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나오토號의 정책 방향과 과제

입력 2010.06.04 (13:53) 수정 2010.06.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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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재무상이 차기 일본 총리에 오르면서 새 정부의 각종 대내외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 총리는 외교.안보 정책의 혼선과 정치자금 문제로 갑자기 물러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의 짐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간 총리는 실패하거나 문제점이 불거진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에 대해 수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책기조에 있는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은 상속할 전망이다.

간 부총리는 준비된 총리다. 하토야마 정권하에서 국가의 큰 그림을 담당하는 국가전략상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상을 지냈다.

우선 미국과의 동맹 관계 강화와 소비세 인상 추진 등 외교.안보정책과 경제정책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자녀수당 등 각종 복지정책은 재원을 감안해 미조정하는 선에서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 참의원選.후텐마 등 과제 첩첩 =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실추된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여름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의 신뢰는 하토야마 정부가 지난 8개월간 후텐마 문제와 대미 외교 등에서 우왕좌왕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권 출범초기 70%대였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퇴진하면서 지지율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일 발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1주전에 비해 9%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간 정권이 '정치와 돈', 외교, 경제 등 산적한 현안 처리 과정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지못할 경우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간 총리의 정권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참의원선거는 한 달 앞으로 임박했다. 하토야마.오자와 '투톱'이 전격 사임한 것은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간 총리는 짧은 시간내에 당과 내각의 전열을 정비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 대미 동맹 강화 전망 = 새 정부는 무엇보다 미국 등 기존 우방과의 동맹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정권이 단명한 직접적 원인은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었다.

따라서 새 정부는 하토야마가 내세웠던 '지위협정 개정을 통한 대등한 일미 외교'의 간판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와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지만 미국을 자극하지않기 위해 정권 초기의 하토야마 총리처럼 중국을 우대하는 정책은 지양할 전망이다.

간 총리는 "일미 동맹의 기축인 미국과의 기존 신뢰관계를 확실하게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텐마 문제는 새 정부도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하토야마 총리가 미일 합의를 통해 후텐마를 같은 오키나와현내 나고(名護)시 미군 캠프슈워브 연안부로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문제는 간 총리의 리더십으로 오키나와의 부담 경감방안을 찾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

◇ "강한 경제, 강한 재정 실현" =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경제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토야마 정부는 경제정책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 총리는 "신성장 전략과 재정운영 전략을 이달중 마련해 강한 경제, 강한 재정, 강한 사회보장의 일체화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는 올 연말께 970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2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최악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국채를 찍어 예산을 조달했지만 더 이상 국채발행을 늘릴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따라서 국가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재원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는 소비세 인상으로 급한 불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행 5%인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10%선으로 끌어올리면 10조엔 정도의 세수를 늘릴수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서민의 부담과 유권자의 반발을 우려해 향후 4년간 소비세를 올리지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새 정부는 이를 따르기 어럽다.

경제가 쪼그라드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대책도 시급하다. 수요를 자극해 소비를 늘려야 생산과 투자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 복지정책 승계 전망 = 작년 8.30 총선 압승에 큰 역할을 한 자녀수당 등 복지정책은 미조정하는 선에서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등 야권은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퍼주기'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이달부터 지급되고있는 만큼 철회는 불가능하다.

하토야마 정권은 자녀수당을 올해는 중학생이하 자녀 1인당 반액인 월 1만3천엔을 지급하고 내년엔 전액(월 2만6천엔)을 지급한다고 공약했지만 재원 염출이 어려워 내년 전액 지급 여부가 관심이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공립고등학교 학비 무상화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고속도로 무상화는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정치자금 문제 매듭짓겠다" =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 이를 어떻게 정책화 할지도 관심이다.

간 총리는 "'정치와 돈' 문제에 매듭을 짓겠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정권을 무너뜨린 직접적 동인은 후텐마 문제와 함께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였다. 민주당은 과거 자민당의 금권정치를 공격해 정권을 잡았지만 이번엔 역으로 발목을 잡혔다.

정치자금 관리단체가 거액의 자금을 모으고 이를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허위 기재했지만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것을 비서에게 맡겼을 뿐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국민들은 여기에 분노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업.단체의 정치헌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당내 반발이 커 유야무야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는 더이상 이를 미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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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간 나오토號의 정책 방향과 과제
    • 입력 2010-06-04 13:53:49
    • 수정2010-06-04 14:32:10
    연합뉴스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재무상이 차기 일본 총리에 오르면서 새 정부의 각종 대내외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간 총리는 외교.안보 정책의 혼선과 정치자금 문제로 갑자기 물러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의 짐을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해결해야할 과제가 첩첩산중이다. 간 총리는 실패하거나 문제점이 불거진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에 대해 수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책기조에 있는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은 상속할 전망이다. 간 부총리는 준비된 총리다. 하토야마 정권하에서 국가의 큰 그림을 담당하는 국가전략상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상을 지냈다. 우선 미국과의 동맹 관계 강화와 소비세 인상 추진 등 외교.안보정책과 경제정책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자녀수당 등 각종 복지정책은 재원을 감안해 미조정하는 선에서 하토야마 정권의 정책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 참의원選.후텐마 등 과제 첩첩 =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실추된 대내외 신뢰를 회복하고 여름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다. 민주당 정권의 신뢰는 하토야마 정부가 지난 8개월간 후텐마 문제와 대미 외교 등에서 우왕좌왕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정권 출범초기 70%대였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퇴진하면서 지지율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 3일 발표된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1주전에 비해 9%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간 정권이 '정치와 돈', 외교, 경제 등 산적한 현안 처리 과정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지못할 경우 지지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간 총리의 정권운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참의원선거는 한 달 앞으로 임박했다. 하토야마.오자와 '투톱'이 전격 사임한 것은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간 총리는 짧은 시간내에 당과 내각의 전열을 정비해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 대미 동맹 강화 전망 = 새 정부는 무엇보다 미국 등 기존 우방과의 동맹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토야마 정권이 단명한 직접적 원인은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이었다. 따라서 새 정부는 하토야마가 내세웠던 '지위협정 개정을 통한 대등한 일미 외교'의 간판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와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지만 미국을 자극하지않기 위해 정권 초기의 하토야마 총리처럼 중국을 우대하는 정책은 지양할 전망이다. 간 총리는 "일미 동맹의 기축인 미국과의 기존 신뢰관계를 확실하게 강화하면서 중국과의 관계도 중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텐마 문제는 새 정부도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하토야마 총리가 미일 합의를 통해 후텐마를 같은 오키나와현내 나고(名護)시 미군 캠프슈워브 연안부로 이전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문제는 간 총리의 리더십으로 오키나와의 부담 경감방안을 찾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다. ◇ "강한 경제, 강한 재정 실현" = 재정정책을 중심으로 경제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하토야마 정부는 경제정책에서도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간 총리는 "신성장 전략과 재정운영 전략을 이달중 마련해 강한 경제, 강한 재정, 강한 사회보장의 일체화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의 국가부채 규모는 올 연말께 970조엔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200%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최악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국채를 찍어 예산을 조달했지만 더 이상 국채발행을 늘릴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따라서 국가 재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재원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는 소비세 인상으로 급한 불을 끌 것으로 보인다. 현행 5%인 소비세(한국의 부가가치세)를 10%선으로 끌어올리면 10조엔 정도의 세수를 늘릴수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서민의 부담과 유권자의 반발을 우려해 향후 4년간 소비세를 올리지않겠다고 공약했지만 새 정부는 이를 따르기 어럽다. 경제가 쪼그라드는 디플레이션 극복을 위한 대책도 시급하다. 수요를 자극해 소비를 늘려야 생산과 투자 고용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 복지정책 승계 전망 = 작년 8.30 총선 압승에 큰 역할을 한 자녀수당 등 복지정책은 미조정하는 선에서 승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등 야권은 유권자의 표를 의식한 '퍼주기'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이달부터 지급되고있는 만큼 철회는 불가능하다. 하토야마 정권은 자녀수당을 올해는 중학생이하 자녀 1인당 반액인 월 1만3천엔을 지급하고 내년엔 전액(월 2만6천엔)을 지급한다고 공약했지만 재원 염출이 어려워 내년 전액 지급 여부가 관심이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공립고등학교 학비 무상화는 그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논란을 빚고 있는 고속도로 무상화는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 "정치자금 문제 매듭짓겠다" = 정치자금의 투명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 이를 어떻게 정책화 할지도 관심이다. 간 총리는 "'정치와 돈' 문제에 매듭을 짓겠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정권을 무너뜨린 직접적 동인은 후텐마 문제와 함께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였다. 민주당은 과거 자민당의 금권정치를 공격해 정권을 잡았지만 이번엔 역으로 발목을 잡혔다. 정치자금 관리단체가 거액의 자금을 모으고 이를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허위 기재했지만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모든 것을 비서에게 맡겼을 뿐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국민들은 여기에 분노했다. 민주당은 당초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업.단체의 정치헌금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당내 반발이 커 유야무야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는 더이상 이를 미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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