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수비 불안…조직력도 허술

입력 2010.06.0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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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2일 어떤 모습일지가 중요하다"며 표정관리를 했지만 아마 속으로는 환한 웃음을 지었을 법하다.

한국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상대인 그리스의 무기력한 모습을 두 번이나 직접 지켜봤으니 말이다.

한국과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맞붙을 그리스가 3일 오전 스위스 빈터투어 쉬첸비세 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그리스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후 세 차례 친선경기에서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 3월3일 자국 볼로스에서 치른 세네갈과 친선경기에서 0-2로 지고 나서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 알타흐에서 가진 북한과 친선경기에서는 2-2로 비겼고, 이날 다시 파라과이에 무릎을 꿇었다.

허정무 감독은 북한과 친선경기에 이어 이날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그리스의 전력 탐색에 나섰다.

일단 북한,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통해 포메이션이나 전술 등 한국과 경기를 대비한 오토 레하겔(독일) 그리스 대표팀 감독의 구상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

그리스는 북한과 평가전처럼 포백을 바탕으로 한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최전방에는 판텔리스 카페타노스, 좌·우에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와 디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를 배치해 공격진을 꾸렸다. 그리스의 새별 소티리스 니니스가 공격형 미드필더 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알렉산드로스 치올리스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가 중앙 미드필더 나섰다.

포백수비는 왼쪽부터 바실레이오스 토로시디스, 아브함 파파도풀로스,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 게오르기오스 세이타리디스로 꾸렸고, 골문은 주전인 알렉산드로스 초르바스가 지켰다.

북한과 경기에 나선 선발진과 비교하면 6명이 바뀌었다.

북한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전담 키커인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 좌.우 풀백에 니콜라오스 스피로풀로스와 오른쪽 풀백 루카스 빈트라, 중앙수비수 에반겔로스 모라스, 골키퍼 미하일 시파키스가 선발 출전했다.

두 경기 연속 후반 시작하면서 교체 투입된 안겔로스 하리스테아스도 그리스 공격의 한 축을 맡는다.

월드컵 예선에서 10골을 넣은 주전 공격수 게카스는 이틀 전 팀 훈련 중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당해 이날 파라과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한국과 본선 1차전에서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북한전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아 전반 45분을 뛰었던 빈트라는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중앙비수로 45분을 뛰었다.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질식수비'로 이름을 날렸던 그리스이지만 최근 보여준 포백 수비의 조직력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북한과 경기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파라과이 앞에서도 그대로 반복했다.

전반 6분 스루패스 한방에 파라과이 공격수 루카스 바리오스가 골키퍼 초르바스와 일대일로 맞서는 등 장신 수비수들이 민첩성이나 스피드가 떨어져 번번이 뒷공간을 내주고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스 수비진은 파라과이와 빠른 공격 전개와 짧은 패스 연결에 크게 흔들렸다.

공격수들이 키가 크지 않은 북한과 경기에서는 절대 우위를 보였던 제공권 다툼에서도 로케 산타크루스(189㎝)와 루카스 바리오스(188㎝)의 파라과이 장신 투톱 앞에서는 힘을 못 썼다.

그리스는 공격에서도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북한과 경기에서는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는 카라구니스의 발끝에서 시작된 볼 배급과 세트피스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카라구니스 대신 선발로 나선 니니스는 최전방과 중원을 누비면서 많이 움직이긴 했어도 카라구니스와 같은 역할은 해 주지 못했다.

그리스는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하다 보니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불필요한 횡패스와 백패스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좌·우 윙포워드 사마라스와 살핀기디스도 장기인 드리블과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면서 두 경기 내내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후반 들어서며 니니스 대신 카라구니스가 나왔지만, 전반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공격의 실마리가 쉽게 풀리지 않자 오른쪽 풀백 세이타리디스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보려 했지만, 이 또한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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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수비 불안…조직력도 허술
    • 입력 2010-06-03 09:20:47
    연합뉴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오는 12일 어떤 모습일지가 중요하다"며 표정관리를 했지만 아마 속으로는 환한 웃음을 지었을 법하다. 한국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상대인 그리스의 무기력한 모습을 두 번이나 직접 지켜봤으니 말이다. 한국과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맞붙을 그리스가 3일 오전 스위스 빈터투어 쉬첸비세 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했다. 그리스는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후 세 차례 친선경기에서 1무2패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 3월3일 자국 볼로스에서 치른 세네갈과 친선경기에서 0-2로 지고 나서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 알타흐에서 가진 북한과 친선경기에서는 2-2로 비겼고, 이날 다시 파라과이에 무릎을 꿇었다. 허정무 감독은 북한과 친선경기에 이어 이날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 그리스의 전력 탐색에 나섰다. 일단 북한, 파라과이와 친선경기를 통해 포메이션이나 전술 등 한국과 경기를 대비한 오토 레하겔(독일) 그리스 대표팀 감독의 구상은 어느 정도 확인됐다. 그리스는 북한과 평가전처럼 포백을 바탕으로 한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최전방에는 판텔리스 카페타노스, 좌·우에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와 디미트리오스 살핀기디스를 배치해 공격진을 꾸렸다. 그리스의 새별 소티리스 니니스가 공격형 미드필더 겸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알렉산드로스 치올리스와 콘스탄티노스 카추라니스가 중앙 미드필더 나섰다. 포백수비는 왼쪽부터 바실레이오스 토로시디스, 아브함 파파도풀로스, 소티리오스 키르기아코스, 게오르기오스 세이타리디스로 꾸렸고, 골문은 주전인 알렉산드로스 초르바스가 지켰다. 북한과 경기에 나선 선발진과 비교하면 6명이 바뀌었다. 북한전에서는 최전방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전담 키커인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 좌.우 풀백에 니콜라오스 스피로풀로스와 오른쪽 풀백 루카스 빈트라, 중앙수비수 에반겔로스 모라스, 골키퍼 미하일 시파키스가 선발 출전했다. 두 경기 연속 후반 시작하면서 교체 투입된 안겔로스 하리스테아스도 그리스 공격의 한 축을 맡는다. 월드컵 예선에서 10골을 넣은 주전 공격수 게카스는 이틀 전 팀 훈련 중 무릎에 가벼운 부상을 당해 이날 파라과이 경기에는 나서지 않았지만, 한국과 본선 1차전에서는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북한전에서 오른쪽 풀백을 맡아 전반 45분을 뛰었던 빈트라는 파라과이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중앙비수로 45분을 뛰었다.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질식수비'로 이름을 날렸던 그리스이지만 최근 보여준 포백 수비의 조직력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북한과 경기에서 드러났던 문제점을 파라과이 앞에서도 그대로 반복했다. 전반 6분 스루패스 한방에 파라과이 공격수 루카스 바리오스가 골키퍼 초르바스와 일대일로 맞서는 등 장신 수비수들이 민첩성이나 스피드가 떨어져 번번이 뒷공간을 내주고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스 수비진은 파라과이와 빠른 공격 전개와 짧은 패스 연결에 크게 흔들렸다. 공격수들이 키가 크지 않은 북한과 경기에서는 절대 우위를 보였던 제공권 다툼에서도 로케 산타크루스(189㎝)와 루카스 바리오스(188㎝)의 파라과이 장신 투톱 앞에서는 힘을 못 썼다. 그리스는 공격에서도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다. 북한과 경기에서는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는 카라구니스의 발끝에서 시작된 볼 배급과 세트피스가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카라구니스 대신 선발로 나선 니니스는 최전방과 중원을 누비면서 많이 움직이긴 했어도 카라구니스와 같은 역할은 해 주지 못했다. 그리스는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하다 보니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불필요한 횡패스와 백패스로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좌·우 윙포워드 사마라스와 살핀기디스도 장기인 드리블과 스피드를 살리지 못하면서 두 경기 내내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후반 들어서며 니니스 대신 카라구니스가 나왔지만, 전반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공격의 실마리가 쉽게 풀리지 않자 오른쪽 풀백 세이타리디스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활력을 불어넣어 보려 했지만, 이 또한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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