중이다.



이들에 비해 다소 젊은 김해숙(55)은 영화 ’친정엄마’에서 시골에 사는 우리 내의 엄마 모습을 완벽하게 재연해 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박진희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김해숙의 비중이 더 크다.



영화계는 이처럼 나이 든 여배우들이 주ㆍ조연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는 것에 대해 흐뭇해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임성규 과장은 "워낙 연륜 있는 분들이라 연기는 기본적으로 잘하신다"며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녹이는 힘이 매우 뛰어나시기 때문에 영화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결과적으로 이는 영화 흥행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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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린서 맹활약하는 50-60대 여배우들
    • 입력 2010-04-25 11:28:40
    연합뉴스
이재용 감독이 연출한 영화 ’여배우들’ 속에서 윤여정(63)은 "늙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오죽하면 후배 고현정은 "선생님 늙었다는 말 좀 그만 하시라"고 타박할 정도다.

’여배우’들의 홍보를 위해 만난 윤여정은 "이제 늙어서"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수십 년의 풍파를 견디며 쌓은 연기 공력은 그 세월의 무게만큼 묵직한 감동을 관객들에게 심어주곤 한다.

나이 지긋한 여배우들이 영화 일선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다. 특히 스릴러ㆍ전쟁영화 등 남성중심의 영화가 많아 젊은 여배우들이 일자리 기근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들 여배우가 노익장을 뽐내고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간다.

최근 비중 있는 조연으로 스크린을 누비는 윤여정의 행보는 시선을 끌 만하다.

일단 최신작 두 편이 모두 칸 영화제 공식부문에 진출했다. 임상수 감독과 함께 찍은 ’하녀’는 경쟁부문에, 홍상수 감독과 함께 찍은 ’하하하’는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칸 영화제 공식부문에 두 편의 영화를 동시에 올린 배우는 대한민국 배우로 윤여정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평생 칸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오래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1960년대 최고의 배우였던 윤정희(66)도 16년 만에 이창동 감독의 ’시’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시를 쓰면서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주인공 미자를 연기해 주목을 끌고 있다.

복귀작과 함께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게 됐다. 이 감독의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덕택이다. 지난 40여 년간 30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한 국내 최고의 여배우였지만 칸에 부름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개인적인 영예를 안기보다는 작품상을 받는 게 더 큰 영광일 것"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여배우들은 무시하지 못할 티켓 파워도 입증하고 있다.

나문희(69)ㆍ김수미(59) 등이 출연한 ’육혈포 강도단’은 최근 12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에 ’의형제’(545만명), ’하모니’(304만명)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현재 순항 중이다.

이들에 비해 다소 젊은 김해숙(55)은 영화 ’친정엄마’에서 시골에 사는 우리 내의 엄마 모습을 완벽하게 재연해 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박진희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영화에서 김해숙의 비중이 더 크다.

영화계는 이처럼 나이 든 여배우들이 주ㆍ조연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하는 것에 대해 흐뭇해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임성규 과장은 "워낙 연륜 있는 분들이라 연기는 기본적으로 잘하신다"며 "캐릭터를 자신의 것으로 녹이는 힘이 매우 뛰어나시기 때문에 영화에 안정감을 부여하고, 결과적으로 이는 영화 흥행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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