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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삼형제’ 난해한 숙제 남기고 종영
입력 2010.06.10 (07:26) 연합뉴스
지난 8개월간 숱한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시청률 40%를 넘나든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가 드디어 13일 막을 내린다.

'막장 드라마'의 정수로 꼽힌 SBS '조강지처클럽' 이후 문영남 작가가 두 번째로 선보인 '수상한 삼형제' 역시 방송 내내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의 정중앙에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는 높은 시청률로 이 드라마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욕하면서 본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했고 경쟁작인 MBC TV 주말극 '민들레 가족'은 시청률이 5~6%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드라마는 극악스럽고 일그러진 인간상을 그렸지만 다음 회가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력을 발휘했고 출연 배우들은 이미지 전복으로 인한 '쇼크'까지 일으키며 몸을 던져 열연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제작사에 흑자를 안겨준 효자였다.

하지만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비난과 자성의 목소리는 KBS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시청률이 성공과 실패를 넘어 선악의 잣대가 되는 방송계에서도 이 드라마의 파격적인 스토리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지상파 TV 주말극의 패러다임에 대한 묵직한 고민을 안기고 떠나는 '수상한 삼형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재 최고 인기 드라마 작가 두 명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인간, 가족의 품위 손상" = 첫회 시청률 24.3%(이하 TNmS), 지난 6일까지 최고 시청률 43.8%, 지난 2월 넷째 주 이후 16주 연속 전체 TV 프로그램 시청률 1위 고수.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의 흑자.

'수상한 삼형제'의 무시할 수 없는 미덕(?)이다.

그러나 작가 A는 "돈을 벌려는 제작자와 방송국, 작가로 이뤄진 욕망의 트라이앵글이 빚어낸 참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수상한 삼형제'는 인간의 품위, 가족의 품위, 부모의 품위를 잃어버린 드라마"라며 "현실을 반영한다는 미명 하에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현실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면 된다"고 일갈했다.

"실제로는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이 지긋지긋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정화하고 잘 살아보자고 독려하는 것이 드라마입니다. 과연 '수상한 삼형제'가 보여준 갈등, 감정의 바닥들이 시청자에게 행복을 안겨줬을까요. 시청률은 높았지만 그게 과연 그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하기 때문에 본 것이었을까요."

그는 "우리 사회에서 착한 사람이 꼭 복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나쁜 짓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TV 드라마는 전 국민이 보는데, 그런 드라마를 쓰는 작가는 올바르고 건전한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방송이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문화를 우리 자식들이 먹고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흑자는 미덕..그러나 작가 역량이 아까워" = 또 다른 작가 B는 "어찌 됐든 요즘처럼 드라마 제작환경이 어려운 속에서 제작사에 돈을 벌게 해줬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드라마 산업이 어떻게든 굴러가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 속에서 흑자를 냈다는 것은 드라마의 내용과 연관지어 '막장'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문영남 작가의 존재 가치를 여실히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문 작가의 재주와 능력이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나 자신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용납이 안 되고 보기 힘든 지점이 분명히 있었지만 스타 하나 없는 캐스팅으로도 계속 보게 하는 능력은 탁월합니다. 저 역시 한 달 반, 두 달 정도를 꾸준히 시청하면서 '도대체 매력이 뭘까'를 고민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역시도 문 작가의 역량과 드라마계에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잇단 '막장 드라마'의 생산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조강지처클럽' 전까지만 해도 '바람은 불어도' '정 때문에' 등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을 써내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작가 A는 "문 작가는 훌륭한 작가였다"면서 "그러나 시청률이 어떻게 하면 나오는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시청률에 영합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작가 B는 "'욕하면서 본다'고 하지만 욕하면서 볼 때는 드라마에서 나쁜 기운을 받게 된다. 같은 작가로서 가능하면 드라마가 좋은 기운을 뿜어내기를 바란다"면서 "문 작가 정도의 위치와 재능이라면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작품을 계속 쓸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연속극의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 던져" = '수상한 삼형제'의 문보현 CP는 "이런 드라마도 있고 저런 드라마도 있는데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비판이 가혹했던 측면이 있다"며 "'막장'이라는 말이 마구 전파된 것 같아 관계자로서 무척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점점 영화처럼 진화되는 속에서 연속극은 정체 속 기로에 놓여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속극을 만들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잔잔한 드라마는 아예 외면을 받으니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연속극이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경험이 많은 작가일수록 이 시점에서 어떤 패러다임의 이야기를 써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작가 B도 현재 드라마의 트렌드가 '마니아 드라마'와 '막장 드라마'로 양극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요즘에는 실패하거나 성공한 드라마 두 경우뿐이다. 중간이 없다. 또 실패를 하면 존재 의미조차 없이 잊히고는 한다"며 "나 역시 도대체 뭘 써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막장드라마'를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드라마 시청의 극단적 양극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 ‘수상한 삼형제’ 난해한 숙제 남기고 종영
    • 입력 2010-06-10 07:26:00
    연합뉴스
지난 8개월간 숱한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시청률 40%를 넘나든 KBS 2TV 주말극 '수상한 삼형제'가 드디어 13일 막을 내린다.

'막장 드라마'의 정수로 꼽힌 SBS '조강지처클럽' 이후 문영남 작가가 두 번째로 선보인 '수상한 삼형제' 역시 방송 내내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의 정중앙에 있었다.

그러나 시청자는 높은 시청률로 이 드라마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욕하면서 본다'는 말은 여전히 유효했고 경쟁작인 MBC TV 주말극 '민들레 가족'은 시청률이 5~6%에 머무는 수모를 당했다.

드라마는 극악스럽고 일그러진 인간상을 그렸지만 다음 회가 참을 수 없이 궁금한 마력을 발휘했고 출연 배우들은 이미지 전복으로 인한 '쇼크'까지 일으키며 몸을 던져 열연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제작사에 흑자를 안겨준 효자였다.

하지만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비난과 자성의 목소리는 KBS 내부에서부터 흘러나왔다. 시청률이 성공과 실패를 넘어 선악의 잣대가 되는 방송계에서도 이 드라마의 파격적인 스토리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지상파 TV 주말극의 패러다임에 대한 묵직한 고민을 안기고 떠나는 '수상한 삼형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현재 최고 인기 드라마 작가 두 명 등으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인간, 가족의 품위 손상" = 첫회 시청률 24.3%(이하 TNmS), 지난 6일까지 최고 시청률 43.8%, 지난 2월 넷째 주 이후 16주 연속 전체 TV 프로그램 시청률 1위 고수. 그리고 제작사와 방송사의 흑자.

'수상한 삼형제'의 무시할 수 없는 미덕(?)이다.

그러나 작가 A는 "돈을 벌려는 제작자와 방송국, 작가로 이뤄진 욕망의 트라이앵글이 빚어낸 참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수상한 삼형제'는 인간의 품위, 가족의 품위, 부모의 품위를 잃어버린 드라마"라며 "현실을 반영한다는 미명 하에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현실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면 된다"고 일갈했다.

"실제로는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이 지긋지긋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감정들을 정화하고 잘 살아보자고 독려하는 것이 드라마입니다. 과연 '수상한 삼형제'가 보여준 갈등, 감정의 바닥들이 시청자에게 행복을 안겨줬을까요. 시청률은 높았지만 그게 과연 그 드라마를 보면서 행복하기 때문에 본 것이었을까요."

그는 "우리 사회에서 착한 사람이 꼭 복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나쁜 짓을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TV 드라마는 전 국민이 보는데, 그런 드라마를 쓰는 작가는 올바르고 건전한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방송이 만들어내고 전파하는 문화를 우리 자식들이 먹고산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렇게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흑자는 미덕..그러나 작가 역량이 아까워" = 또 다른 작가 B는 "어찌 됐든 요즘처럼 드라마 제작환경이 어려운 속에서 제작사에 돈을 벌게 해줬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라며 "드라마 산업이 어떻게든 굴러가게 하려는 눈물겨운 노력 속에서 흑자를 냈다는 것은 드라마의 내용과 연관지어 '막장'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문영남 작가의 존재 가치를 여실히 증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문 작가의 재주와 능력이 한편으로는 부럽습니다. 나 자신도 이 드라마를 보면서 용납이 안 되고 보기 힘든 지점이 분명히 있었지만 스타 하나 없는 캐스팅으로도 계속 보게 하는 능력은 탁월합니다. 저 역시 한 달 반, 두 달 정도를 꾸준히 시청하면서 '도대체 매력이 뭘까'를 고민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역시도 문 작가의 역량과 드라마계에서의 위치를 고려할 때 잇단 '막장 드라마'의 생산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 작가는 '조강지처클럽' 전까지만 해도 '바람은 불어도' '정 때문에' 등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을 써내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

작가 A는 "문 작가는 훌륭한 작가였다"면서 "그러나 시청률이 어떻게 하면 나오는지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시청률에 영합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작가 B는 "'욕하면서 본다'고 하지만 욕하면서 볼 때는 드라마에서 나쁜 기운을 받게 된다. 같은 작가로서 가능하면 드라마가 좋은 기운을 뿜어내기를 바란다"면서 "문 작가 정도의 위치와 재능이라면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작품을 계속 쓸 수 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연속극의 패러다임에 대한 고민 던져" = '수상한 삼형제'의 문보현 CP는 "이런 드라마도 있고 저런 드라마도 있는데 '수상한 삼형제'에 대한 비판이 가혹했던 측면이 있다"며 "'막장'이라는 말이 마구 전파된 것 같아 관계자로서 무척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미니시리즈 드라마는 점점 영화처럼 진화되는 속에서 연속극은 정체 속 기로에 놓여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속극을 만들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잔잔한 드라마는 아예 외면을 받으니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연속극이 점점 자극적으로 변하게 된다"며 "경험이 많은 작가일수록 이 시점에서 어떤 패러다임의 이야기를 써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했다.

작가 B도 현재 드라마의 트렌드가 '마니아 드라마'와 '막장 드라마'로 양극화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요즘에는 실패하거나 성공한 드라마 두 경우뿐이다. 중간이 없다. 또 실패를 하면 존재 의미조차 없이 잊히고는 한다"며 "나 역시 도대체 뭘 써야 하나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다고 '막장드라마'를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며 "지금은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드라마 시청의 극단적 양극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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