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7시즌 만에 수원 감독 사퇴

입력 2010.05.20 (13:22) 수정 2010.05.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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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57)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차범근 감독은 20일 오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6월6일까지 팀을 이끌고 감독직에서 내려오기로 했다"며 "습관적으로 타성에 젖어 감독을 하는 게 아닌가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이어 월드컵 기간에 SBS 축구해설 계획에 대해선 "해설은 감독과 마찬가지로 집중력과 에너지를 많이 필요하다"며 "지금 상태에서 중계할 자신이 없다. SBS의 배려는 감사하지만 스스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2004년부터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던 차 감독은 일곱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1년까지였다.

차 감독은 수원을 맡는 동안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2004년, 2008년) 우승하고 컵 대회에서도 두 차례(2005년, 2008년) 정상에 올랐다. 또 FA컵에서는 2009년 한 차례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손꼽히며 한국인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차 감독은 1978년 다름슈타드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을 거치면서 정규리그에서만 98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현역생활을 끝내고 1991년 현대 감독으로 부임해 1994년까지 4년간 팀을 이끌었던 차 감독은 잠시 야인으로 머물다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하고 나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선전 핑안의 감독을 잠시 맡았던 차 감독은 2003년 10월 수원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10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부임 첫해에 K-리그를 제패하며 화끈하게 첫 시즌을 시작한 차 감독은 이듬해 한중일 A3대회와 컵대회 우승을 이어가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고, 2008년에는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수원의 전성기를 열었다.

또 차 감독은 지난해에도 FA컵 우승을 맛보면서 수원을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시켜놨다.

수원 감독 시절에도 명암은 있었다. 2006년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서포터스들의 퇴진운동까지 지켜봐야 했던 차 감독은 그해 월드컵에서 MBC 해설위원을 맡으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후기리그 우승으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도 10위에 그쳤지만 FA컵 우승으로 잠시 숨을 돌렸던 차 감독은 올해 팀 역대 최다 연패(6연패)에 빠지면서 정규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결국 사퇴를 결심했다.

차 감독은 "우선 쉬는 게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계속 스스로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만큼 해외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고 느끼는 게 필요하다"며 "언제까지 쉴지 모르겠지만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다시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세계클럽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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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범근, 7시즌 만에 수원 감독 사퇴
    • 입력 2010-05-20 13:22:55
    • 수정2010-05-20 13:57:08
    연합뉴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57)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령탑에서 자진해서 사퇴했다. 차범근 감독은 20일 오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는 6월6일까지 팀을 이끌고 감독직에서 내려오기로 했다"며 "습관적으로 타성에 젖어 감독을 하는 게 아닌가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됐다.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차 감독은 이어 월드컵 기간에 SBS 축구해설 계획에 대해선 "해설은 감독과 마찬가지로 집중력과 에너지를 많이 필요하다"며 "지금 상태에서 중계할 자신이 없다. SBS의 배려는 감사하지만 스스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2004년부터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던 차 감독은 일곱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차 감독의 계약기간은 2011년까지였다. 차 감독은 수원을 맡는 동안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2004년, 2008년) 우승하고 컵 대회에서도 두 차례(2005년, 2008년) 정상에 올랐다. 또 FA컵에서는 2009년 한 차례 우승컵을 차지했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손꼽히며 한국인 최초로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던 차 감독은 1978년 다름슈타드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을 거치면서 정규리그에서만 98골을 터트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현역생활을 끝내고 1991년 현대 감독으로 부임해 1994년까지 4년간 팀을 이끌었던 차 감독은 잠시 야인으로 머물다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맡았지만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하고 나서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선전 핑안의 감독을 잠시 맡았던 차 감독은 2003년 10월 수원과 3년 계약을 맺으면서 10년 만에 K-리그에 복귀했다. 부임 첫해에 K-리그를 제패하며 화끈하게 첫 시즌을 시작한 차 감독은 이듬해 한중일 A3대회와 컵대회 우승을 이어가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고, 2008년에는 정규리그와 컵 대회를 모두 우승하며 수원의 전성기를 열었다. 또 차 감독은 지난해에도 FA컵 우승을 맛보면서 수원을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시켜놨다. 수원 감독 시절에도 명암은 있었다. 2006년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서포터스들의 퇴진운동까지 지켜봐야 했던 차 감독은 그해 월드컵에서 MBC 해설위원을 맡으면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후기리그 우승으로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정규리그에서도 10위에 그쳤지만 FA컵 우승으로 잠시 숨을 돌렸던 차 감독은 올해 팀 역대 최다 연패(6연패)에 빠지면서 정규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으며 결국 사퇴를 결심했다. 차 감독은 "우선 쉬는 게 중요하지만 지도자는 계속 스스로 업그레이드돼야 하는 만큼 해외에서 세계 축구의 흐름을 보고 느끼는 게 필요하다"며 "언제까지 쉴지 모르겠지만 몸이 근질근질해지면 다시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세계클럽월드컵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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