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조’ 외인 투수, 5월 중대 갈림길

입력 2010.05.04 (09:31) 수정 2010.05.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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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프로야구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들이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을 맞아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 겨울 프로야구 8개 구단은 하나같이 외국인 선수 2명을 ’장신 정통파 투수’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가 아킬리노 로페즈(35)와 릭 구톰슨(33) 두 명의 외국인 선발 투수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하면서 ’확실한 선발 투수가 성적을 이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선봉장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들은 초반부터 난조에 빠지며 오히려 마운드 운용 계획을 망쳐놓는 경우가 많았다.



팀별로 26~30경기를 치른 4일 현재 14명의 외국인 투수 중에서 기대만큼 역할을 해 줬다고 평가받을 만한 선수는 SK의 카도쿠라 켄(37)과 게리 글로버(34), LG 마무리 투수 오카모토 신야(36) 정도뿐이다.



이밖에 KIA의 로페즈와 두산 켈빈 히메네스(30) 정도가 그나마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볼넷을 남발하며 대량실점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선발로 뛰면서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투수도 5명이나 된다.



급기야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28)와 레스 왈론드(34)는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채 2군으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국내 타자들이 콘택트 능력이 좋고 볼 카운트 싸움에 능한데, 외국인 투수들은 이에 대응할 만큼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약 금액과 기간 등이 한정돼 ’특급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현실에 맞춰 데려온 외국인 투수들이 만만치 않은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려면 리그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하는데, 이런 자세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아직 모든 구단을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국내 무대에 적응하기 충분한 기간을 뛴 만큼 냉정한 판단을 내릴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핑곗거리가 됐던 ’4월 한파’도 물러간데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점인 만큼 빨리 적응해 실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구단으로서도 더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4월 말을 지나면서 나란히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들도 조금씩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사도스키는 2일 KIA와 사직 경기에서 4사구를 1개밖에 주지 않는 안정된 투구로 7⅓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고, 삼성 크루세타도 지난달 30일 한화와 대전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3연패를 끊었다.



이용철 위원은 "제구가 불안한 투수들이 국내 타자들을 힘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4사구가 적고 출루를 적게 허용하는 투수들이 그나마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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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조’ 외인 투수, 5월 중대 갈림길
    • 입력 2010-05-04 09:31:39
    • 수정2010-05-04 09:46:37
    연합뉴스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 프로야구 각 구단의 외국인 투수들이 더위가 시작되는 5월을 맞아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지난 겨울 프로야구 8개 구단은 하나같이 외국인 선수 2명을 ’장신 정통파 투수’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

지난 시즌 KIA 타이거즈가 아킬리노 로페즈(35)와 릭 구톰슨(33) 두 명의 외국인 선발 투수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하면서 ’확실한 선발 투수가 성적을 이끈다’는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선봉장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들은 초반부터 난조에 빠지며 오히려 마운드 운용 계획을 망쳐놓는 경우가 많았다.

팀별로 26~30경기를 치른 4일 현재 14명의 외국인 투수 중에서 기대만큼 역할을 해 줬다고 평가받을 만한 선수는 SK의 카도쿠라 켄(37)과 게리 글로버(34), LG 마무리 투수 오카모토 신야(36) 정도뿐이다.

이밖에 KIA의 로페즈와 두산 켈빈 히메네스(30) 정도가 그나마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해줄 뿐, 나머지 선수들은 볼넷을 남발하며 대량실점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선발로 뛰면서 아직 1승도 올리지 못한 투수도 5명이나 된다.

급기야 롯데의 라이언 사도스키(28)와 레스 왈론드(34)는 한 달도 채우지 못한 채 2군으로 추락하기까지 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국내 타자들이 콘택트 능력이 좋고 볼 카운트 싸움에 능한데, 외국인 투수들은 이에 대응할 만큼 제구가 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약 금액과 기간 등이 한정돼 ’특급 선수’를 영입하기 어려운 현실에 맞춰 데려온 외국인 투수들이 만만치 않은 한국 타자들을 상대하려면 리그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하는데, 이런 자세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은 "아직 모든 구단을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국내 무대에 적응하기 충분한 기간을 뛴 만큼 냉정한 판단을 내릴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핑곗거리가 됐던 ’4월 한파’도 물러간데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시점인 만큼 빨리 적응해 실력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구단으로서도 더 기다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4월 말을 지나면서 나란히 부진했던 외국인 투수들도 조금씩 달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 사도스키는 2일 KIA와 사직 경기에서 4사구를 1개밖에 주지 않는 안정된 투구로 7⅓이닝을 3실점으로 막았고, 삼성 크루세타도 지난달 30일 한화와 대전 경기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3연패를 끊었다.

이용철 위원은 "제구가 불안한 투수들이 국내 타자들을 힘으로 밀어붙이기는 어렵다. 4사구가 적고 출루를 적게 허용하는 투수들이 그나마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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