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대담] 오은선 대장, 베이스캠프 무사 귀환

입력 2010.04.29 (23:23) 수정 2010.04.2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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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오은선씨가 오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KBS 안나푸르나 방송센터에 오은선 대장 나와 있습니다.



오 대장님, 축하드립니다.



여성으로서 세계최초로 14좌 완등을 하셨어요 정상에 태극기를 꼽을때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답변>



속이 시원하게 풀리고, 통쾌했어요. 아주 시원한 느낌이었어요.



일단 바람도 정말 심하게 시원했고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참 기분이 좋았어요.



마지막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 때 가슴에서 뜨거운 게 복받쳐 올라왔어요. 정상에서 두 팔을 시원하게 펼칠 때 통쾌했습니다.



<질문> “오 대장님, 안나푸르나 정상을 10여미터 앞두고 매우 힘들어 하시더니 갑자기 기운을 내셔서 올라가시더라구요 그때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답변>



어떤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니고요, 정상 앞두고 태극기를 피켈에 묶으면서 저도 모르게 힘이 나더라고요.



피켈을 찍고 스텝을 찍는데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웠어요.



스스로도 이상할 정도였어요. 발걸음이 왜이리 가볍지, 신기한 마음으로 마지막을 올랐어요.



<질문> “오 대장님, 식량이 든 배낭을 잃어버려 거의 식사도 하지 못했었다면서요?”



<답변>



캠프3에서 올라가는 도중에 몸이 거꾸로 매달려서 올라가는 오버행 구간이 있는데, 배낭을 메고 그 구간을 오르면 평소보다 10배 정도 힘이 더 들어요.



그래서 사람 따로 배낭 따로 올리는데 매듭이 풀어졌는지 끈이 끊어졌는지 배낭이 하나 추락해서 천미터 밑으로 사라져버렸어요.



그래서 거의 물로 연명할 수 밖에 없었어요.



사실 7천미터 이상 넘어가면 음식이 잘 넘어가지도 않는데,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가져가서 그때 그때 입에 맛는 걸 먹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이번 등반이 더 힘들었어요.



<질문> “오 대장님, 지난해 가을엔 정상을 몇 백미터 앞두고 기상이 악화돼 포기했었는데 이번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 그런 생각은 없었습니까?”



<답변>



있었어요. 날씨가 너무 나빠서 정상 가기 한 두세시간 전 거리에서 너무 추우니까 왜 이렇게 나쁜 날 내가 정상을 가야하나 다른 날 다시 오면 안되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포기하려는 순간 한 외국 여성 산악인이 내 옆을 지나가는데 그렇게 느린 걸음은 처음 봤어요.



저 걸음으로 가는데 내가 못가나 그런 생각이 들고, 작년에 왔던 거리보다 더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그래 두세시간만 더 고생하면 되는데 여기서 끝내자, 그래서 힘 내서 올라갔어요.





<질문> “오 대장님, 8천미터 이상 고지를 무산소 등정하시던데 산소통을 쓰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제 스스로의 결심이고 약속이고, 제 자신과의 약속이죠.



정말 8천미터를 산소라는 도움 없이 그냥 순수하게 히말라야를 느끼고 싶고, 내 순수한 몸으로만 히말라야를 오르고 싶었던 게 사실이에요.



<질문> “오 대장님, 하산이 더 피곤하고 위험하다고 하는데 조난당한 스페인 원정대 구조를 돕기위해 하산을 미루셨어요 왜 그랬습니까?”



<답변>



돌아설 수가 없었어요. 먼저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었고,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사실 우리 원정대가 다시 오를 수 없는 상황에서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오은선 대장님,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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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성대담] 오은선 대장, 베이스캠프 무사 귀환
    • 입력 2010-04-29 23:23:01
    • 수정2010-04-29 23: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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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산악인 오은선씨가 오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KBS 안나푸르나 방송센터에 오은선 대장 나와 있습니다.

오 대장님, 축하드립니다.

여성으로서 세계최초로 14좌 완등을 하셨어요 정상에 태극기를 꼽을때 어떤 느낌이었습니까?

<답변>

속이 시원하게 풀리고, 통쾌했어요. 아주 시원한 느낌이었어요.

일단 바람도 정말 심하게 시원했고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참 기분이 좋았어요.

마지막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갈 때 가슴에서 뜨거운 게 복받쳐 올라왔어요. 정상에서 두 팔을 시원하게 펼칠 때 통쾌했습니다.

<질문> “오 대장님, 안나푸르나 정상을 10여미터 앞두고 매우 힘들어 하시더니 갑자기 기운을 내셔서 올라가시더라구요 그때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답변>

어떤 생각이 들었던 건 아니고요, 정상 앞두고 태극기를 피켈에 묶으면서 저도 모르게 힘이 나더라고요.

피켈을 찍고 스텝을 찍는데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웠어요.

스스로도 이상할 정도였어요. 발걸음이 왜이리 가볍지, 신기한 마음으로 마지막을 올랐어요.

<질문> “오 대장님, 식량이 든 배낭을 잃어버려 거의 식사도 하지 못했었다면서요?”

<답변>

캠프3에서 올라가는 도중에 몸이 거꾸로 매달려서 올라가는 오버행 구간이 있는데, 배낭을 메고 그 구간을 오르면 평소보다 10배 정도 힘이 더 들어요.

그래서 사람 따로 배낭 따로 올리는데 매듭이 풀어졌는지 끈이 끊어졌는지 배낭이 하나 추락해서 천미터 밑으로 사라져버렸어요.

그래서 거의 물로 연명할 수 밖에 없었어요.

사실 7천미터 이상 넘어가면 음식이 잘 넘어가지도 않는데, 여러 가지 다양한 음식을 가져가서 그때 그때 입에 맛는 걸 먹는데 그럴 수가 없어서 이번 등반이 더 힘들었어요.

<질문> “오 대장님, 지난해 가을엔 정상을 몇 백미터 앞두고 기상이 악화돼 포기했었는데 이번엔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다 그런 생각은 없었습니까?”

<답변>

있었어요. 날씨가 너무 나빠서 정상 가기 한 두세시간 전 거리에서 너무 추우니까 왜 이렇게 나쁜 날 내가 정상을 가야하나 다른 날 다시 오면 안되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포기하려는 순간 한 외국 여성 산악인이 내 옆을 지나가는데 그렇게 느린 걸음은 처음 봤어요.

저 걸음으로 가는데 내가 못가나 그런 생각이 들고, 작년에 왔던 거리보다 더 많이 올라왔더라고요.

그래 두세시간만 더 고생하면 되는데 여기서 끝내자, 그래서 힘 내서 올라갔어요.


<질문> “오 대장님, 8천미터 이상 고지를 무산소 등정하시던데 산소통을 쓰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까?”

<답변>

제 스스로의 결심이고 약속이고, 제 자신과의 약속이죠.

정말 8천미터를 산소라는 도움 없이 그냥 순수하게 히말라야를 느끼고 싶고, 내 순수한 몸으로만 히말라야를 오르고 싶었던 게 사실이에요.

<질문> “오 대장님, 하산이 더 피곤하고 위험하다고 하는데 조난당한 스페인 원정대 구조를 돕기위해 하산을 미루셨어요 왜 그랬습니까?”

<답변>

돌아설 수가 없었어요. 먼저 발걸음을 돌릴 수가 없었고, 무언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움을 주고 싶었는데 사실 우리 원정대가 다시 오를 수 없는 상황에서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오은선 대장님, 감사합니다. 서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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