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총리 입성 ‘막전막후’

입력 2010.06.04 (13:53) 수정 2010.06.0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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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反(반) 오자와 바람을 타고 일찌감치 대세를 장악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에서 하토야마 당시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에 이어 '넘버3'였던 간 총리는 하토야마.오자와 '투톱'이 후텐마 문제 등에 몰려 2일 오전 전격 사임하면서 바로 총리 후보로 부상했다.

대세의 흐름상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감지한 간 당시 부총리 겸 재무상은 2일 오후 바로 하토야마 전 총리를 찾아가 차기 총리를 결정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신고'하고 곧바로 지지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지지를 호소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데 이어 3일에는 반 오자와 그룹의 핵심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성 부대신 등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 등 반 오자와 그룹은 3일 오전 일제히 간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간 총리에게 오자와씨를 당직과 내각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고 간 총리가 이를 수용했다.

강력한 총리 후보였던 마에하라 국토교통상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의 지지선언으로 대세는 간 총리에게 기울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40명, 노다 재무 부대신은 30명의 계파 의원을 이끌고 있다. 자체그룹 의원이 50∼60명 정도인 간 총리는 하토야마 그룹(약 70명), 옛 사회당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 중의원 의장그룹(30명) 등의 지지도 예상돼 대충 200명의 중.참의원 의원을 확보한 모양새였다.

당 대표 투표권을 가진 민주당 전체 중.참의원 의원이 423명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당선권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일에 이어 3일 오전까지도 침묵을 지키던 오자와 그룹이 오후 늦게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50) 중의원 환경위원장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방송보도가 터져나오면서 분위기가 급전했다.

반 오자와 그룹이 간 총리 진영으로 몰리면서 당직과 내각 인사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오자와그룹이 다루토코 지지로 돌아섰다는 것이었다.

150명을 거느린 오자와그룹이 다루토코 중의원을 지원하면 간 총리의 당선 가도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오자와 그룹이 특정후보를 지지하지않고 '자유투표'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간 총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유투표를 할 경우 다루토코 중의원에게 몰표가 가지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자와그룹의 '관망'에 불안을 느낀 간 부총리는 2일에 이어 3일에도 하루종일 오자와 전 간사장과 연락을 취했으나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응하지 않았다.

이번 경선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은 그룹 의원들에게 간 총리를 지지하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다른 후보를 찍으라고 지시하지도 않은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 자신의 직접 개입 사실이 알려지면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 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간 총리가 291표, 다루토코 중의원이 129표를 얻었다. 오자와 간사장의 세력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다루토코 중의원에게 투표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간 총리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간 총리는 자신이 원했든 원치않았든 반 오자와 세력에 업혀 '넘버원'에 올랐다. 오자와 그룹이 여론 악화에 몰려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는 사이 간 총리가 반 오자와그룹의 '포위망'을 활용해 권좌를 차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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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 나오토 총리 입성 ‘막전막후’
    • 입력 2010-06-04 13:53:50
    • 수정2010-06-04 14:32:10
    연합뉴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反(반) 오자와 바람을 타고 일찌감치 대세를 장악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에서 하토야마 당시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에 이어 '넘버3'였던 간 총리는 하토야마.오자와 '투톱'이 후텐마 문제 등에 몰려 2일 오전 전격 사임하면서 바로 총리 후보로 부상했다. 대세의 흐름상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것을 감지한 간 당시 부총리 겸 재무상은 2일 오후 바로 하토야마 전 총리를 찾아가 차기 총리를 결정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신고'하고 곧바로 지지 의원들을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에게 지지를 호소해 긍정적인 답변을 들은데 이어 3일에는 반 오자와 그룹의 핵심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재무성 부대신 등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 등 반 오자와 그룹은 3일 오전 일제히 간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간 총리에게 오자와씨를 당직과 내각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고 간 총리가 이를 수용했다. 강력한 총리 후보였던 마에하라 국토교통상과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외상의 지지선언으로 대세는 간 총리에게 기울었다. 마에하라 국토교통상은 40명, 노다 재무 부대신은 30명의 계파 의원을 이끌고 있다. 자체그룹 의원이 50∼60명 정도인 간 총리는 하토야마 그룹(약 70명), 옛 사회당계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요코미치 다카히로(橫路孝弘) 중의원 의장그룹(30명) 등의 지지도 예상돼 대충 200명의 중.참의원 의원을 확보한 모양새였다. 당 대표 투표권을 가진 민주당 전체 중.참의원 의원이 423명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당선권을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일에 이어 3일 오전까지도 침묵을 지키던 오자와 그룹이 오후 늦게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다루토코 신지(樽床伸二.50) 중의원 환경위원장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방송보도가 터져나오면서 분위기가 급전했다. 반 오자와 그룹이 간 총리 진영으로 몰리면서 당직과 내각 인사에서 찬밥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낀 오자와그룹이 다루토코 지지로 돌아섰다는 것이었다. 150명을 거느린 오자와그룹이 다루토코 중의원을 지원하면 간 총리의 당선 가도가 불투명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오자와 그룹이 특정후보를 지지하지않고 '자유투표'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간 총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자유투표를 할 경우 다루토코 중의원에게 몰표가 가지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자와그룹의 '관망'에 불안을 느낀 간 부총리는 2일에 이어 3일에도 하루종일 오자와 전 간사장과 연락을 취했으나 오자와 전 간사장은 응하지 않았다. 이번 경선에서 오자와 전 간사장은 그룹 의원들에게 간 총리를 지지하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다른 후보를 찍으라고 지시하지도 않은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에 자신의 직접 개입 사실이 알려지면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 대표 선거 결과를 보면 간 총리가 291표, 다루토코 중의원이 129표를 얻었다. 오자와 간사장의 세력 150명 가운데 상당수가 다루토코 중의원에게 투표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는 간 총리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간 총리는 자신이 원했든 원치않았든 반 오자와 세력에 업혀 '넘버원'에 올랐다. 오자와 그룹이 여론 악화에 몰려 전열을 정비하지 못하는 사이 간 총리가 반 오자와그룹의 '포위망'을 활용해 권좌를 차지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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