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재 “북한말 연기, 애드리브 힘들어”

입력 2010.05.18 (11:18) 수정 2010.05.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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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탈북하신 분의 말을 녹음해서 듣고 현장에서 교정도 받았는데 생각보다 사투리가 심하지는 않더라고요.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어서 가장 큰 숙제거리였죠.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한 것 같아요."



배우 이성재는 이달 27일 개봉할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축구에 미친 북한군 분대장을 연기했다.



지난 17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재는 영화를 대체로 편하게 찍었다면서 북한말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우리가 잘 아는 보통 사투리면 애드리브로 빈 구석을 채워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북한말이라 섣불리 애드리브를 못했어요. 축구 경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애드리브 없이 대본에 거의 충실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쉽죠."



영화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배경으로 비무장지대의 북한군 병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월드컵 중계를 청취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수색을 하다 우연히 만난 남북한 병사들이 축구 경기를 함께 보면서 한국팀 골이 터질 때마다 얼싸안고 기뻐하면서 "우~리민족!"을 외친다.



이성재는 "암벽 등반하듯이 찍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이 영화는 파도타기처럼 파도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영화"라면서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극의 흐름대로 찍었다. 영화가 심각하거나 깊은 철학이 담긴 게 아니라서 2002년 상황을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이 영화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른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어서 거절했는데 계속 제의가 왔다"면서 "그래서 마음먹고 시나리오를 정독했는데 가슴에 와 닿아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성재는 이어 "이념이나 분단의 아픔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단지 동포가 월드컵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재미난 상상을 하면서 보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8년 MBC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 이후 2년 만의 작품이자 영화로는 ’상사부일체’(2007) 이후 3년만이다.



이성재는 "공백기 아닌 공백기"였다고 말했다. 영화 3편과 드라마 2편을 계약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모두 중도에 백지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3년 전부터 경기가 나빠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데 대작 아니면 저예산 영화만 나오고 중간 규모의 영화가 없어졌다"면서 "투자를 하면 회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험을 안 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성재는 ’공공의 적’(2002) 때부터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몸을 만들어 선명한 복근을 자랑한 ’원조 짐승남’이다. 그는 지나친 웨이트 트레이닝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3년 전부터 수영이나 등산으로 방향을 돌렸다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운동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거의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죠. 촬영할 때도 새벽에 할 정도였어요. 지금 와선 왜 그렇게 몸에 집착했는지 이해 안 돼요. 요즘 젊은 배우들이 몸만들기에 열중하는데 배우가 멋진 몸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요."



이성재는 ’꿈은 이루어진다’ 다음 작품으로 주경중 감독과 함께 3D 영화 2편을 연달아 찍는다. 다음 달 초에 ’수수께끼’(가제) 촬영을 끝내고 7월 말부터는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현의 노래’에서 우륵을 연기한다.



"3D로 찍고 있는데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처음이니 시행착오가 있지만 ’현의 노래’를 할 때쯤이면 수월하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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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재 “북한말 연기, 애드리브 힘들어”
    • 입력 2010-05-18 11:18:33
    • 수정2010-05-18 11:19:40
    연합뉴스
"최근에 탈북하신 분의 말을 녹음해서 듣고 현장에서 교정도 받았는데 생각보다 사투리가 심하지는 않더라고요.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어서 가장 큰 숙제거리였죠.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한 것 같아요."

배우 이성재는 이달 27일 개봉할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에서 축구에 미친 북한군 분대장을 연기했다.

지난 17일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재는 영화를 대체로 편하게 찍었다면서 북한말 연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우리가 잘 아는 보통 사투리면 애드리브로 빈 구석을 채워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북한말이라 섣불리 애드리브를 못했어요. 축구 경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경상도 사투리가 튀어나오기도 했어요. 그래서 애드리브 없이 대본에 거의 충실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쉽죠."

영화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배경으로 비무장지대의 북한군 병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몰래 월드컵 중계를 청취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수색을 하다 우연히 만난 남북한 병사들이 축구 경기를 함께 보면서 한국팀 골이 터질 때마다 얼싸안고 기뻐하면서 "우~리민족!"을 외친다.

이성재는 "암벽 등반하듯이 찍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이 영화는 파도타기처럼 파도에 몸을 맡기고 즐기는 영화"라면서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극의 흐름대로 찍었다. 영화가 심각하거나 깊은 철학이 담긴 게 아니라서 2002년 상황을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이 영화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는 다른 드라마를 찍을 예정이어서 거절했는데 계속 제의가 왔다"면서 "그래서 마음먹고 시나리오를 정독했는데 가슴에 와 닿아 일정을 조정하더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성재는 이어 "이념이나 분단의 아픔을 그린 영화가 아니라 단지 동포가 월드컵에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재미난 상상을 하면서 보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2008년 MBC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 이후 2년 만의 작품이자 영화로는 ’상사부일체’(2007) 이후 3년만이다.

이성재는 "공백기 아닌 공백기"였다고 말했다. 영화 3편과 드라마 2편을 계약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모두 중도에 백지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3년 전부터 경기가 나빠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데 대작 아니면 저예산 영화만 나오고 중간 규모의 영화가 없어졌다"면서 "투자를 하면 회수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험을 안 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성재는 ’공공의 적’(2002) 때부터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몸을 만들어 선명한 복근을 자랑한 ’원조 짐승남’이다. 그는 지나친 웨이트 트레이닝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3년 전부터 수영이나 등산으로 방향을 돌렸다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운동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 거의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죠. 촬영할 때도 새벽에 할 정도였어요. 지금 와선 왜 그렇게 몸에 집착했는지 이해 안 돼요. 요즘 젊은 배우들이 몸만들기에 열중하는데 배우가 멋진 몸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너무 지나치면 자신이 해야 할 것을 잃어버릴 수가 있어요."

이성재는 ’꿈은 이루어진다’ 다음 작품으로 주경중 감독과 함께 3D 영화 2편을 연달아 찍는다. 다음 달 초에 ’수수께끼’(가제) 촬영을 끝내고 7월 말부터는 김훈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현의 노래’에서 우륵을 연기한다.

"3D로 찍고 있는데 기존 방식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요. 처음이니 시행착오가 있지만 ’현의 노래’를 할 때쯤이면 수월하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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