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호, ‘선택·집중’ 산소마스크 고민

입력 2010.05.28 (17:16) 수정 2010.05.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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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시간 정도 선수들이 착용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트프트에서 이틀째 훈련을 지휘하고 나서 긴급 공수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 활용 대책을 묻는 말에 짤막하게 대답했다.

애초 대표팀은 산소마스크를 10일 파주 NFC(대표팀트레닝센터) 소집 때부터 사용할 예정이었다.

산소마스크는 흔히 산소 공급을 늘리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지만 대표팀은 반대로 산소의 공급량을 줄임으로써 선수들이 고지대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려고 도입했다.

산소량이 감소하면서 선수 혈액 속의 적혈구 수치가 증가함으로 고지대 적응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주문했던 미국 업체로부터 배송이 늦어지면서 국내와 한일전이 열렸던 일본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전진기지로 삼은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받게 됐다.

노이슈티프트는 해발 1천200m의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고지대다.

대표팀 남아공 월드컵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루스텐버그(해발 1천233m)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파주 NFC에 고지대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저산소실'까지 운영했던 대표팀이 산소마스크 활용을 고민하는 속내는 전훈 캠프의 환경이 루스텐버그와 비슷한 것 말고도 16강 진출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세 경기 중 2차전인 아르헨티나와 경기만 해발 1천753m의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1차전 그리스와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 장소는 저지대인 포트엘리자베스와 더반이다.

그리스와 개막전을 반드시 잡고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계획했던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경기에 힘을 빼는 것보다는 나이지리아에 승부수를 거는 쪽으로 전략의 방향을 선회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거두더라도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큰 점수차로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이 그리스와 1차전 승리 후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나이지리아와 비겨 1승1무1패가 되더라도 골득실에서 앞서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지대 경기는 중간에 (아르헨티나와) 한 경기뿐이다. 훈련 자체를 고지대 적응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면서 "산소마스크를 훈련 때 사용할지 아니면 생활하면서 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소마스크 활용 대책은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코치가 전담하는 가운데 선수들이 전훈지에서 마스크를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착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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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극호, ‘선택·집중’ 산소마스크 고민
    • 입력 2010-05-28 17:16:15
    • 수정2010-05-28 17:18:36
    연합뉴스
"하루에 한 시간 정도 선수들이 착용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트프트에서 이틀째 훈련을 지휘하고 나서 긴급 공수한 고지대 적응용 `산소마스크' 활용 대책을 묻는 말에 짤막하게 대답했다. 애초 대표팀은 산소마스크를 10일 파주 NFC(대표팀트레닝센터) 소집 때부터 사용할 예정이었다. 산소마스크는 흔히 산소 공급을 늘리는 목적으로 쓰는 것이지만 대표팀은 반대로 산소의 공급량을 줄임으로써 선수들이 고지대에서 생활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려고 도입했다. 산소량이 감소하면서 선수 혈액 속의 적혈구 수치가 증가함으로 고지대 적응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크를 주문했던 미국 업체로부터 배송이 늦어지면서 국내와 한일전이 열렸던 일본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전진기지로 삼은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받게 됐다. 노이슈티프트는 해발 1천200m의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고지대다. 대표팀 남아공 월드컵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루스텐버그(해발 1천233m)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파주 NFC에 고지대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저산소실'까지 운영했던 대표팀이 산소마스크 활용을 고민하는 속내는 전훈 캠프의 환경이 루스텐버그와 비슷한 것 말고도 16강 진출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세 경기 중 2차전인 아르헨티나와 경기만 해발 1천753m의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1차전 그리스와 3차전 나이지리아와 경기 장소는 저지대인 포트엘리자베스와 더반이다. 그리스와 개막전을 반드시 잡고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1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고 계획했던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경기에 힘을 빼는 것보다는 나이지리아에 승부수를 거는 쪽으로 전략의 방향을 선회했다. 허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거두더라도 1차전에서 나이지리아를 큰 점수차로 이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이 그리스와 1차전 승리 후 아르헨티나에 패하고 나이지리아와 비겨 1승1무1패가 되더라도 골득실에서 앞서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는 것이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지대 경기는 중간에 (아르헨티나와) 한 경기뿐이다. 훈련 자체를 고지대 적응에만 초점을 맞출 수 없다"면서 "산소마스크를 훈련 때 사용할지 아니면 생활하면서 할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소마스크 활용 대책은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코치가 전담하는 가운데 선수들이 전훈지에서 마스크를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착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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