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열 명 중 한 명 ‘학대 경험’

<앵커 멘트>

내일은 세계 노인 학대 인식의 날인데요.

우리나라에서 노인에 대한 학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열 명 중 한 명은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나라 노인 열 명 중 한 명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노인 6천7백여 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3.8%가 학대를 경험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화를 내거나 욕을 하고 또 말을 걸어도 무시하는 등의 정서적 학대가 67%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생활이 어려운데도 주변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 방임이 22%, 경제적 학대와 신체적 학대가 각각 4.3%와 3.6%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농어촌에 거주하거나 배우자가 없는 노인, 또 교육과 소득수준이 낮고 건강상태가 나쁜 노인일수록 학대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대를 가한 사람은 자녀와 자녀의 배우자가 71.9%로 가장 많았고 배우자로부터 학대를 받는 경우도 23.4%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학대를 경험한 노인의 65.7%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고 도움을 요청한 노인은 2.5%에 불과해 학대를 개인문제로 한정 짓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노인 상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학대 노인 전용쉼터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키로 했습니다.

KBS뉴스 국현호입니다.