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환율, 우리 경제 명암은

입력 2010.05.2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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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수입물가가 높아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원·엔 환율 급등 역시 마찬가지다.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당장 그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당장 환율 등락 자체보다는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 경제 주체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엔화 가치 급등

2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270원대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들어 24일까지 106.1원이나 급등(원화가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유로화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면서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최근 원화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까지 부각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다른 주요국 통화보다 그 가치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화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도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24일 기준 100엔당 1306.58원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7일 1,175.59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 한 달도 안 돼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는 달러 대비 약세"라며 "따라서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연구조정실장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유로화 약세에다 천안함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면서 "유로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원.달러 환율은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 명암 엇갈려

환율 상승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선임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들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수입업체에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LG경제연구원 오 실장은 "환율이 올라가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생필품이나 유가 같은 일부 품목의 경우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엔 환율의 경우 엔화가 강세를 띠면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맞붙는 주요 수출품목은 혜택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는 데 필요한 자본재의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엔화는 수출 경쟁 통화기이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오르면 국내 수출기업에 유리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 주로 부품, 소재 등을 수입하는 국내 제조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처럼 환율이 단기간 급등락하는 것은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처럼 환율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격 책정의 불확실성이 커져 수출입 활동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오 실장은 "원화가치가 절하 혹은 절상이든 어느 한 쪽 방향으로 안정되는 것이 좋은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크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데 주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수입 물가가 오르는 측면과 수출 물가가 떨어지는 측면이 함께 생길 것이며 이 경우 우리 경제에 좋다, 나쁘다를 확연히 구분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 전반적인 환율 등락의 추세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환율이 오른 상황이 물가에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름세가 지속되면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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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솟는 환율, 우리 경제 명암은
    • 입력 2010-05-25 15:13:46
    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과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나 수입물가가 높아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원·엔 환율 급등 역시 마찬가지다. 동전의 양면처럼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당장 그 효과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당장 환율 등락 자체보다는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은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고, 이는 우리 경제 주체들이 의사결정을 하는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엔화 가치 급등 25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한때 1,270원대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5월 들어 24일까지 106.1원이나 급등(원화가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유로화보다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면서 세계적으로 달러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최근 원화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까지 부각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다른 주요국 통화보다 그 가치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달러화와 더불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엔화도 초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엔 환율은 24일 기준 100엔당 1306.58원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27일 1,175.59원으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지 한 달도 안 돼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우리선물 변지영 연구원은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하면서 엔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고, 원화는 달러 대비 약세"라며 "따라서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오문석 연구조정실장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유로화 약세에다 천안함 사태로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면서 "유로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원.달러 환율은 방향을 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 명암 엇갈려 환율 상승의 유.불리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 조동철 선임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들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입 가격은 오르기 때문에 수입업체에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LG경제연구원 오 실장은 "환율이 올라가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특히 생필품이나 유가 같은 일부 품목의 경우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원·엔 환율의 경우 엔화가 강세를 띠면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일본과 세계 시장에서 맞붙는 주요 수출품목은 혜택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설비투자를 늘리는 데 필요한 자본재의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엔화는 수출 경쟁 통화기이기 때문에 엔화가치가 오르면 국내 수출기업에 유리할 수 있지만 일본에서 주로 부품, 소재 등을 수입하는 국내 제조업체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처럼 환율이 단기간 급등락하는 것은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처럼 환율이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격 책정의 불확실성이 커져 수출입 활동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오 실장은 "원화가치가 절하 혹은 절상이든 어느 한 쪽 방향으로 안정되는 것이 좋은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크면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데 주목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가 계속 떨어진다고 가정하면 수입 물가가 오르는 측면과 수출 물가가 떨어지는 측면이 함께 생길 것이며 이 경우 우리 경제에 좋다, 나쁘다를 확연히 구분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환율의 변동성이 크다고 판단, 전반적인 환율 등락의 추세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환율이 오른 상황이 물가에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오름세가 지속되면 경제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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