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화, 8년 방황 끝! 승리투수 부활

입력 2010.05.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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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사연 많은 투수' 서승화(31)가 8년여 만에 생애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서승화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5⅓ 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동료와 승리의 기쁨을 나눈 서승화는 "9년 만의 선발승…. 가족이 가장 생각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서승화는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며 주로 좋지 않은 사건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선수다.

나무랄 데 없는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투구 스타일부터가 그랬다. 그가 뿌리는 묵직한 직구에 기대를 나타냈던 감독들은 이내 "제구가 불안하다"며 외면하기 일쑤였다.

서승화는 2002년부터 1군에서 뛴 베테랑이지만 137경기에서 구원승만 한차례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4년 5월2일 KIA와 군산 경기 이후 승리를 올린 적이 없다.

마운드에서 뿌리는 공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어긋나곤 하는 거친 성격을 다스리지 못한 탓에 야구 인생에 굴곡이 더 심해졌다.

서승화는 2004년 4차례 퇴장당하면서 한 시즌 최다 퇴장 기록을 세웠고 2003년에는 이승엽(요미우리, 당시 삼성)과 빈볼 시비 끝에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등 말썽꾸러기로 악명을 떨쳤다.

군 제대 후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또 한 차례 부침을 겪었다.

서승화는 지난해 8월18일 두산과 경기에서 데뷔 후 가장 긴 이닝(6⅓이닝)을 던지며 호투를 펼쳤다. 김재박 당시 감독도 "남은 경기에서 선발로 중용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입단 후 11년 만에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찰 기회였지만 서승화는 어렵게 찾아온 복을 또 발로 차 버리고 말았다.

후배 선수들을 불러 정신 자세를 꾸짖다가 폭력을 휘둘러 한 명을 다치게 한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

바로 다음 선발 등판일에 서승화는 2군으로 떠나야 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번 날린 기회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선발진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한 서승화에게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왔다.

경기에서도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두산과 잠실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1실점 해 조건을 채우고도 불펜이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승리를 날렸다.

지난 5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4사구를 확 줄이며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초반 위기를 관리하지 못해 4실점하고 곧장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서승화는 흔들리지 않고 기다린 끝에 결실을 봤다. 늘 그래 왔듯 그 과정도 극적이었다.

주초 내린 비로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밀리면서 서승화는 올 시즌에만 세 경기째 두산과 경기에 등판했다. 타선이 단 2점밖에 내지 못한 것도 세 경기째 똑같았다.

그러나 서승화는 거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끝까지 점수를 주지 않고 버틴 끝에 스스로 힘으로 지독한 악연을 끊어냈다.

서승화는 "이제는 팀을 생각해 행동할 나이다.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뭐든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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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승화, 8년 방황 끝! 승리투수 부활
    • 입력 2010-05-21 20:28:52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사연 많은 투수' 서승화(31)가 8년여 만에 생애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서승화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 5⅓ 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내줬지만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를 마치고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얼떨떨한 표정으로 동료와 승리의 기쁨을 나눈 서승화는 "9년 만의 선발승…. 가족이 가장 생각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서승화는 유독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며 주로 좋지 않은 사건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선수다. 나무랄 데 없는 직구를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불안한 투구 스타일부터가 그랬다. 그가 뿌리는 묵직한 직구에 기대를 나타냈던 감독들은 이내 "제구가 불안하다"며 외면하기 일쑤였다. 서승화는 2002년부터 1군에서 뛴 베테랑이지만 137경기에서 구원승만 한차례만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4년 5월2일 KIA와 군산 경기 이후 승리를 올린 적이 없다. 마운드에서 뿌리는 공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어긋나곤 하는 거친 성격을 다스리지 못한 탓에 야구 인생에 굴곡이 더 심해졌다. 서승화는 2004년 4차례 퇴장당하면서 한 시즌 최다 퇴장 기록을 세웠고 2003년에는 이승엽(요미우리, 당시 삼성)과 빈볼 시비 끝에 주먹다짐까지 벌이는 등 말썽꾸러기로 악명을 떨쳤다. 군 제대 후 많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또 한 차례 부침을 겪었다. 서승화는 지난해 8월18일 두산과 경기에서 데뷔 후 가장 긴 이닝(6⅓이닝)을 던지며 호투를 펼쳤다. 김재박 당시 감독도 "남은 경기에서 선발로 중용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입단 후 11년 만에 붙박이 주전 자리를 꿰찰 기회였지만 서승화는 어렵게 찾아온 복을 또 발로 차 버리고 말았다. 후배 선수들을 불러 정신 자세를 꾸짖다가 폭력을 휘둘러 한 명을 다치게 한 것이 뒤늦게 밝혀진 것. 바로 다음 선발 등판일에 서승화는 2군으로 떠나야 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한번 날린 기회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선발진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시즌을 시작한 서승화에게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마운드에 오를 기회가 왔다. 경기에서도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두산과 잠실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1실점 해 조건을 채우고도 불펜이 승리를 지켜주지 못해 승리를 날렸다. 지난 5일 두산과 경기에서는 4사구를 확 줄이며 나아진 모습을 보였지만 초반 위기를 관리하지 못해 4실점하고 곧장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서승화는 흔들리지 않고 기다린 끝에 결실을 봤다. 늘 그래 왔듯 그 과정도 극적이었다. 주초 내린 비로 선발 로테이션이 하루씩 밀리면서 서승화는 올 시즌에만 세 경기째 두산과 경기에 등판했다. 타선이 단 2점밖에 내지 못한 것도 세 경기째 똑같았다. 그러나 서승화는 거의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고도 끝까지 점수를 주지 않고 버틴 끝에 스스로 힘으로 지독한 악연을 끊어냈다. 서승화는 "이제는 팀을 생각해 행동할 나이다.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뭐든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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