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식 감독 “따뜻한 영화 하고 싶다”

입력 2010.05.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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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감독 데뷔



"마돈나가 전 남편인 숀 펜에게 한 ’마이 디어 데스페라도(My dear desperado)’라는 말의 느낌이 좋아서 이걸 ’내 깡패 같은 애인’이라는 제목으로 짓고 여기에 어울리는 영화를 해보자고 생각해 시나리오를 쓰게 됐죠. 평범한 여자가 깡패 같은 남자를 만나는 이야기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어요."



20일 개봉한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삼류 건달 동철(박중훈)과 지방대 출신 구직자 세진(정유미)이 반지하 방에서 이웃으로 살면서 티격태격하다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담아, 웃음과 감동을 잘 버무렸다.



이 영화로 데뷔한 김광식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재미와 감동 둘 다 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요즘에는 부정적이고 삐딱한 시선의 지식인적 영화가 많은데 따뜻한 영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 제작사 JK필름의 대표인 윤제균 감독의 추천으로 박중훈을 캐스팅했고 정유미는 원래 좋아하던 배우라서 기용했다고 말했다. 박중훈과 정유미가 나이 차가 많아 걱정하는 스태프도 있었지만, 그는 둘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자체가 재미없으면 영화 속 인물이 재미없다고 생각해요. 중훈 선배를 만나고 보니 영화 속 캐릭터도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정유미 씨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감독은 "중훈 선배는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려고 했다. 의견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살짝 얘기하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면서 "저예산 영화라 순서대로 찍을 수 없어 유미 씨는 감정 잡는 것을 고통스러워했는데, 적응하고 나서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고 배우들에게 고마워했다.



영화 막판에 세진은 동철의 도움으로 입사를 원하던 회사 면접을 볼 기회를 잡지만 동철은 건달의 자존심을 지키려다 칼을 맞고 쓰러진다.



"중훈이 형은 처음에 죽여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비극 서사가 아니라 희극 서사인데 죽어버리면 안 되는 거죠. 극 중 세진이 누군가의 죽음을 딛고 취직을 하면 기쁘지 않고 쓸쓸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훈이 형이 쓰러지는 장면에서도 끝까지 눈을 감지 말라고 했어요."



그는 원래 시나리오 내용은 동철과 세진이 다시 만났다가 바로 헤어지면서 끝이 난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러나 "어차피 사람을 위로하고자 만든 영화인데, 끝까지 미소 짓게 해주고 싶어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에 엔딩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대학원) 과정을 마친 그는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에서 조연출을 맡으면서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너무 예쁘고 영화적인 것, 가짜 같은 것을 경계하는 이창동 감독의 사실성을 많이 배웠다"면서 "나도 영화에서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그림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정서가 있는 사극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며 "제작비가 많이 들 것 같아서 이번 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지 상당히 신경 쓰인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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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광식 감독 “따뜻한 영화 하고 싶다”
    • 입력 2010-05-22 09:04:19
    연합뉴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감독 데뷔

"마돈나가 전 남편인 숀 펜에게 한 ’마이 디어 데스페라도(My dear desperado)’라는 말의 느낌이 좋아서 이걸 ’내 깡패 같은 애인’이라는 제목으로 짓고 여기에 어울리는 영화를 해보자고 생각해 시나리오를 쓰게 됐죠. 평범한 여자가 깡패 같은 남자를 만나는 이야기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어요."

20일 개봉한 박중훈, 정유미 주연의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삼류 건달 동철(박중훈)과 지방대 출신 구직자 세진(정유미)이 반지하 방에서 이웃으로 살면서 티격태격하다 가까워지는 이야기를 담아, 웃음과 감동을 잘 버무렸다.

이 영화로 데뷔한 김광식 감독은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재미와 감동 둘 다 줄 수 있는 영화를 하고 싶다. 요즘에는 부정적이고 삐딱한 시선의 지식인적 영화가 많은데 따뜻한 영화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 제작사 JK필름의 대표인 윤제균 감독의 추천으로 박중훈을 캐스팅했고 정유미는 원래 좋아하던 배우라서 기용했다고 말했다. 박중훈과 정유미가 나이 차가 많아 걱정하는 스태프도 있었지만, 그는 둘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자체가 재미없으면 영화 속 인물이 재미없다고 생각해요. 중훈 선배를 만나고 보니 영화 속 캐릭터도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고 정유미 씨도 마찬가지였어요."

김 감독은 "중훈 선배는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려고 했다. 의견이 있으면 조심스럽게 살짝 얘기하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면서 "저예산 영화라 순서대로 찍을 수 없어 유미 씨는 감정 잡는 것을 고통스러워했는데, 적응하고 나서는 감탄스러울 정도로 연기를 잘했다"고 배우들에게 고마워했다.

영화 막판에 세진은 동철의 도움으로 입사를 원하던 회사 면접을 볼 기회를 잡지만 동철은 건달의 자존심을 지키려다 칼을 맞고 쓰러진다.

"중훈이 형은 처음에 죽여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비극 서사가 아니라 희극 서사인데 죽어버리면 안 되는 거죠. 극 중 세진이 누군가의 죽음을 딛고 취직을 하면 기쁘지 않고 쓸쓸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훈이 형이 쓰러지는 장면에서도 끝까지 눈을 감지 말라고 했어요."

그는 원래 시나리오 내용은 동철과 세진이 다시 만났다가 바로 헤어지면서 끝이 난다고 귀띔했다. 그는 그러나 "어차피 사람을 위로하고자 만든 영화인데, 끝까지 미소 짓게 해주고 싶어 촬영 들어가기 며칠 전에 엔딩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국문과를 나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대학원) 과정을 마친 그는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에서 조연출을 맡으면서 현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너무 예쁘고 영화적인 것, 가짜 같은 것을 경계하는 이창동 감독의 사실성을 많이 배웠다"면서 "나도 영화에서 과장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일부러 그림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정서가 있는 사극 액션 영화"를 하고 싶다며 "제작비가 많이 들 것 같아서 이번 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지 상당히 신경 쓰인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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