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그리스 탐색 ‘속단은 금물!’

입력 2010.05.26 (07:57) 수정 2010.05.2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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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그리스의 경기력을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서 지켜본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상대에 대한 판단을 잠시 미뤘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스-북한의 친선경기를 박태하 코치와 함께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24일 일본과 치른 원정 평가전(2-0 승)을 승리로 이끈 허 감독은 이 경기를 관전하려고 25일 오전 선수단보다 먼저 일본을 떠나 스위스 취리히까지 비행기로 이동해 다시 1시간30분 정도 차를 달려 킥오프 한 시간 전쯤 경기장에 도착했다.



허 감독은 그리스 경기를 직접 본 것이 그리스가 우승을 차지한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이라고 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추첨 이후에는 스위스,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 예선과 지난 3월 세네갈과 평가전 등의 경기 비디오를 통해 그리스의 전력을 탐색했다.



허 감독은 경기 전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다. 북한과도 경기를 해봤고 북한 선수들이 우리랑 체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리스가 북한을 상대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일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그리스의 경기력은 허 감독의 기대를 따라주지 못했다.



허 감독이 "우리와 경기할 때도 이렇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리스가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보여줬던 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스는 포백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북한 골잡이 정대세에게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공격도 그리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 경기로 그리스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 선수단은 모인 지 얼마 안됐다. 오늘은 영 아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또 "스위스 및 우크라이나 등과 치른 유럽 예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이나 역습에서 파괴력 있는 모습 등은 초반 반짝하고 끝났다. 지난 3월 세네갈과 평가전(그리스 0-2 패) 때도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늘보다는 나았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치른 경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최상의 그리스’를 엿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허 감독이 결코 헛걸음을 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는 스리백으로 수비벽을 두텁게 친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하지만 이날은 스리백보다는 공격적인 전술 구사가 쉬운 포백 수비를 들고 나왔다. 이는 그리스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전술 운용을 실험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가 그리스를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스도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첫 승 제물로 한국을 꼽을 것이 뻔하다. 허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허 감독은 "그리스는 물론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모두 우리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 우리와 경기에서는 포백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는 유럽예선에서도 비교적 약체와 상대할 때는 스리백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지션을 비롯해 선수들의 몸이 좋아져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위안을 삼았다.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하려고 인스브루크 노이스티프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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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정무, 그리스 탐색 ‘속단은 금물!’
    • 입력 2010-05-26 07:57:02
    • 수정2010-05-26 08:11:25
    연합뉴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첫 상대인 그리스의 경기력을 처음으로 직접 현장에서 지켜본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상대에 대한 판단을 잠시 미뤘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2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알타흐 캐시포인트 아레나에서 열린 그리스-북한의 친선경기를 박태하 코치와 함께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24일 일본과 치른 원정 평가전(2-0 승)을 승리로 이끈 허 감독은 이 경기를 관전하려고 25일 오전 선수단보다 먼저 일본을 떠나 스위스 취리히까지 비행기로 이동해 다시 1시간30분 정도 차를 달려 킥오프 한 시간 전쯤 경기장에 도착했다.

허 감독은 그리스 경기를 직접 본 것이 그리스가 우승을 차지한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이후 6년만이라고 했다.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추첨 이후에는 스위스, 라트비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 예선과 지난 3월 세네갈과 평가전 등의 경기 비디오를 통해 그리스의 전력을 탐색했다.

허 감독은 경기 전 "우리로서는 좋은 기회다. 북한과도 경기를 해봤고 북한 선수들이 우리랑 체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그리스가 북한을 상대로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일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그리스의 경기력은 허 감독의 기대를 따라주지 못했다.

허 감독이 "우리와 경기할 때도 이렇게 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리스가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보여줬던 제 모습은 아니었다.

그리스는 포백 수비에 허점을 드러내면서 북한 골잡이 정대세에게 두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공격도 그리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이 경기로 그리스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 선수단은 모인 지 얼마 안됐다. 오늘은 영 아니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럴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또 "스위스 및 우크라이나 등과 치른 유럽 예선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높이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이나 역습에서 파괴력 있는 모습 등은 초반 반짝하고 끝났다. 지난 3월 세네갈과 평가전(그리스 0-2 패) 때도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늘보다는 나았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이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치른 경기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였다"고 덧붙였다.

`최상의 그리스’를 엿볼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허 감독이 결코 헛걸음을 한 것은 아니다.

그리스는 스리백으로 수비벽을 두텁게 친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술로 정평이 나 있는 팀이다.

하지만 이날은 스리백보다는 공격적인 전술 구사가 쉬운 포백 수비를 들고 나왔다. 이는 그리스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전술 운용을 실험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가 그리스를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스도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첫 승 제물로 한국을 꼽을 것이 뻔하다. 허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허 감독은 "그리스는 물론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모두 우리를 표적으로 삼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리스도 우리와 경기에서는 포백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는 유럽예선에서도 비교적 약체와 상대할 때는 스리백을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지션을 비롯해 선수들의 몸이 좋아져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고 위안을 삼았다.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표팀에 합류하려고 인스브루크 노이스티프트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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