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 떠나는 ‘오빠부대’ 사령관들

입력 2010.05.03 (16:05) 수정 2010.05.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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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프로농구 출범의 원동력이 됐던 ’오빠부대’의 스타 선수들이 하나둘씩 코트를 떠나고 있다.



프로농구는 1990년대 초중반 겨울 농구대잔치를 뜨겁게 달궜던 연세대와 고려대 등의 ’꽃미남 선수’들의 스타 파워에 힘입은 바 컸다.



연세대의 문경은, 이상민, 서장훈, 우지원, 김훈, 조상현, 조동현 등과 고려대의 김병철, 현주엽, 양희승, 신기성 등은 여느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려왔다.



이 가운데 2008-2009시즌이 끝난 뒤 현주엽과 양희승이 전격 은퇴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서는 이상민과 우지원이 차례로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물론 프로농구 출범 이후에도 김승현, 김주성, 하승진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등장해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농구대잔치 시절 선수들의 인기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은 "농구팬이 아닌 보통 사람들은 지금 잘하는 선수보다 예전 농구대잔치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훨씬 잘 알아본다"고 전하기도 한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올스타 팬 투표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9년 연속 최고 인기 스타의 자리를 지킨 것이 이를 입증해 보인다.



연세대와 고려대를 대표하는 슈터였던 ’람보 슈터’ 문경은과 ’플라잉 피터팬’ 김병철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선수 생활을 지속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문경은은 "(이)상민이와 (우)지원이가 은퇴하니 기분이 좀 그렇다"며 "사실 작년에 (주)희정이에 (방)성윤이, (김)민수까지 멤버가 짜여 우승 한 번 해보겠다고 1년 더 뛰었는데 올해는 일단 희정이와 성윤이가 FA인 상황이 정리가 된 뒤에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철 역시 "오전에 지원이와 통화를 했다. 기분이 착잡하더라"며 "아직 구단과 협상을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은퇴하기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병철은 "이 나이에 많이 뛰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후배들 잘 이끌고 후배들이 잘 안 될 때 잠깐씩 들어가서 풀어주는 역할이 내가 해야 할 부분 아니겠느냐"며 "나이를 먹으면서 경기에서 배우는 부분이 젊을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프로농구는 여러 외적인 변수도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오빠부대’ 스타들의 내림세가 두드러진 이번 시즌 관중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선수들은 제아무리 현역 시절 스타였다고 하더라도 세월 앞에서는 무력해지기 마련이지만 프로농구 리그는 스타들의 부침에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리그와 구단, 팬과 언론이 힘을 모아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을 독려하고 프로농구 초창기 선수들의 가는 길을 성대하게 꾸며주면서 또 옛 스타들의 지도자 변신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만들어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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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 떠나는 ‘오빠부대’ 사령관들
    • 입력 2010-05-03 16:05:55
    • 수정2010-05-03 16:11:47
    연합뉴스
1997년 프로농구 출범의 원동력이 됐던 ’오빠부대’의 스타 선수들이 하나둘씩 코트를 떠나고 있다.

프로농구는 1990년대 초중반 겨울 농구대잔치를 뜨겁게 달궜던 연세대와 고려대 등의 ’꽃미남 선수’들의 스타 파워에 힘입은 바 컸다.

연세대의 문경은, 이상민, 서장훈, 우지원, 김훈, 조상현, 조동현 등과 고려대의 김병철, 현주엽, 양희승, 신기성 등은 여느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려왔다.

이 가운데 2008-2009시즌이 끝난 뒤 현주엽과 양희승이 전격 은퇴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 시즌이 끝나고서는 이상민과 우지원이 차례로 정든 유니폼을 벗었다.

물론 프로농구 출범 이후에도 김승현, 김주성, 하승진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등장해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농구대잔치 시절 선수들의 인기에 비할 정도는 아니었다.

대부분의 구단 관계자들은 "농구팬이 아닌 보통 사람들은 지금 잘하는 선수보다 예전 농구대잔치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훨씬 잘 알아본다"고 전하기도 한다.

’영원한 오빠’ 이상민이 프로농구 출범 이후 올스타 팬 투표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9년 연속 최고 인기 스타의 자리를 지킨 것이 이를 입증해 보인다.

연세대와 고려대를 대표하는 슈터였던 ’람보 슈터’ 문경은과 ’플라잉 피터팬’ 김병철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선수 생활을 지속하느냐를 결정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문경은은 "(이)상민이와 (우)지원이가 은퇴하니 기분이 좀 그렇다"며 "사실 작년에 (주)희정이에 (방)성윤이, (김)민수까지 멤버가 짜여 우승 한 번 해보겠다고 1년 더 뛰었는데 올해는 일단 희정이와 성윤이가 FA인 상황이 정리가 된 뒤에 결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병철 역시 "오전에 지원이와 통화를 했다. 기분이 착잡하더라"며 "아직 구단과 협상을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은퇴하기는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병철은 "이 나이에 많이 뛰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후배들 잘 이끌고 후배들이 잘 안 될 때 잠깐씩 들어가서 풀어주는 역할이 내가 해야 할 부분 아니겠느냐"며 "나이를 먹으면서 경기에서 배우는 부분이 젊을 때와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프로농구는 여러 외적인 변수도 있겠지만 공교롭게도 ’오빠부대’ 스타들의 내림세가 두드러진 이번 시즌 관중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선수들은 제아무리 현역 시절 스타였다고 하더라도 세월 앞에서는 무력해지기 마련이지만 프로농구 리그는 스타들의 부침에 흔들려서는 곤란하다.

리그와 구단, 팬과 언론이 힘을 모아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을 독려하고 프로농구 초창기 선수들의 가는 길을 성대하게 꾸며주면서 또 옛 스타들의 지도자 변신을 또 하나의 볼거리로 만들어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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