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제2의 그리스 되나

입력 2010.04.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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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이 제2의 그리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27일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 2단계 하향 조정하고 단기 국채 신용등급도 1단계 강등했다.

포르투갈 충격에 이날 뉴욕은 물론 유럽의 증시도 급락해 남유럽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은 지난달 24일 피치가 AA에서 AA-로 1단계 하향 조정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하락한 것이다.

◆투기세력의 희생양인가 = 포르투갈 사회당 정부는 지난달 공무원 임금동결, 국방비 삭감, 세금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재정 긴축안을 발표하고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GDP의 3%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런 재정 감축안을 발표한 뒤 잇따라 "포르투갈은 그리스와는 다르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는데 주력했다.

유로존의 전문가들도 "포르투갈의 상황이 심각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재정 위기의 정도가 그리스에 비해서는 훨씬 양호하다"는 입장을 밝혀 포르투갈 정부에 힘을 실어줬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 직후 포르투갈의 10년만기 국채 이자율이 잇따라 상승 곡선을 그려 5%까지 뛰어올랐고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도 계속 치솟아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투기꾼들이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결점을 지니고 있는 포르투갈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포르투갈의 고질병 = 포르투갈도 그리스처럼 만성적으로 낮은 저축률을 보여 해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력이 취약할 뿐 아니라 경제성장도 오랫동안 정체돼 그리스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저축률은 GDP 대비 7.5%에 그쳐 스페인 20%, 프랑스 19%, 독일 2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아가 주변 유럽국들과 달리 지난 15년 동안 1인당 GDP가 개선된 적이 없을 정도로 장기간 성장을 구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작년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GDP의 9.4%로 증가했으며, 국가부채 비율도 GDP의 76.6%에 달했다. 그리스에 비해서는 수치가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신규부채 조달 비용이 계속 늘어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GDP 성장률이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아 GDP 대비 부채비율이 안정화될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벨기에 이코노미스트인 폴 드 그로웨는 이날 AFP통신에 "포르투갈이 그리스에 비해 재정상황이 덜 심각하지만 투기세력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정도로 강하지는 못하다"고 밝혀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의 'PIIGS'국가들의 연쇄 위기로 유로존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방문 중인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유로존 국가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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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 제2의 그리스 되나
    • 입력 2010-04-28 06:30:11
    연합뉴스
포르투갈이 제2의 그리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27일 포르투갈의 국가 신용등급 2단계 하향 조정하고 단기 국채 신용등급도 1단계 강등했다. 포르투갈 충격에 이날 뉴욕은 물론 유럽의 증시도 급락해 남유럽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은 지난달 24일 피치가 AA에서 AA-로 1단계 하향 조정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또다시 하락한 것이다. ◆투기세력의 희생양인가 = 포르투갈 사회당 정부는 지난달 공무원 임금동결, 국방비 삭감, 세금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재정 긴축안을 발표하고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GDP의 3% 이내로 줄인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이런 재정 감축안을 발표한 뒤 잇따라 "포르투갈은 그리스와는 다르다"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는데 주력했다. 유로존의 전문가들도 "포르투갈의 상황이 심각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재정 위기의 정도가 그리스에 비해서는 훨씬 양호하다"는 입장을 밝혀 포르투갈 정부에 힘을 실어줬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구제금융 신청 직후 포르투갈의 10년만기 국채 이자율이 잇따라 상승 곡선을 그려 5%까지 뛰어올랐고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도 계속 치솟아 시장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투기꾼들이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경제적인 결점을 지니고 있는 포르투갈을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포르투갈의 고질병 = 포르투갈도 그리스처럼 만성적으로 낮은 저축률을 보여 해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력이 취약할 뿐 아니라 경제성장도 오랫동안 정체돼 그리스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저축률은 GDP 대비 7.5%에 그쳐 스페인 20%, 프랑스 19%, 독일 23%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나아가 주변 유럽국들과 달리 지난 15년 동안 1인당 GDP가 개선된 적이 없을 정도로 장기간 성장을 구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작년 포르투갈의 재정적자는 GDP의 9.4%로 증가했으며, 국가부채 비율도 GDP의 76.6%에 달했다. 그리스에 비해서는 수치가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신규부채 조달 비용이 계속 늘어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GDP 성장률이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아 GDP 대비 부채비율이 안정화될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벨기에 이코노미스트인 폴 드 그로웨는 이날 AFP통신에 "포르투갈이 그리스에 비해 재정상황이 덜 심각하지만 투기세력으로부터 스스로 방어할 정도로 강하지는 못하다"고 밝혀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유럽의 'PIIGS'국가들의 연쇄 위기로 유로존이 최악의 상황을 맞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미국을 방문 중인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유로존 국가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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