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침체…20조대 개인자산 증발

입력 2010.05.3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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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최근 급등락 증시에다 부동산시장 침체까지 겹치는 바람에 보유 자산이 쪼그라들면서 고통받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750선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서고 부동산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불과 한달새 주식에서 약 20조원, 아파트에서 4조원가량 개인 자산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피해 은행예금으로 자금을 옮기더라도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여서 자산이 자연감소하는 것을 손놓고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하면서 시중자금 부동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 활동이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 개인 5월에만 주식시장에서 20조 날렸다

3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4월말 시가총액(이하 시총)은 1천21조8천422억원이었으나 유로존 재정위기와 천안함사태에 따른 북한 리스크로 지난 28일 현재 977조56억원으로 44조8천356억원이 감소했다.

작년 말 현재 전체 시총 중 개인비중 34.6%가 대체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평가손 개념이지만 5월 들어서만 15조5천131억원이 날아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의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0.4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천68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인 하이닉스가 9.51%나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8.36%, 순매수 6천487억원), LG전자(-16.39%, ″5천89억원), POSCO(-5.41%, ″2천713억원), KB금융(-10.09%, ″2천269억원), 두산중공업(-16.81%, ″1천822억원), 두산인프라코어(-21.97%, ″1천568억원) 등 순이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펀드에서도 자산이 줄었다.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이 지난 3일 98조5천405억원이었으나 27일에는 93조9천530억원으로 4조5천875억원 감소했다. 공모 주식형펀드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의 자산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자산도 감소…아파트서만 3조8천억원 줄어

부동산시장에서도 자산가치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의 분석결과 전국의 아파트 646만6천172가구의 28일 현재 시가총액은 1천793조1천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초 1천796조9천57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조8천42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 송파, 서초구, 양천구 목동, 경기도 분당, 평촌, 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 아파트의 시가총액도 444조6천409억원에서 442조768억원으로 2조5천642억원이 감소했다.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총 62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자산 하락폭이 전국보다 훨씬 큰 셈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5월 들어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일반아파트까지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출구가 없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실질금리가 '제로'인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취급분 예금 실질금리(세후 명목금리- 물가상승률)는 작년 2분기 -0.4%에서 3분기와 4분기 모두 0.6%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올 1분기에는 0.3%로 반토막났다.

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면서 4월에는 예금금리가 2.89%로 더 떨어졌다. 세후로는 2.44%에 불과한 수준으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6%를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초까지 은행 특판예금과 채권이 차례로 주목을 받았지만 더는 자금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없다는 평가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중금리가 잠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유럽 재정위기로 금리인상 논의가 사실상 보류됐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2.0%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은행예금이 시중자금을 흡수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예금과 채권 등 금리 상품이 매력을 잃은 상황에서 부동산과 증시까지 침체를 겪으면서 시중자금의 부동화만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자산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질수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가 필요하다"면서 "부동산과 주식, 채권, 예금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적절한 자산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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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부동산 침체…20조대 개인자산 증발
    • 입력 2010-05-31 06:35:23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급등락 증시에다 부동산시장 침체까지 겹치는 바람에 보유 자산이 쪼그라들면서 고통받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750선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서고 부동산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면서 불과 한달새 주식에서 약 20조원, 아파트에서 4조원가량 개인 자산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피해 은행예금으로 자금을 옮기더라도 실질금리는 사실상 마이너스 상태여서 자산이 자연감소하는 것을 손놓고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개인투자자들이 돈 굴릴 데를 찾지 못하면서 시중자금 부동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소비 활동이 발목을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 개인 5월에만 주식시장에서 20조 날렸다 3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4월말 시가총액(이하 시총)은 1천21조8천422억원이었으나 유로존 재정위기와 천안함사태에 따른 북한 리스크로 지난 28일 현재 977조56억원으로 44조8천356억원이 감소했다. 작년 말 현재 전체 시총 중 개인비중 34.6%가 대체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비록 평가손 개념이지만 5월 들어서만 15조5천131억원이 날아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의 같은 기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평균 -10.4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천68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인 하이닉스가 9.51%나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8.36%, 순매수 6천487억원), LG전자(-16.39%, ″5천89억원), POSCO(-5.41%, ″2천713억원), KB금융(-10.09%, ″2천269억원), 두산중공업(-16.81%, ″1천822억원), 두산인프라코어(-21.97%, ″1천568억원) 등 순이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펀드에서도 자산이 줄었다.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이 지난 3일 98조5천405억원이었으나 27일에는 93조9천530억원으로 4조5천875억원 감소했다. 공모 주식형펀드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의 자산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자산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부동산 자산도 감소…아파트서만 3조8천억원 줄어 부동산시장에서도 자산가치 하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의 분석결과 전국의 아파트 646만6천172가구의 28일 현재 시가총액은 1천793조1천5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초 1천796조9천579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조8천42억원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 송파, 서초구, 양천구 목동, 경기도 분당, 평촌, 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 아파트의 시가총액도 444조6천409억원에서 442조768억원으로 2조5천642억원이 감소했다.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 총 62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가구당 자산 하락폭이 전국보다 훨씬 큰 셈이다. 닥터아파트 관계자는 "5월 들어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서 일반아파트까지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 실질금리 '마이너스'…출구가 없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실질금리가 '제로'인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란 쉽지 않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신규취급분 예금 실질금리(세후 명목금리- 물가상승률)는 작년 2분기 -0.4%에서 3분기와 4분기 모두 0.6%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올 1분기에는 0.3%로 반토막났다. 운용처가 마땅치 않은 은행들이 금리를 내리면서 4월에는 예금금리가 2.89%로 더 떨어졌다. 세후로는 2.44%에 불과한 수준으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2.6%를 감안하면 실질금리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초까지 은행 특판예금과 채권이 차례로 주목을 받았지만 더는 자금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없다는 평가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중금리가 잠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유럽 재정위기로 금리인상 논의가 사실상 보류됐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2.0%로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은행예금이 시중자금을 흡수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예금과 채권 등 금리 상품이 매력을 잃은 상황에서 부동산과 증시까지 침체를 겪으면서 시중자금의 부동화만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자산시장의 불투명성이 커질수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포트폴리가 필요하다"면서 "부동산과 주식, 채권, 예금 등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적절한 자산배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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