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북한] 동영상 포함 전자 백과사전

입력 2010.06.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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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회는 그 독특한 폐쇄성 때문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잘 알기가 힘든데요, 북한 사회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북한의 대백과사전이 전자판으로 제작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북한의 전자 백과사전에는 김일성 부자를 비롯한 김씨 일가에 관한 내용이 특별항목으로 제작돼 관리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영상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사이드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북한 당국이 제작한 전자 조선 대백과사전의 첫 화면입니다.

비교적 깔끔한 글씨체로 이뤄진 이 전자사전은 기존에 편찬된 30권 분량의 종이 백과사전을 2005년 북한 삼일포 정보 센터가 전산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한 대북 매체가 최근 이 백과사전을 입수해 국내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자유북한 방송 대표):"기존에 종이로 활자로 했던 것을 이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동영상도 삽입해 놓고요. 백과사전에는 없던 그림도 이제 작업을 해서 꽤 많은 분량을 삽입해 놓고요."

이 전자 백과사전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특별 항목인데요.

여기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관련 동영상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육성인데요.

먼저 김일성 주석의 참모회의 당시 모습입니다.

<녹취>"시멘트를 우리가 정상화해야 돼. 시멘트를... 시멘트가 1,200만톤이란 말이야. 전기를 앞서야 돼. 전기하고 건설만 풀면 우리나라에서는 잘 살 수 있다고, 우리가."

김일성 주석 사망 직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김 주석이 참모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94년 당시 북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김일성 주석은 북한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내용도 걸걸한 목소리로 회상했습니다.

<녹취> 김일성 (주석):"내가 이번에 카터와 회담할 때 지금 유엔에서 제재하겠다고 하는데 하려면 해라. 제재 받고도 이만큼 살아가는데 제재 하려면 더 하라. 우리 못 살 거 뭐이가? 그랬더니 제재를 취소하겠다. 그래, 취소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난 마찬가지다."

영상에서 김일성 주석은 미국을 상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과거 김일성의 육성을 비공개로만 일관했던 북한이 어떤 의도로 이 육성을 공개했는지 그 의도를 짐작케 합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김일성의 카리스마를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의도인 것 같아요. 미국을 상대로 하는 이런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데 정말 아, 그 모습만 보면 김일성이 정말 배짱 있게 북한 사회를, 우리의 과거를 이끌었구나. 이걸 북한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별 항목 두 번째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여기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일한 대중연설로 알려진 조선인민군 창설 60돌 기념식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91년 12월, 당 중앙위에서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고, 그 다음해인 1992년 4월 인민군 창건 60돌을 맞아 원수로 전격 추대되면서 군을 장악하게 됩니다.


<녹취> 김정일 (육성):"조선 인민군 최고 사령관 김정일 동지! 부대들은 영웅적 조선인민군 창군 60돌을 축하할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영웅적 조선 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 "

세 번째 항목에는 항일 여성 영웅으로 추앙받는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에 대한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1949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은 김정숙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등장한 1973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군대의 어머니’라는 이미지로까지 추앙됐고, 이후 김일성, 김정일과 더불어 북한의 ‘3대 백두 장군’ 반열에 올라 불멸의 영웅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예술 영화 ‘사령부를 멀리 떠나서’:"군수관 동무는 못 내려가게 하지만 전 내일이라도 마을에 내려가서 군복 천을 꼭 구해 와야겠습니다."

<녹취> "아니, 마을에요?"

<녹취> "사령관 동지께서는 군복을 600벌 이상 하라했는데 예순 벌도 안 해 놓고 이러고 있겠어요?"

전자 백과사전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100여 편에 이르는 동영상 자료에는 음식을 설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요, 만드는 방법을 아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밥 김을 펴서 기름을 골고루 발라줍니다. 기름 바른 김을 번철(프라이팬)에 굽습니다. 김발에 김을 펴고 밥을 놓은 다음 색 맞춰 나란히 간격 있게 여러 가지 꾸미를 넣습니다. 옆으로 밀리지 않게 꼭꼭 눌러주면서 쌉니다."

또 300여 개의 음악 파일에는 사상을 고취시키는 혁명 가요들이 다수 수록돼 있습니다.

<녹취>‘조선의 별’:"조선의 밤하늘에 샛별이 솟아, 삼천리강산을 밝게도 비치네. 짓밟힌 조선에 동은 트리라."

또한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건설 사업으로 들어선 15∼39층짜리 고층 아파트와 북한정권의 핵심인 조선로동당 당사, 그리고 김정일의 26호 관저, 고려호텔, 평양역전 백화점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창광거리에 대한 소개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창광거리 창광거리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밑에 현대적인 거리로 건설됐으며 그이께서 직접 이름까지 지어주신 뜻 깊은 곳입니다."

북한의 주요인물과 정치, 사상, 그리고 여러 분야의 문화까지 다양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이 전자백과사전은 그러나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북한의 체제를 알리려는 대외 홍보용으로 보는 게 더 일반적인 견해인데요.

실제로 북한의 열악한 컴퓨터 보급률을 감안한다면 지배계층이나 일부 컴퓨터 관련 전문가들만 공유할 수 있을 뿐 일반인들에게는 유통이 자유롭게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영상 보시면서 남북의 창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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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북한] 동영상 포함 전자 백과사전
    • 입력 2010-06-12 10:40:47
    남북의 창
북한 사회는 그 독특한 폐쇄성 때문에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잘 알기가 힘든데요, 북한 사회의 여러 단면을 보여주는 북한의 대백과사전이 전자판으로 제작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북한의 전자 백과사전에는 김일성 부자를 비롯한 김씨 일가에 관한 내용이 특별항목으로 제작돼 관리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동영상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사이드 북한에서 자세히 살펴봅니다. 북한 당국이 제작한 전자 조선 대백과사전의 첫 화면입니다. 비교적 깔끔한 글씨체로 이뤄진 이 전자사전은 기존에 편찬된 30권 분량의 종이 백과사전을 2005년 북한 삼일포 정보 센터가 전산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한 대북 매체가 최근 이 백과사전을 입수해 국내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녹취> 김성민 (자유북한 방송 대표):"기존에 종이로 활자로 했던 것을 이제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동영상도 삽입해 놓고요. 백과사전에는 없던 그림도 이제 작업을 해서 꽤 많은 분량을 삽입해 놓고요." 이 전자 백과사전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바로 특별 항목인데요. 여기에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와 김정일의 모친인 김정숙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관련 동영상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육성인데요. 먼저 김일성 주석의 참모회의 당시 모습입니다. <녹취>"시멘트를 우리가 정상화해야 돼. 시멘트를... 시멘트가 1,200만톤이란 말이야. 전기를 앞서야 돼. 전기하고 건설만 풀면 우리나라에서는 잘 살 수 있다고, 우리가." 김일성 주석 사망 직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이 영상은 김 주석이 참모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북핵 위기가 한창이던 94년 당시 북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요. 김일성 주석은 북한을 방문한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 내용도 걸걸한 목소리로 회상했습니다. <녹취> 김일성 (주석):"내가 이번에 카터와 회담할 때 지금 유엔에서 제재하겠다고 하는데 하려면 해라. 제재 받고도 이만큼 살아가는데 제재 하려면 더 하라. 우리 못 살 거 뭐이가? 그랬더니 제재를 취소하겠다. 그래, 취소해도 좋고 안 해도 좋고. 난 마찬가지다." 영상에서 김일성 주석은 미국을 상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는데요. 과거 김일성의 육성을 비공개로만 일관했던 북한이 어떤 의도로 이 육성을 공개했는지 그 의도를 짐작케 합니다. <녹취> 김성민 (대표):"김일성의 카리스마를 확실하게 보여주려는 의도인 것 같아요. 미국을 상대로 하는 이런 내용들이 담겨져 있는데 정말 아, 그 모습만 보면 김일성이 정말 배짱 있게 북한 사회를, 우리의 과거를 이끌었구나. 이걸 북한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이런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특별 항목 두 번째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여기서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일한 대중연설로 알려진 조선인민군 창설 60돌 기념식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91년 12월, 당 중앙위에서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됐고, 그 다음해인 1992년 4월 인민군 창건 60돌을 맞아 원수로 전격 추대되면서 군을 장악하게 됩니다. <녹취> 김정일 (육성):"조선 인민군 최고 사령관 김정일 동지! 부대들은 영웅적 조선인민군 창군 60돌을 축하할 열병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영웅적 조선 인민군 장병들에게 영광 있으라! " 세 번째 항목에는 항일 여성 영웅으로 추앙받는 김정일의 모친, 김정숙에 대한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1949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병으로 죽은 김정숙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등장한 1973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각되면서 ‘군대의 어머니’라는 이미지로까지 추앙됐고, 이후 김일성, 김정일과 더불어 북한의 ‘3대 백두 장군’ 반열에 올라 불멸의 영웅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예술 영화 ‘사령부를 멀리 떠나서’:"군수관 동무는 못 내려가게 하지만 전 내일이라도 마을에 내려가서 군복 천을 꼭 구해 와야겠습니다." <녹취> "아니, 마을에요?" <녹취> "사령관 동지께서는 군복을 600벌 이상 하라했는데 예순 벌도 안 해 놓고 이러고 있겠어요?" 전자 백과사전에는 이밖에도 다양한 시청각 자료가 풍부하게 포함돼 있습니다. 모두 100여 편에 이르는 동영상 자료에는 음식을 설명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요, 만드는 방법을 아주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녹취> "김밥 김을 펴서 기름을 골고루 발라줍니다. 기름 바른 김을 번철(프라이팬)에 굽습니다. 김발에 김을 펴고 밥을 놓은 다음 색 맞춰 나란히 간격 있게 여러 가지 꾸미를 넣습니다. 옆으로 밀리지 않게 꼭꼭 눌러주면서 쌉니다." 또 300여 개의 음악 파일에는 사상을 고취시키는 혁명 가요들이 다수 수록돼 있습니다. <녹취>‘조선의 별’:"조선의 밤하늘에 샛별이 솟아, 삼천리강산을 밝게도 비치네. 짓밟힌 조선에 동은 트리라." 또한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건설 사업으로 들어선 15∼39층짜리 고층 아파트와 북한정권의 핵심인 조선로동당 당사, 그리고 김정일의 26호 관저, 고려호텔, 평양역전 백화점 등이 자리 잡고 있는 창광거리에 대한 소개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녹취> "창광거리 창광거리는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직접적인 발기와 세심한 지도 밑에 현대적인 거리로 건설됐으며 그이께서 직접 이름까지 지어주신 뜻 깊은 곳입니다." 북한의 주요인물과 정치, 사상, 그리고 여러 분야의 문화까지 다양하게 꿰뚫어 볼 수 있는 이 전자백과사전은 그러나 북한 주민들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그 보다는 북한의 체제를 알리려는 대외 홍보용으로 보는 게 더 일반적인 견해인데요. 실제로 북한의 열악한 컴퓨터 보급률을 감안한다면 지배계층이나 일부 컴퓨터 관련 전문가들만 공유할 수 있을 뿐 일반인들에게는 유통이 자유롭게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끝으로 영상 보시면서 남북의 창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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