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인들, 죽어서도 인터넷 못 벗어나

입력 2010.06.1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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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정부, 인터넷 가상묘지 사이트 개설

홍콩에서는 죽어서도 인터넷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묘지 공간 부족 문제로 고심해 온 홍콩 정부가 10일 인터넷에 가상 묘지 사이트(memorial.gov.hk)를 개장했다.

홍콩인들은 이제 전통적인 방식대로 1년에 한 차례 이상 묘지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가상 묘지 사이트에 들어가 무료로 페이지를 만들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대 10만명의 사용자가 고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그에 대한 설명이나 애도의 글을 쓸 수 있다.

고인에게 바치는 제물은 이모티콘(사이버 공간에서 감정이나 의사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특유한 그림문자)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모티콘은 과일, 꽃, 초부터 돼지고기, 닭고기, 지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신문의 경마 페이지나 고인이 즐겼던 음식 등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특별한 이미지를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향의 연기나 냄새까지 다운로드하는 방법은 아직 고안해 내지 못했다.

사이트 첫 페이지에는 "사랑했던 이들에게 추억과 함께 메시지를 남기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언제 어디서든 사랑했던 이들에게 쉽게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온라인 묘지에는 홍콩 시민만 등록할 수 있으며, 사망한 뒤 홍콩 내의 묘지에 묻히거나 화장됐다는 확인이 필요하다.

시 장례협회 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젊은이들은 이 아이디어를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기성 세대들은 아직도 직접 묘지를 방문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영구적인 묘지 부지가 부족하고 매우 비싼 홍콩에서는 죽은 자들을 위한 공간이 큰 사회적 이슈다.

홍콩인들은 전통적으로 화장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운영하는 공동묘지에 10년간 부지를 임대해 가족을 묻고 10년이 지나면 시신을 화장하거나 더 작은 부지에 다시 매장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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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인들, 죽어서도 인터넷 못 벗어나
    • 입력 2010-06-10 17:34:18
    연합뉴스
홍콩정부, 인터넷 가상묘지 사이트 개설 홍콩에서는 죽어서도 인터넷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 묘지 공간 부족 문제로 고심해 온 홍콩 정부가 10일 인터넷에 가상 묘지 사이트(memorial.gov.hk)를 개장했다. 홍콩인들은 이제 전통적인 방식대로 1년에 한 차례 이상 묘지를 직접 방문할 필요 없이 가상 묘지 사이트에 들어가 무료로 페이지를 만들면 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최대 10만명의 사용자가 고인의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그에 대한 설명이나 애도의 글을 쓸 수 있다. 고인에게 바치는 제물은 이모티콘(사이버 공간에서 감정이나 의사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특유한 그림문자)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이모티콘은 과일, 꽃, 초부터 돼지고기, 닭고기, 지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신문의 경마 페이지나 고인이 즐겼던 음식 등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특별한 이미지를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향의 연기나 냄새까지 다운로드하는 방법은 아직 고안해 내지 못했다. 사이트 첫 페이지에는 "사랑했던 이들에게 추억과 함께 메시지를 남기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언제 어디서든 사랑했던 이들에게 쉽게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었다는 설명이 담겨 있다. 온라인 묘지에는 홍콩 시민만 등록할 수 있으며, 사망한 뒤 홍콩 내의 묘지에 묻히거나 화장됐다는 확인이 필요하다. 시 장례협회 회장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젊은이들은 이 아이디어를 좋아할 것 같다. 하지만 기성 세대들은 아직도 직접 묘지를 방문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영구적인 묘지 부지가 부족하고 매우 비싼 홍콩에서는 죽은 자들을 위한 공간이 큰 사회적 이슈다. 홍콩인들은 전통적으로 화장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운영하는 공동묘지에 10년간 부지를 임대해 가족을 묻고 10년이 지나면 시신을 화장하거나 더 작은 부지에 다시 매장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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