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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된 자전거도로…단속도 어려워
입력 2010.04.28 (06:21)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자전거 도로. 폭이 2m 남짓해 차 한 대가 막아서도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차도 바로 옆의 이 길에 1t 트럭 한 대, 승용차 두 대가 줄을 지어 주차했다.

자전거를 자주 탄다는 주민 나창운(68)씨는 "차가 세워져 있으면 인도나 차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차도에서 사고가 날까 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탄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포구 월드컵 경기장 인근. 자전거 도로가 주차 차량으로 곳곳에서 맥이 끊겼다. 주민 인명용(58)씨는 "실제로는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란 의미가 없다"고 했다.

환경친화 정책의 하나로 서울시가 곳곳에 조성한 자전거 도로가 버젓이 주차한 차량 탓에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28일 연합뉴스가 서울 강북ㆍ강남 지역의 자전거 도로 5곳을 확인해 보니 모든 구간에서 주차 차량이 1∼3대 세워져 있어 소통을 막는 현상이 목격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자전거 도로 35구간 중 18개 구간은 차량 진입을 막는 울타리나 경계석 없이, 실선으로만 땅 위에 영역을 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이 손쉽게 선을 넘어가 자전거 도로를 간이 주차 공간으로 악용할 개연성이 크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연합뉴스가 확인한 도로 5구간 중 3곳도 이런 실선 구조의 길이었다.

나머지 2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시설물 사이의 3-5m 틈을 비집고 들어가 주차했다.

그러나 주차 단속을 맡은 구청들은 자전거길이 인도에 가까운 곳에 있는데다, 서울의 고질적인 주차난 탓에 적극적인 단속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강북지역의 한 구청 관계자는 "생계형 1.5t 트럭은 짐을 싣고 내리는 시간을 고려해 15분가량 정차하는 것은 봐준다. 매번 완벽하게 불법 주차를 잡아내기도 어렵다"며 단속 한계를 인정했다.

강남지역의 다른 구청 관계자도 "자전거 도로가 있는 지역이 워낙 커 한정된 인력으로 효과적인 단속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치구 관계자들은 차량의 진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울타리 시설을 모든 자전거 도로에 설치하면 불법 주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서울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도나 인도를 쪼개 자전거 도로를 만든 사례가 적잖아 무리하게 시설물을 깔면 협소한 공간이 더 좁아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도 차(車)인 만큼 선으로 전용도로를 구분하는 게 원칙이다. 유럽 선진국도 시설물로 자전거 길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법규에는 차가 자전거 도로 경계선을 넘는 행위도 처벌할 근거도 없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주행 중인 차량이 자전거 도로에 진입하면 범칙금 3만∼5만원을 물리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7월께 공포할 예정이다.
  • 주차장 된 자전거도로…단속도 어려워
    • 입력 2010-04-28 06:21:57
    연합뉴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연신내역 인근 자전거 도로. 폭이 2m 남짓해 차 한 대가 막아서도 자전거가 다닐 수 없는, 차도 바로 옆의 이 길에 1t 트럭 한 대, 승용차 두 대가 줄을 지어 주차했다.

자전거를 자주 탄다는 주민 나창운(68)씨는 "차가 세워져 있으면 인도나 차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차도에서 사고가 날까 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탄다"고 말했다.

같은 날 마포구 월드컵 경기장 인근. 자전거 도로가 주차 차량으로 곳곳에서 맥이 끊겼다. 주민 인명용(58)씨는 "실제로는 자전거가 다니는 길이란 의미가 없다"고 했다.

환경친화 정책의 하나로 서울시가 곳곳에 조성한 자전거 도로가 버젓이 주차한 차량 탓에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28일 연합뉴스가 서울 강북ㆍ강남 지역의 자전거 도로 5곳을 확인해 보니 모든 구간에서 주차 차량이 1∼3대 세워져 있어 소통을 막는 현상이 목격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의 자전거 도로 35구간 중 18개 구간은 차량 진입을 막는 울타리나 경계석 없이, 실선으로만 땅 위에 영역을 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량이 손쉽게 선을 넘어가 자전거 도로를 간이 주차 공간으로 악용할 개연성이 크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연합뉴스가 확인한 도로 5구간 중 3곳도 이런 실선 구조의 길이었다.

나머지 2구간에서는 운전자가 시설물 사이의 3-5m 틈을 비집고 들어가 주차했다.

그러나 주차 단속을 맡은 구청들은 자전거길이 인도에 가까운 곳에 있는데다, 서울의 고질적인 주차난 탓에 적극적인 단속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강북지역의 한 구청 관계자는 "생계형 1.5t 트럭은 짐을 싣고 내리는 시간을 고려해 15분가량 정차하는 것은 봐준다. 매번 완벽하게 불법 주차를 잡아내기도 어렵다"며 단속 한계를 인정했다.

강남지역의 다른 구청 관계자도 "자전거 도로가 있는 지역이 워낙 커 한정된 인력으로 효과적인 단속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자치구 관계자들은 차량의 진입을 완전히 차단하는 울타리 시설을 모든 자전거 도로에 설치하면 불법 주차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지만,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서울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차도나 인도를 쪼개 자전거 도로를 만든 사례가 적잖아 무리하게 시설물을 깔면 협소한 공간이 더 좁아지는 문제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자전거도 차(車)인 만큼 선으로 전용도로를 구분하는 게 원칙이다. 유럽 선진국도 시설물로 자전거 길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행 법규에는 차가 자전거 도로 경계선을 넘는 행위도 처벌할 근거도 없다.

경찰청은 이에 따라 주행 중인 차량이 자전거 도로에 진입하면 범칙금 3만∼5만원을 물리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7월께 공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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