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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0 남아공월드컵
‘박지성 있었다면’ 공격 빈자리 절감
입력 2010.06.04 (03:24) 수정 2010.06.04 (04:47)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맞대결에서 아쉽게 0-1로 졌다.



비록 패배를 안았지만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세계적 강호 스페인을 맞아 태극전사들이 대등하게 맞섰다는 점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물론 한국은 선발 라인업 중 김재성(포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베스트11이 나선 반면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카를레스 푸욜 등 주축들을 대거 선발에서 뺀 1.5진급 선수 구성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스페인은 지난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3-2 승)와 평가전에서 보여줬듯 주전과 비주전 간 기량 차가 확연했다.



하지만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후반 들어서도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결국 13분 만에 비야와 사비 에르난데스, 알론소를 내놓더니 후반 막판에는 실바까지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곤살레스 헤수스 나바스에게 기습적인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잘 싸웠다.



한국으로서는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빈자리가 아쉬운 한 판이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스페인에 맞서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해야 할 아르헨티나에 대한 공략법을 연구하려 했다.



4-1-4-1 포메이션의 스페인이 세계적 미드필더진을 보유해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박지성 없는 `B플랜’을 실험해야 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일명 `박지성 시프트’로 불리는 4-2-3-1 포메이션의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허정무호에서는 원래 박지성이 들어가야 맞는 자리이지만, 이날은 김재성(포항)이 맡았다.



박지성이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 통증으로 이번 스페인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주영(모나코)이 최전방 원톱, 염기훈(수원)과 이청용(볼턴)이 좌·우에 배치됐다.



중앙 미드필더에서는 김정우(광주)-기성용(셀틱)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으로 꾸렸고, 골문은 맏형 이운재(수원)가 지켰다.



김재성은 소속팀 포항에서도 오른쪽 측면은 물론 중앙을 오가면서 활약해 왔지만,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듯했다.



특유의 활동량으로 부지런이 뛰어다녔지만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은 제대로 해 내지 못했다.



세계적 선수들이 버틴 미드필더진에서 상대 압박을 뚫고 공을 찰 줄 아는 능력과 경험이 다소 아쉬웠다.



결국 전반 중반 이후에는 이청용이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시간이 늘었고, 김재성은 원래 자리인 오른쪽 측면에서 겉돌곤 했다.



후반 들어서는 김재성 대신 들어간 김남일(톰 톰스크)이 김정우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추고, 기성용이 박지성의 역할을 대신하려 했지만, 이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중앙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치중하며 안정적 경기 운영을 하려 했기 때문에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해 공을 잡아도 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 길이 막히다 보니 횡패스와 백패스가 이어지며 공격 템포를 떨어뜨렸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고립돼 기회를 만들어내기 여간 쉽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솔직히 김재성이 큰 경기에 나온 것이 생소하다 보니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교체로 들어간다면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전반이 끝나고 김재성을 뺀 것은 조금이 위축된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어 "양쪽은 염기훈과 이청용, 박지성을 포함해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바뀌었을 때 점검해 보는 의미도 있다. 본선에서 쓸 방법을 여러 가지 체크했다"며 이번 경기의 의미를 전했다.



선수들은 `박지성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오히려 `박지성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비교적 경기 내용에 만족해했다.



골키퍼 이운재는 "박지성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으니 팀에 도움이 많이 됐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잘 했다"고 말했고, 후반 교체 투입된 골키퍼 정성룡(성남)도 "지성이 형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주장으로서 활력소가 돼 더 좋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맹활약 한 중앙수비수 조용형은 "박지성은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라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는 "박지성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박지성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것"라고 밝혔다.



박지성의 공백은 아쉬웠지만, 후반 들어 상대 주축 선수들이 이끈 거센 공세를 막아낸 수비진영은 월드컵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했다.



이날 양팀 통틀어 유일한 골로 연결된 나바스의 슈팅은 어느 골키퍼가 와도 막아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만 후반 23분 하비에르 마르티네스가 골문 앞에서 편하게 공을 찰 수 있도록 패스가 연결된 장면 등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결코 보여줘서는 안 될 모습이었다.
  • ‘박지성 있었다면’ 공격 빈자리 절감
    • 입력 2010-06-04 03:24:31
    • 수정2010-06-04 04:47:25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인 `무적함대’ 스페인과 맞대결에서 아쉽게 0-1로 졌다.



비록 패배를 안았지만 2008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세계적 강호 스페인을 맞아 태극전사들이 대등하게 맞섰다는 점은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큰 수확이었다.



물론 한국은 선발 라인업 중 김재성(포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베스트11이 나선 반면 스페인은 다비드 비야, 다비드 실바, 사비 에르난데스, 사비 알론소, 카를레스 푸욜 등 주축들을 대거 선발에서 뺀 1.5진급 선수 구성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하나인 스페인은 지난달 30일 같은 장소에서 치른 사우디아라비아(3-2 승)와 평가전에서 보여줬듯 주전과 비주전 간 기량 차가 확연했다.



하지만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후반 들어서도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자 결국 13분 만에 비야와 사비 에르난데스, 알론소를 내놓더니 후반 막판에는 실바까지 투입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 곤살레스 헤수스 나바스에게 기습적인 중거리포로 결승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잘 싸웠다.



한국으로서는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빈자리가 아쉬운 한 판이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4-2-3-1 포메이션으로 스페인에 맞서며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서 상대해야 할 아르헨티나에 대한 공략법을 연구하려 했다.



4-1-4-1 포메이션의 스페인이 세계적 미드필더진을 보유해 중원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박지성 없는 `B플랜’을 실험해야 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일명 `박지성 시프트’로 불리는 4-2-3-1 포메이션의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라고 볼 수 있다. 허정무호에서는 원래 박지성이 들어가야 맞는 자리이지만, 이날은 김재성(포항)이 맡았다.



박지성이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 통증으로 이번 스페인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주영(모나코)이 최전방 원톱, 염기훈(수원)과 이청용(볼턴)이 좌·우에 배치됐다.



중앙 미드필더에서는 김정우(광주)-기성용(셀틱)이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오범석(울산)으로 꾸렸고, 골문은 맏형 이운재(수원)가 지켰다.



김재성은 소속팀 포항에서도 오른쪽 측면은 물론 중앙을 오가면서 활약해 왔지만, 대표팀에서 박지성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듯했다.



특유의 활동량으로 부지런이 뛰어다녔지만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은 제대로 해 내지 못했다.



세계적 선수들이 버틴 미드필더진에서 상대 압박을 뚫고 공을 찰 줄 아는 능력과 경험이 다소 아쉬웠다.



결국 전반 중반 이후에는 이청용이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시간이 늘었고, 김재성은 원래 자리인 오른쪽 측면에서 겉돌곤 했다.



후반 들어서는 김재성 대신 들어간 김남일(톰 톰스크)이 김정우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을 맞추고, 기성용이 박지성의 역할을 대신하려 했지만, 이 또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중앙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치중하며 안정적 경기 운영을 하려 했기 때문에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못했다.



상대 공격을 차단해 공을 잡아도 전방으로 이어지는 패스 길이 막히다 보니 횡패스와 백패스가 이어지며 공격 템포를 떨어뜨렸다.



그런 상황에서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다 보니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이 고립돼 기회를 만들어내기 여간 쉽지 않았다.



허정무 감독은 경기 후 "솔직히 김재성이 큰 경기에 나온 것이 생소하다 보니 몸이 무거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교체로 들어간다면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전반이 끝나고 김재성을 뺀 것은 조금이 위축된 것 같아서였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이어 "양쪽은 염기훈과 이청용, 박지성을 포함해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바뀌었을 때 점검해 보는 의미도 있다. 본선에서 쓸 방법을 여러 가지 체크했다"며 이번 경기의 의미를 전했다.



선수들은 `박지성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오히려 `박지성 없이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비교적 경기 내용에 만족해했다.



골키퍼 이운재는 "박지성이 아무래도 경험이 많으니 팀에 도움이 많이 됐겠지만 다른 선수들도 잘 했다"고 말했고, 후반 교체 투입된 골키퍼 정성룡(성남)도 "지성이 형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주장으로서 활력소가 돼 더 좋았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맹활약 한 중앙수비수 조용형은 "박지성은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수 있는 세계적인 선수라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할 수 있도록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는 "박지성이 없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박지성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경기를 했을 것"라고 밝혔다.



박지성의 공백은 아쉬웠지만, 후반 들어 상대 주축 선수들이 이끈 거센 공세를 막아낸 수비진영은 월드컵을 앞두고 좋은 경험을 했다.



이날 양팀 통틀어 유일한 골로 연결된 나바스의 슈팅은 어느 골키퍼가 와도 막아내기 어려운 것이었다.



다만 후반 23분 하비에르 마르티네스가 골문 앞에서 편하게 공을 찰 수 있도록 패스가 연결된 장면 등은 월드컵 무대에서는 결코 보여줘서는 안 될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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