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한해 경조사비 10조 넘어

입력 2010.06.04 (23:35) 수정 2010.06.0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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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 주말을 맞아 결혼식에 참석할 분들 많으실 텐데요.

혹시 여기저기 내야할 경조사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신 적은 없으신가요?

사회팀 윤지연 기자와 함께 우리 사회의 경조사비 문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경조사비가 10조원을 넘었다구요?

<답변>

네, 특히 지난 5년 동안 소득이 거의 늘지 않았는데도 축의금이나 조의금은 물가 상승률보다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2인 이상 가구가 한 달에 지출하는 경조사비도 지난 2004년 3만 5천 원에서 지난핸 5만 원으로 40%나 급증했습니다.

먼저 한 결혼식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호텔 입구부터 화환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이 날 결혼식엔 6백여 명의 하객이 초청됐는데요.

결혼식이 성대할수록 하객들의 축의금 봉투가 두꺼워지게 마련입니다.

<녹취> 결혼식 하객: "요즘은 다 좋은 데서 하는 추세니까 (축의금을) 조금 할 수는 없죠. 오늘은 10만 원 했어요."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조의금부터 준비합니다.

<녹취> 조문객: "예전에는 5만 원도 내고 했는데 시간도 지났고, 조문은 주로 친한 사람들만 가다 보니까…"

문제는 고액의 경조사비가 뇌물성으로 건네지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서울의 한 병원장 장인의 빈소인데요.

한 제약회사 직원이 30만 원을 세서 봉투에 넣습니다.

조문을 온 제약회사 영업사원마다 두툼한 부의금 봉투를 건넵니다.

<녹취>제약회사 영업사원: "너무 소액이면 성의 표시가 안 되니까… 개인적인 마음을 담아 한다는 의미로 사비를 보태는 경우도 있고."

업무상 관련이 있는 공무원의 경조사에 기업들이 큰돈을 내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적지 않은 액수가 오가지만 현금으로 받기 때문에 받는 사람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전화녹취>고위 공무원: "경조사 때는 백만 원, 이백만 원을 받는 다고 해도 어떤 큰 죄의식을 안 느끼고 받을 수가 있는 거지."

<질문> 2백만원을 경조사비로 받아도 켕기지 않는다 정부가 경조사비로 정해 논 액수가 있잖아요 얼마죠?

<답변>

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직자의 경조사비에 상한선을 둬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안을 보면 고위 공직자는 10만 원, 하위직은 5만 원으로 상한 금액을 정하고 있습니다.

호텔 예식장 이용을 금지하고, 장례식장의 화환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질문> 경조사비는 남들이 얼마나 내는지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얼마나들 낸답니까?

<답변>

네, KBS가 스무 살 이상 직장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경조사비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경조사에 참석할 때 한 회 평균 경조사비를 얼마나 내는지 물었습니다.

3만 원 미만이라는 직장인은 아주 적었고요.

3만 원에서 5만 원, 아니면 5만 원에서 10만 원을 낸다는 직장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0만 원 이상을 낸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경조사비가 부담된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열명 가운데 아홉명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경조사비 부담 때문에 경조사나 모임에 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왜 경조사비는 2만원 3만원 5만원 10만원 이런 식으로 내는지 모르겠어요?

<답변>

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조사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금액을 줄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경조사비가 내지 않으면 안되는 '준 조세'인 셈인데요.

하지만 소득이 늘지않는 상황에서 경조사비를 줄이지 못하면 외식비 등 다른 지출을 억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되면 가계 소비가 줄게 돼 내수 위축의 한 요인이 될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상부상조라는 전통도 지키고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경조사비 문화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봐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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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한해 경조사비 10조 넘어
    • 입력 2010-06-04 23:35:31
    • 수정2010-06-05 08: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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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내일 주말을 맞아 결혼식에 참석할 분들 많으실 텐데요. 혹시 여기저기 내야할 경조사비 때문에 부담을 느끼신 적은 없으신가요? 사회팀 윤지연 기자와 함께 우리 사회의 경조사비 문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질문> 경조사비가 10조원을 넘었다구요? <답변> 네, 특히 지난 5년 동안 소득이 거의 늘지 않았는데도 축의금이나 조의금은 물가 상승률보다 두배 이상 올랐습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2인 이상 가구가 한 달에 지출하는 경조사비도 지난 2004년 3만 5천 원에서 지난핸 5만 원으로 40%나 급증했습니다. 먼저 한 결혼식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호텔 입구부터 화환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이 날 결혼식엔 6백여 명의 하객이 초청됐는데요. 결혼식이 성대할수록 하객들의 축의금 봉투가 두꺼워지게 마련입니다. <녹취> 결혼식 하객: "요즘은 다 좋은 데서 하는 추세니까 (축의금을) 조금 할 수는 없죠. 오늘은 10만 원 했어요." 장례식장을 찾은 조문객들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조의금부터 준비합니다. <녹취> 조문객: "예전에는 5만 원도 내고 했는데 시간도 지났고, 조문은 주로 친한 사람들만 가다 보니까…" 문제는 고액의 경조사비가 뇌물성으로 건네지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서울의 한 병원장 장인의 빈소인데요. 한 제약회사 직원이 30만 원을 세서 봉투에 넣습니다. 조문을 온 제약회사 영업사원마다 두툼한 부의금 봉투를 건넵니다. <녹취>제약회사 영업사원: "너무 소액이면 성의 표시가 안 되니까… 개인적인 마음을 담아 한다는 의미로 사비를 보태는 경우도 있고." 업무상 관련이 있는 공무원의 경조사에 기업들이 큰돈을 내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입니다. 적지 않은 액수가 오가지만 현금으로 받기 때문에 받는 사람도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전화녹취>고위 공무원: "경조사 때는 백만 원, 이백만 원을 받는 다고 해도 어떤 큰 죄의식을 안 느끼고 받을 수가 있는 거지." <질문> 2백만원을 경조사비로 받아도 켕기지 않는다 정부가 경조사비로 정해 논 액수가 있잖아요 얼마죠? <답변> 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공직자의 경조사비에 상한선을 둬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안을 보면 고위 공직자는 10만 원, 하위직은 5만 원으로 상한 금액을 정하고 있습니다. 호텔 예식장 이용을 금지하고, 장례식장의 화환 수를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질문> 경조사비는 남들이 얼마나 내는지 눈치를 보게 되잖아요 얼마나들 낸답니까? <답변> 네, KBS가 스무 살 이상 직장인 5천여 명을 대상으로 경조사비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해봤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경조사에 참석할 때 한 회 평균 경조사비를 얼마나 내는지 물었습니다. 3만 원 미만이라는 직장인은 아주 적었고요. 3만 원에서 5만 원, 아니면 5만 원에서 10만 원을 낸다는 직장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10만 원 이상을 낸다는 응답도 있었습니다. '경조사비가 부담된다'고 느끼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열명 가운데 아홉명이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경조사비 부담 때문에 경조사나 모임에 가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질문> 저도 그런 적 있어요 왜 경조사비는 2만원 3만원 5만원 10만원 이런 식으로 내는지 모르겠어요? <답변> 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조사비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금액을 줄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경조사비가 내지 않으면 안되는 '준 조세'인 셈인데요. 하지만 소득이 늘지않는 상황에서 경조사비를 줄이지 못하면 외식비 등 다른 지출을 억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되면 가계 소비가 줄게 돼 내수 위축의 한 요인이 될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상부상조라는 전통도 지키고 부담도 줄일 수 있는 경조사비 문화에 대해 함께 고민해 봐야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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