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램프…“가까이 하기엔 너무 비싼 조명”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배경으로 친환경 조명인 LED(발광 다이오드) 조명 보급이 요란스럽게 추진되고 업체들도 앞다퉈 제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가격이 최대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28일 전기전자업계에 따르면 필립스전자와 삼성LED는 최근 신세계 이마트를 통해 백열등을 대체하는 LED 조명등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기존 백열전구의 소켓에 바로 끼워 손쉽게 쓸 수 있지만 필립스의 6W짜리 제품이 개당 2만5천원, 8W짜리 삼성LED 제품은 3만9천900원이다.

할로겐등 대체용으로 온라인 등에서 판매되는 LG전자의 보급형 제품도 가격이 3만원대다.

그나마 이들 제품은 대형 마트에서 개별 소비자를 겨냥해 '경쟁력있는' 가격이 책정된 제품이다. 실제 조명기구상에서 팔리는 백열등 대체용 LED램프 제품은 5만∼8만원대가 주종을 이룬다.

형광등 대체형 제품은 더 부담스럽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쓰는 일반 형광등 램프를 대체하는 직관형 LED 램프의 경우 개당 가격이 싼 것이 6만∼8만원대, 비싼 것은 10만원을 넘는다.

여기에 형광등 2∼4개를 갓에 끼워 쓰는 조명시스템을 LCD패널처럼 생긴 한 장의 LED 등으로 대체하는 LED 평판조명은 20만∼50만원대에 이른다.

물론, LED 업계에서는 장기적 경제성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ED조명은 수명이 4만 시간이 넘어 하루에 10시간을 사용해도 10년 이상 쓸 수 있고 소비전력은 백열전구에 비해 최고 87%까지 낮다"며 "사용량에 따른 누진요금 등의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2년 정도(보급형 제품기준)를 쓰면 높은 전구값을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조명과 달리, 수은 등 유해물질이 없다는 점, 자외선과 같은 유해파장이 없어 피부와 시력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 점등시 깜빡임없이 즉시 점등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가격으로는 관공서나 대기업의 일부에서만 쓰일 수 있을 뿐, 일반가정으로의 보급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비싼 가격과 더불어 형광등 대체용 LED등의 기술표준이 마련되지 못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기존 형광등과 같은 안정기와 LED등의 안정기의 호환을 가능하게 할 것인지, 안정기와 조명의 일체형 제품을 쓸 것인지 등을 놓고 업계간의 이해, 특히 중소기업이 다수인 기존 조명업계와 '신참'격인 대기업간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어 보급형 제품을 대량으로 내놓을 수 있는 기반인 기술표준이 확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부 보급형 제품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가격상 B2C(기업 대 소비자)거래로 가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보급이 원활히 이뤄지려면 기술표준이 만들어지고 좀 더 값싼 제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