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인도 소, 방글라데시 밀수출 성

입력 2010.05.04 (08: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 신자가 다수인 인도에서 쇠고기를 즐기는 방글라데시로 소 밀수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가 소 수출을 법으로 금하고 있지만, 이슬람교 신자가 다수인 방글라데시로 소를 밀수출하는 조직을 단속하지 않고 눈감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약 5억 달러에 달하는 150만 마리의 소가 기차와 트럭에 태워져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자마자 도축되며, 이렇게 조달되는 쇠고기는 방글라데시 연간 소비량의 절반을 넘는다.

방글라데시로 수출돼 비참한 최후를 맞는 소는 인도 전역에서 조달된다. 멀게는 1천600㎞가량 떨어진 라자스탄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국경지방까지 이송되고 이 과정에서 지친 소의 활동성을 높이려고 금지된 약물까지 주사된다고 한다.

소 밀수출업자들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자들이지만 소를 운송하는 사람 중에는 힌두교 신자도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 밀수출은 주로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한 웨스트벵골 주를 통해 이뤄지며, 웨스트벵골 주 당국이 종교문제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소들이 공개적으로 도축되고 거래되는 것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소 밀수출이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중간 크기의 소 값은 보통 100달러 선이지만 웨스트벵골 주에서는 거의 두 배로 뛰고 방글라데시에서는 350달러에 거래된다.

신문은 그러나 인도와 방글라데시 정부가 모두 이러한 소 밀수출 단속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는 이 문제를 잘못 건드렸다가 힌두교 신자와 이슬람교 신자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고, 방글라데시도 정식으로 소를 수입하면 인도에 관세를 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를 부각시켜 득이 될 게 없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성한’ 인도 소, 방글라데시 밀수출 성
    • 입력 2010-05-04 08:28:32
    연합뉴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 신자가 다수인 인도에서 쇠고기를 즐기는 방글라데시로 소 밀수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인도가 소 수출을 법으로 금하고 있지만, 이슬람교 신자가 다수인 방글라데시로 소를 밀수출하는 조직을 단속하지 않고 눈감아주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약 5억 달러에 달하는 150만 마리의 소가 기차와 트럭에 태워져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자마자 도축되며, 이렇게 조달되는 쇠고기는 방글라데시 연간 소비량의 절반을 넘는다. 방글라데시로 수출돼 비참한 최후를 맞는 소는 인도 전역에서 조달된다. 멀게는 1천600㎞가량 떨어진 라자스탄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국경지방까지 이송되고 이 과정에서 지친 소의 활동성을 높이려고 금지된 약물까지 주사된다고 한다. 소 밀수출업자들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자들이지만 소를 운송하는 사람 중에는 힌두교 신자도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 밀수출은 주로 방글라데시와 국경을 접한 웨스트벵골 주를 통해 이뤄지며, 웨스트벵골 주 당국이 종교문제에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소들이 공개적으로 도축되고 거래되는 것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소 밀수출이 성행하는 것은 그만큼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중간 크기의 소 값은 보통 100달러 선이지만 웨스트벵골 주에서는 거의 두 배로 뛰고 방글라데시에서는 350달러에 거래된다. 신문은 그러나 인도와 방글라데시 정부가 모두 이러한 소 밀수출 단속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인도는 이 문제를 잘못 건드렸다가 힌두교 신자와 이슬람교 신자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고, 방글라데시도 정식으로 소를 수입하면 인도에 관세를 내야 하는 만큼 이 문제를 부각시켜 득이 될 게 없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